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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따, 뉘집 자식인지 몰러도 잘허네!"

문화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주민들을 위한 화순의 찾아가는 문화활동

등록|2008.06.18 11:10 수정|2008.06.18 14:10

▲ 궁중무 ⓒ 박미경


“워따, 뉘집 자식인지 몰러도 잘 허네!”
“오메, 뉘집 새낀지 이~~삐다”

전남도립국악단이 도시지역에 비해 문화적으로 소외된 농촌지역 주민들을 위해 춘양초등학교 강당에서 공연을 펼쳤다.

찾아가는 문화활동의 일환으로 화순문화원(원장 이수철) 주최로 열린 ‘군민을 위한 전통문화예술공연’에는 춘양면 주민들 뿐 아니라 춘양 인근 도곡과 능주, 화순읍 주민들도 참석해 공연을 관람했다.

▲ 관람객들의 환한 웃음. ⓒ 박미경


이날 공연은 전남도립국악단의 궁중무와 남도민요, 장고춤, 놀보전 중의 ‘화초장막’, 화순문화원예술단의 밸리댄스, 화순남면 출신의 가수 김종뇌의  히트곡 ‘변하지 말아요’를 포함한 트로트메들리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주민들은 단원들이 가야금과 거문고, 아쟁, 피리 등 우리나라 전통관현악기의 선율에 맞춰 나라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거나 국빈이 방문했을 때 궁궐에서 추던 궁중무 ‘여명의 빛’을 추자 그 화려함에 흠뻑 취했다.

▲ 남도민요 공연. ⓒ 박미경


남원산성과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등 귀에 익숙한 민요가락이 흘러나오고 춤꾼의 허리에 매달린 장고를 통해 흥겨운 가락과 간드러진 춤사위가 펼쳐질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워 했다.

놀부가 동생 흥부의 화초장의 빼앗는 장면인 단막극 ‘화초장막’이 공연되자 주민들은 걸쭉한 전라도사투리를 쓰는 흥부와 놀부의 말투에 연신 웃음을 터트렸고 흥부의 처가 차려내온 상을 바닥에 엎으며 흥부에게 조강지처를 버리라며 심술을 부리는 놀부의 모습에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흥부에게서 빼앗은 무거운 화초장을 간신히 등에 메고 집으로 돌아가던 놀부가 ‘화초장’이라는 이름을 외우지 못해 된장과 고추장, 초장, 천장과 방장, 구들장까지 들먹일 때는 얄밉지만 익살스러운 놀부의 몸짓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 '세계로미래로' ⓒ 박미경


태평소의 경쾌한 가락에 맞춰 상고춤과 소고춤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세계로 미래로’ 공연이 펼쳐질 때는 춤꾼들의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몸짓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한편 오후 3시에 열린 기념식에는 홍이식 도의원과 조유송, 임지락 군의원, 문인수 부군수, 김영렬 춘양면장, 이수철 화순문화원장, 김만석 전남도립국악단장과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 '세계로 미래로' ⓒ 박미경


이수철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주민들에게 활기넘치는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공연을 끝까지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인수 부군수도 축사에서 “화순은 예로부터 많은 예술인들을 배출한 고장”이라며 “이런 공연을 통해 문화와 예술을 더욱 사랑하는 화순군민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 '세계로 미래로' ⓒ 박미경


▲ 장고춤 ⓒ 박미경


▲ 전남도립국악단의 궁중무 ⓒ 박미경


▲ 화순문화원예술단의 밸리댄스 공연. ⓒ 박미경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남도뉴스와 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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