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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오일쇼크가 온다, 대안은 대체에너지 뿐

[유가급등대처법②] 아시아 최대가 될 조력발전소 건설현장에 가다

등록|2008.06.20 13:43 수정|2008.06.20 13:43
"이스라엘 시나이 침공 개시."

36년 전인 1973년 10월 어느 날 받아본 아침 신문보도 1면 톱기사는 한국인 모두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제4차 중동전이 터진 것이다. 전쟁의 악몽에서 깨어나 모처럼 안정을 되찾아가던 한국인들은 먼 중동에서 일어난 전쟁을 보며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긴장을 하였다. 당시 30대이던 나도 당황했다.

곧 이어 열흘 이내에 시작된 첫 번째 오일쇼크는 중동국가들의 석유 무기화에서 비롯됐고, 막연한 불안은 현실로 나타났다.

3달러 정도였던 기름값이 약 20% 가까이 올랐을 뿐이었으나, 심리 효과는 컸다. 다행히 1차 오일쇼크에서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5년 후에 찾아온 2차 오일쇼크 때도 타격은 받았으나 산업구조조정 효과로 피할 수 있었다.

이제 3차 오일쇼크가 예고되고 있다. 한국인들 가슴속에 한국전쟁-군사독재-1, 2차 오일쇼코-IMF로 이어진 불안감이 다시 일기 시작한다.

"이러다 나라가 망하는 거 아니야?"

기름문제는 활화산, 근본대책은 무엇일까

자전거안산시 상록구청이 시행하는 '자전거 타기 활성화'에 쓰이는 자전거들. ⓒ 라영수


언제고 터질 문제였다. 석유 문제는 사실 활화산이었다. 석유값이 10배 이상 뛰어도 값을 내릴 근본 해결책은 없다. 전문가들은 20년 정도 후에 석유가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기분 나쁜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석유에 의존한 에너지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우리 나라 에너지 현황에서 석유 44.4%, 석탄 24.0%로 화석연료가 전체 70% 가량을 차지한다. 가장 비중이 큰 석유는 미국에 거점을 둔 다국적회사가 유통의 대부분을 책임진다. 몇몇 회사의 판단에 따라 석유 수급은 요동칠 수 있다.

답은 대체에너지, 멀리 보고 지원을 해야

내가 사는 곳은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다. 구청장(조빈주)은 고유가시대를 이기는 방법으로 지난 13일부터 구청 소속 직원들 대상으로 근거리 출장시 자전거를 무료 대여하는 '자전거 타기 활성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애교있는 아이디어기는 하나 고유가 대책이라고 부르기에는 실망스럽다.

내 눈길을 끈 것은 대체에너지였다. 그 투자의 엄청난 규모를 볼 때 대체에너지 개발은 국가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한국은 대체에너지 개발 및 이용·보급 촉진법 제2조에서 대체에너지를 11개 분야의 에너지로 정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에너지는 해양에너지인 조력발전이었다. 살고 있는 곳이 서해안인데다가, 서해안은 조수간만차가 세계에서 가장 심한 곳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시화호조력발전소를 찾아 그 곳 현황을 살펴봤다.

시화호조력발전소경기도 안산시 대부동 시화방조제 일원에 건설되는 조력발전소 조감도. ⓒ 시화호조력발전소건설단


경기도 안산시 대부동 시화방조제 일원에 건설되는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지난 2004년 말에 착공하여 2010년 상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현재 80% 정도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조력발전소건설단 건설관리과 김기철 과장(38)은 "당초 2009년 상반기에 준공예정이었으나 예기치 않은 방조제 접속부 누수로 공기가 174일 연기되었을 뿐 모든 공정이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2010년 상반기에 조력발전소가 준공되면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 것"이라고 희망을 감추지 않는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발전시설용량이 254MW로 1967년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대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240MW)보다 용량이 크다. 소양강 수력발전소가 200MW니, 소양강발전소보다 에너지 부문에서 더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시화호조력발전소8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시화호조력발전소 건설현장. ⓒ 라영수


그 외에도 대체에너지 개발이 전국에서 진행 중이다. 산업자원부 자료에 의하면, 제주 한경풍력발전소가 지난 2월 19일에 준공되어 한국은 191.9MW의 풍력발전을 하게 되었으며, 이어 감천, 어모, 봉산면 일대, 영동풍력발전단지 및 태안해상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풍력발전(좌) 2005년에 세워진 영덕풍력 39.6MW 24기 (우) 2006년에 세워진 강원풍력 98MW 49기. ⓒ 라영수


기타 대체에너지도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어, 에너지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기반은 갖추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해결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선 2%대에 불과한 대체에너지 비율을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 투자도 필요하고, 국민 관심도 필요하다. 정부의 제도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게 될 때 자주 국가로서 에너지 정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석유 메이저 회사에 휘둘릴 순 없지 않은가.

1차 오일쇼크의 충격을 받은 지 어언 한 세대가 흘렀다. 대체에너지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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