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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료 타결 확산... 화물연대 파업 새 국면

부산·울산 물류 숨통... 화물연대 결속 강화될 수도

등록|2008.06.19 12:01 수정|2008.06.19 12:01

▲ 부산항 주요 부두 앞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천막농성 중이며, 그 앞에는 경찰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 윤성효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이 7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부산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주요 컨테이너 운송업체 차량 일부가 운송 복귀에 나서면서 물류대란도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CTCA)는 19일 새벽 위수탁업체 지부장과 전면 운행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부산항에서는 전체 등록 컨테이너 차량 3천81대 중 CTCA 직영차 166대와 비화물연대 위수탁차량 878대, 용차 1천77 대등 최대 2천여대가 운행에 나설 것으로 보여 장거리 화물 운송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 운송업계 정면 돌파... 화물연대 반발 = CTCA와 화물연대는 전날 운송료 인상폭을 놓고 4차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CTCA측은 16.5% 인상을 제시했지만 화물연대측은 최소 21.5%를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섰고, 양측은 다음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CTCA 관계자는 협상 결렬 후 "화물연대와는 더 이상 협상할 수 없다, 각 회원사가 최대한 차를 동원해 급한 불을 꺼야하는 상황이다"라며 사실상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물류대란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18일 오후 11시 CTCA와 위수탁업체가 운송료 16.5% 이상 인상, 선 차량 운행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관계자는 "CTCA가 일부 차주를 설득해놓고 마치 상당수 차량이 운송 재개에 나서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오늘 중 운송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부산항에서도 비화물연대 위수탁 차량 중 일부는 파업을 풀지 않을 것으로 전해져 국토해양부와 운송업계의 주장대로 빠른 속도로 항만 운영이 재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전체 컨테이너 차량 2만대 중 화물연대 차량은 5000여대로 25%를 차지하고 있어 부산항에서 전체 차량의 10%인 2천여대가 운송 복귀에 나서더라도 당장 물류란이 해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CTCA가 협상과 별도로 개별 차주 설득에 나서면서 오히려 화물연대 내부에서는 파업 결속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자칫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운송료 협상 잇따라... 중앙 교섭은 난항 = 현대차 계열 물류회사인 글로비스는 주요 대기업 물류회사 중 처음으로 화물연대 지부와 운송료 협상을 타결했다.

양측은 울산에서 22%, 포항에서 20% 운송료를 인상하기로 잠정합의했다.

화물연대 서울·경기와 광주지부는 울산지부 인상률을 수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 지역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동국제강·현대제철 등도 화물연대와 운송료 인상안에 잠정 합의하는 등 개별 사업장에서는 운송료 인상 협상이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중앙에서는 정부-화물연대-화주·운송업계의 협상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표준요율제 조기 시행, 노동기본권 인정, 경유 보조금 지급 기준 인하 등 화물연대의 주요 요구 사안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화주·운송업계-화물연대의 협상을 재촉하고 있다.

화물연대가 협상에 나올 것을 요구하고 있는 전남 삼성전자와 한솔제지·구미LG전자 등 대형 화주 기업들은 협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는 17일 정부 합동 담화 이후 "정부가 일방통보와 백기투항을 요구한다면 화물 노동자는 우리 방식대로 투쟁할 수 밖에 없다"며 반발 수위를 높였다.

이에 따라 운송료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명분을 놓고 화물연대-정부-화주의 신경전이 계속되면 대형 사업장 위주로 물류 운송 차질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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