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보장한다면 믿어야 한다"
[이 대통령 기자회견 일문일답] "30개월 이상 쇠고기 들어오면 반송될 것"
▲ 답변자료 보는 이 대통령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쇠고기 파동'과 관련한 특별기자회견을 하며 답변자료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조보희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안용수 조성미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연 특별 기자회견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에 대해 자성하고, 쇠고기 안전성 확보 방안과 청와대 및 내각 인적쇄신 구상 등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지금 국민은 30개월령 이상 소는 수입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 한국의 수입업자가 30개월 이하만 수입하겠다, 또 미국 수출업자도 30개월 미만만 수출하겠다는 자율의 약속을 하지만, 한국정부는 그것으로 믿을 수 없고 미 정부가 직접 30개월 이하 수출 쇠고기는 정부가 보장하는 제도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그 협상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특수한 사정,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도록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저도 부시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것만은 반드시 미국 정부가 들어줘야 한다, 미 정부가 이걸 보장할 수 없으면 쇠고기를 수입할 수 없다는 강한 뜻을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도 한국의 실정을 이해하고 노력한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그 후속조치로 지금 정부 대표가 협상을 시작했다. 지금 5차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저는 반드시 이것은 미국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고, 만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시를 받아들일 때까지 보류할 것이고 수입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한국민의 식탁에 오르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뽑은 대통령의 약속을 믿어 달라."
- 쇠고기를 자율규제에 맡겼다고 하더라도, 양국간 의지가 투철하다고 해도 소량이라도 수입돼 그 사실이 확인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만과 일본의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미국 정부가 보장한다면 믿어야 한다. 우리 한국 정부가 반대로 그런 약속을 한다면 외국 국가도 우리 대한민국 정부를 믿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 정부가 보장하지 않는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들어오면 검역을 하지 않고, 검역 이전 반송될 것으로 본다. 미국 정부가 약속하면 믿어도 된다.
미국 쇠고기는 현재 96개국에 수출된다. 지금 대만과 일본 중국이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 남의 협상 문제를 대한미국 대통령이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유사한 국제 통상 관례에 따라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비교 검토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 한미 정부 간 합의에 대해 수정 내지는 재협상을 하고자 논의하고 있는 데 이것이 지난 몇 주 간 촛불시위 등 한국 대중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은 미국과 다시 협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다른 제3국에 한국이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한 부정적 우려는 없는가.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의 특유한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 한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민주화를 이룬 나라기이도 하다.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을 보면 4.19나 6.3, 6.10항쟁 등의 과정을 통해서 민주화를 이뤘던 문화를 갖고 있다.
21세기는 대의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의회에서 이뤄지는 것이 정상 정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쇠고기 사태 경우에는 특수한 사정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21세기는 디지털 시대이고 바로 인터넷으로 모든 국민이 의사를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한다.
앞으로 한국은 의회 민주주의로서 국회 내에서 중요한 일들이 논의가 되고 거기서 해결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그럴 경우에 한국 같은 특수한 문화를 이해하는 게 외국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이 이해해주길 바라고 앞으로 광장에서 불법, 폭력적으로 하는 것은 큰 지지를 못 받을 것이다."
- 한미간 쇠고기 추가 협의가 잘 이뤄진다면, 즉 한국이 바라는 결과를 얻으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어떤 결과를 미칠 지 생각해 보셨나. 미국 의회에서 한국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봤느냐.
"쇠고기 수입과 한미 FTA 통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쇠고기는 한국에 수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이고 FTA는 한국만이 아니라 양국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미 FTA는 수정이 있을 수 없다. 부시 미국 대통령께서는 재협상이 FTA는 없다고 얘기했고 가능하면 부시 임기 중에 이것을 풀도록 노력하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 저희도 부시 대통령 임기 중에 통과되기를 기대한다."
▲ 시민들이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관련한 특별 기자회견을 TV로 통해 시청하고 있다. ⓒ 유성호
-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질문하겠다.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을 넘었다. 수습국면이지만 정상화까지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정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국민들은 의문스러워 하고 있다. 사전에 예방했다면 최근의 사태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비조합원까지 참여한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두 번째로 파업 쟁점과 관련해 질문하겠다. 정부와 여당은 조합원이 자영업자라고 분명히 하고 있는데 조합 쪽에서는 노동자로 인정해 달라고 말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성격 규정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말해달라. 마지막으로 근본 대책을 세워야 물류대란은 없을 것이다. 근본적인 물류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답해 달라.
"화물연대의 파업은 주기적으로 해왔다. 그때 그때마다 파업하면 군에서 대차를 넣고 우선 수습하고 해결하고, 또 그대로 갔다가 이런 문제가 생겼다. 이번에 화물연대 차주가 파업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급격한 유가 상승이 유례가 없어서 생계적 투쟁이라고 받아들인다. 화주도 너무나 급격한 인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기회에 차주에 대해 몇 가지 지원을 마련했다. 유류를 댄다든가 과거에 정부가 화물차 등록제, 자율제를 해서 차량이 과잉돼 있는데, 경쟁을 통해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감차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겠다. 유류가 비싸기 때문에 LPG로 교체하는 비용도 지원하겠다고 지원책을 내놨다.
화주, 기업 쪽에서 양보해야 하는데 마지막 단계 협상에 들어가 있다. 이 경우에는 급격한 유류값 인상에 따른 사태라 보고 화주도 양보하고 차주도 양보하고 정부도 지원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본다. 두 번째 질문의 경우 노조원에 대한 것은 법적 해석이 중요하다고 본다. 개별적으로 차를 갖고 있는 차주로서 어떻게 보면 노동자로 볼 수 없다. 법률적으로 노동조합이 될 수 없고 그래서 그분들도 연대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물류 체계가 잘못돼 있다. 화물뿐 아니라 농산물도 산지서 몇 단계 거치면서 마진이 많이 붙는다. 화주의 경우에도 화주에서 나오는 요금보다도 차주가 받는 것이 많으면 70%, 적게는 20% 정도가 차이가 난다. 중간에 30-40%는 물류 과정에서 샌다. 물류체계를 손보면 화주, 차주에게 득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전체 물류 체계를 다시 점검토록 지시했다. 농산물과 화물의 경우에 이번 기회에 근본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
- 인사 문제가 나온지 한 달이 넘었다. 대통령실장은 교체하기로 했지만 총리 교체 여부는 불투명하다. 바뀌는 것인지, 바뀌면 누가 맡는지 말해달라. 대통령실장과 총리의 인선 기준은 무엇인가.
"새 정부가 출발하면서 인사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저는 이번 인사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인선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한 달 지났다고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쇠고기 문제로 미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수석도 미국에 가 있고 정부의 각료도 미국에 가 있고 농수산식품부도 가 있고 전부 미국을 오가며 여러차례 협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수석은 어제 돌아왔다. 저는 이제 청와대가 할 역할은 다 끝났다고 생각해서 인사를 하겠다고 (어제) 발표했다.
내각의 경우 아직도 국회 정상화가 안 돼 각료를 바꾸면 총리 추천에 의해 장관이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해야 하는데, 국회가 안 열리면 한 달 갈 지, 두 달 갈 지 알 수 없다. 이 경우 많은 국정공백을 가져올 수 있어서 내각은 국회가 열리는 것을 봐서 조속히 하겠다.
그러나 청와대(인사)는 개인 책임보다는 새롭게 출발한다는 관점에서 7개 수석과 대통령실장이 함께 개편되는 것을 어제 발표했고, 이제 조만간 인선 발표가 있을 것이다. 새롭게 들어오는 대통령실장과 협의해서 인선을 마지막으로 결정 짓도록 하겠다."
- 최근 (대통령이)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해서 촛불시위와 경찰의 대응과 맞물리면서 정부의 인터넷 통제 얘기가 나온다. 또 여론과 소통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10년 주기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 회의는 국제회의로서는 가장 의미가 있고 중요한 회의다. 10년 전에는 캐나다의 오타와에서 열렸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게 됐다.
거기서 말씀 드린 것은 국내 문제를 갖고 세계 각국에서 와 있는, 단지 인터넷의 선진 국가로서 이야기한 것은 요즘 바이러스 해킹 때문에 문제되고 사이버 테러도 문제다.
그 뿐만 아니라 신문에도 보도됐지만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문제도 있고, 익명을 악용하는 스팸메일에 대해 말했다. 인터넷 보안 문제와 개인 정보 유출 문제는 단지 한 국가 문제가 아니고 모두 함께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인터넷 문화가 발전하고, 인터넷을 통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요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사이버 시대에 신뢰가 없으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신뢰가 구축되려면 모든 국가들이 서로 협력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국제공조에 관한 것이지 국내와 관련된 것은 없다.
어떤 경우에도 부당하게 인터넷을 통제한다든가 하는 구시대적 발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인터넷 시대가 됐기 때문에, 의사소통하는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정부도 인터넷을 통한 소통 방법은 생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쇠고기 파동'과 관련한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 공기업 민영화를 미루기로 한 당정 입장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입장은 좀 다른 것 같다. 공기업 민영화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도 있는데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한다면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는가.
"공기업의 민영화라는 표현은 적합한 표현은 아니다. 공기업 선진화가 좋겠다. 정부가 소유하면서 경영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는 공기업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모든 공기업을 민영화한다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공기업 중 민간기업 못지않게 잘하는 공기업도 있다. 그러나 상당한 수의 공기업이 정부 보조를 받으면서, 독점적으로 하면서도 지나치게 방만하다든가 처우가 균형맞지 않게 높다든가 해서 국민으로부터 지탄받는 공기업도 많다.
이것은 일시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전부 하나하나 점진적으로, 국민 의사를 물어서 경영을 개선할 수 있는 기업은 개선하고 통합할 수 있는 건 하고 민영화 할 수 있는 건 민영화할 것이다.
당정 다른 의견은 전혀 없다. 공기업 선진화에 대해서는 법을 변경해야만 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당정협의를 해서 법을 바꾸든지, 바꾸지 않아도 되는 곳은 차근차근 해나가겠다.
많은 분들이 민영화하면 가격이 오르고 일자리가 준다고 걱정하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해서 가격이 오르면 그것은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여러 가지 이야기, 소문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가스, 물, 전기 이런 것들이 전부 민영화된다 이러는데 이것은 애초부터 민영화 계획은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의도적인 뭐랄까, 악의적인 것으로 보이고 (그런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씀 드린다. 의료보험도 전혀 계획에 없으니 국민은 더 이상 이에 대해 염려 안 해도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
- 민생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 부처 장관들의 인사 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인사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은 좋은 생각으로 본다. 저도 인사의 폭을 넓혀서 할 생각을 갖고 있다. 인사 문제에 있어서 문제가 될 때마다 사람을 바꾸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없다. 문제가 될 때마다 사람을 바꾸면, 과거 정권을 보면 평균 장관의 임기가 정말 짧다. 인사를 제대로 하고 책임을 맡겨서 일을 맡겨야 한다.
폭을 어떻게 할지 자세한 것은 이야기할 수 없다. 경제가 어려울 때 그때그때 바꾸면 한 달에 몇 번씩 바꿔야 한다. 하반기 경제운영 계획을 발표하는데 이제 서민들을 보살피고 물가가 안정화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정 운영 방향도 그런 쪽으로 갖고 있다. 석유 값이 오르고 물가도 미국만 해도 4% 오르는 등 세계적 현상이기 때문에 서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런 것들을 고심해서 경제 정책을 펼 계획을 갖고 있다."
- 경제정책의 기조가 성장에서 안정으로 바뀌었는지. 전환했다면 일자리 창출과 상충할 수 있는데 대책은 무엇인가. 이번 기회에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재검토할 의향은 없는가.
"좀 전에 말씀을 드렸지만 물가가 오르고 경제가 어려운 것은 유독 우리 (나라) 뿐만 아니다. 온 세계가 다 몸살을 앓고 있고, 지금 유류가가 150달러를 넘어서면 비상 체제로 가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도 후반기 운영 계획에서 170달러를 향해 가면 비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170달러를 넘어 200달러를 향해 가면 위기 대처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중이다. 지금은 서민 생활이 어려워 그 충격을 없애기 위해 물가 안정, 서민 안정으로 가고 있다.
경제가 고유가에서도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절감 산업, 서비스산업으로 산업 체질을 바꾸는 것도 있고, 이번 기회에 세계 자원 확보 문제도 있다. 일본과 비교하면 일본은 1차 오일쇼크 때부터 자원을 개발해 19% 자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80% 영향만 받는다. 우리는 4.2%의 자원을 확보했기 때문에 96%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기업은) 경영, (정부는) 국정 운영의 방침을 바꾸지 않을 수 없다.
자원 확보 문제, 이번 어려움을 계기로 국가가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서비스산업을 보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문제, 이런 어려운 가운데서도 긍정적으로 경제 성장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중동에는 석유자금이 원체 많아서 플랜드 등 여러 가지 일이 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플랜트 수출을 할 수 있다. 석유 값이 올라 불리하지만 거기에 진출하면 상쇄할 여지가 있다. 위기 속에서도 극복할 길을 정부가 모색하고 있다.
참고로 70년대에도 이와같은 큰 충격은 아니지만 한 해 물가가 27% 올랐고 그 다음해에 1.5% 마이너스 성장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철저히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또 새로운 분야를 검토해 나가도록 하는 발표를 조만간 국민에게 할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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