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아야 할 최고의 전사, 자랑스럽다"
[촛불문화제에서 만난 사람4] KBS정문 계단에서 만난 사람들
▲ 6월19일 공영방송 KBS를 지키기위해 촛불을 든 사람들 ⓒ 임순혜
KBS 정연주 사장 사퇴를 위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가 시작된 6월 11일 이후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막기 위해 KBS 정문 계단에서는 KBS를 지키고자 하는 촛불문화제가 매일 저녁 7시에 열리고 있다.
6월19일에도 어둑어둑해질 무렵부터 KBS정문 앞에는 KBS를 지키고자 하는 촛불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도 있고, 주부는 물론 부부가 함께 온 이들도 있으며, 퇴근 후 옷을 갈아입고 온 직장인들도 많았다. 대통령 담화가 발표된 날이어서 자연스레 자유발언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 "음모 파악하기위해 담화문 내용을 보려고 청와대 홈피에 들어가 담화문을 보았다"는 주부 ⓒ 임순혜
수원에서 왔다는 주부는 “음모를 파악하기위해 담화문 내용을 보려고 청와대 홈피에 들어가 보았다. 담화 내용은 언제까지 촛불을 들 것이냐고 하는 것 같았다.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대운하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마치 꼭 원해주어야 한다고 하는 것 같았다. 공기업의 선진화? 공기업 민영화는 계속된다. 규제완화, 부동산 완화정책을 계속할 것이다. 영어몰입 교육도 계속할 것이다. 가스, 전기 민영화 한다 했다가, 안한다 했다가, 계획 없다고 했다가 계속 말 바꾸고 연막작전 한다. 국민이 믿고 속고 지치기 바라는 것 같다”고 담화문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었다.
대한민국의 아줌마라고 밝힌 아줌마는 “대한민국은 현대공화국이 아니다. 대통령으로 할 짓인가? 미친 소 안 먹겠다고 하는데, 과자가 맛있다고 하는데, 빵 준다고 하는 것 같다. 사오정 대통령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것 같다. 공기업 민영화 절대 안된다. 공기업 선진화 한다니요? 대통령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가 하나 있다. ‘하이 히틀러’다”라며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대통령을 비난하였다.
한 직장인은 “시청앞 촛불집회 아무리해도 방송 장악하면 보도되지 않는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KBS로 매일 왔다. 방송 장악되면 5개 사항들 다 무너진다. 방송은 ‘산소’와 같다. 이명박 일파가 장악하면 산소가 ‘독가스’ 된다. 방송을 운영하는 사람에 따라 방향 달라진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방송인데 사람들이 너무 모른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참여토록 했으면 좋겠다”며 방송이 장악되지 않게 KBS를 지키자고 하였다.
▲ 이수호 전 민주노총위원장 ⓒ 임순혜
두 번째 KBS정문 앞에 촛불을 들고 참석한 이수호 전 민주노총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참과 거짓이 무엇인지? 진실이 무엇인지? 훨씬 알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면 편해질 줄 알았는데, 더 바빠졌다. 가족 모두 직장에 나가야만 하는 바쁘고 혼란스런 세상 되었다. 이런 시기 여러분의 촛불은 대단한 결단, 대단한 운동, 대단한 실천이다. 고맙고 자랑스럽다.
나는 평생 교사다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 때문에 정년3년 앞두고 사표 내었다. 이런 사회 현상 때문이었다. 제 인생 정리하면서 어떻게 살까 결단했다. 독재하려는 정권은 교육과 언론이 중요하기에 장악하려 한다. 쇠고기, 운하 양보한다 해도 죽어도 양보 안할 것이 언론 장악이다. 전직 중앙일보, 조선일보 출신들이 드디어 MBC까지 공격하고 있다. ‘PD수첩’까지 공격하고, YTN은 벌써 먹어버렸다. 특보 출신을 YTN사장으로 보냈다. 언론을 장악하고 학교를 장악하면 여론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 아마 국민이 원해서 대운하 한다고 할 것이다. 불도저처럼 밀다 일단 스톱하였으나 정지작업하고 언론 장악하려고 한다.
과거 민주화 하던 사람 존경할 필요 없다. 지금 어디서 어떤 성향 갖고 어떤 행동 하는가?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 여러분은 당연히 존경받아야 할 최고의 전사로 이 KBS 계단 앞에 앉아있다. 민노당은 언론 지키는 특별기구 만들어서 언론 지키려 한다. 언론과 교육 지키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
▲ 13일부터 매일밤 12시까지 촛불을 들고 자리를 뜨지 않는 통합민주당 최문순 의원(가운데) ⓒ 임순혜
13일부터 매일밤 12시까지 촛불을 들고 자리를 뜨지 않는 통합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교육과 언론은 매우 중요하다. 여러분이 국회보다 청와대보다 더 중요하다. 여러분에게 자부심 느끼고 자랑스럽게 느낀다”는 짤막한 인사를 참석자들에게 하였다.
자유발언이 끝나고 한 시민이 준비해온 스크린을 펼치고 시청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광우병대책위의 토론회를 시청하자고 제의하며 노트북을 찾았다. 이에 함께 촛불을 들고 있던 KBS 직원이 노트북을 회사에서 가져와 오마이TV의 촛불 토론회 생중계를 시청하였다.
한편, 매일 밤 11시 커피와 라면을 서비스하는 ‘다인아빠’도 어김없이 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커피와 라면을 제공하였고, 특별히 아고라가 모금해 마련한 500인분의 삼계탕이 KBS 지키기에 동참한 촛불들에게 풍성한 야식을 제공하였다.
▲ 시청앞에서 열리고 있는 광우병대책위의 촛불관련토론회를 생중게하는 오마이뉴스TV 를 보기위해 스크린을 설치하고 있다. ⓒ 임순혜
▲ 한 시민이 모형쥐를 도끼로 내려치는 시늉을 하고 있다. ⓒ 임순혜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미디어스'(mediaus.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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