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 죽어간 잠자리들아, 미안해'
송준호 개인전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은 Between You & I'
▲ 고대 성전 속 나무토막 소년-송준호 작고대 성전의 과거의 위용은 더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 안에서 웅크인 소년은 전설로 회귀하고 있다. ⓒ 송준호
소년은 화려했던 고대 성전의 웅장함의 뒤안길에서 어린 시절 무고하게 해친 잠자리들에 미안함을, 자신이 잘 알고 있으나 가끔 전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질 때의 그 ‘섬뜩함’처럼 알면서도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고민하고 있었다.
▲ 잠자리-송준호 작유년시절 채집용으로 잡았던 잠자리들에 대한 미안함이 담겨 있다. ⓒ 송준호
- 김승권(카이스갤러리 큐레이터)
▲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은-송준호 작친숙한 사람들 속에도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은 다양한 시선들이 존재한다. ⓒ 송준호
유년 시절 누구나 방학숙제로 곤충채집을 해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잠자리채를 신나게 휘두르며 하나둘씩 그물망 안에 걸려들 때의 그 황홀함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송준호에게는 이러한 유년의 기억마저도 하나의 '연민'과 '반성'으로 추억된다.
그리고 너무나도 익숙하게 마주하는 사람들이 어느 순간 전혀 낯선 이처럼 가끔씩 내비치는 묘한 시선들에도 송준호는 마음 아파 하고 있다. 인간에게 내재돼 있는 근본 악을 만난 천사의 뒷걸음질처럼 그렇게 송준호는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조심스레 표현해 내고 있다.
송준호는 지난 유년 시절의 아련한 기억들을 동심과 같이 그리고 훌쩍 어른이 돼 버린 지금의 자리에서 아련한 마음으로 반추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생의 전설(Legend)이 돼 버린 과거의 추억들을 기억의 상자 속에 고이 간직하고자 하는 선심(善心)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이번 작품전에 대한 문의는 02-725-9520이나 홈페이지 www.brainfactory.org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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