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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차 또 털렸습니다"

서민 가슴에 못질하는 털이범, 이제 그만 좀 하세요

등록|2008.06.23 15:58 수정|2008.06.23 15:58

▲ 차를 엉망으로 만들어놨다. 어질러진것은 정리하면 되지만 수리하려면 가슴에 멍이 든다. ⓒ 윤태


22일 새벽, 내 차가 또 털렸다. 뭘로 쑤셔놨는지 키구멍이 엉망이 되었다. 이번이 다섯 번째이다. 가져간 물건은 없다. 가져갈만한 물건이라고는 내비게이션밖에 없는데 다행히 가져가진 않았다. 대신 차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았다. 문제는 키를 완전히 망가뜨려 놓은 것.

불과 6개월 전에도 똑같은 일을 당하면서 키가 망가져 3만원 주고 수리를 했었다. 그 뒤 4개월 전에 또 털려 9만원을 주고 새로 교체했는데, 또 망가진 것이다. 운전석 키를 망가뜨리면 조수석, 시동거는 키박스, 트렁크 키까지 모두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경차지만 비용이 꽤 나간다.

정말 열불이 났다. 우리집은 한 달에 한두 번 닭갈비나 삼겹살 정도로 외식을 하는 소시민인데 이렇게 까닭없이 생돈이 나가면 힘들어진다. 다른 차도 있는데 왜 자꾸 내 차만 털리는 걸까.

지문 감식이라도 해볼 생각으로 112 신고해 경찰을 불렀다. 출동한 경찰은 요즘 들어 학생들이 경차 위주로 차를 터는 일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차를 망가뜨리면서 기껏 동전 몇 개 가져가고…. 앞으로는 신경써서 순찰을 더 돌겠다고 했다. 경찰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막을 방법이 없을까? 키를 교체하면서 카센터에 물어봤다. 마티즈에 경보장치를 달면 어떻겠냐고 말이다. 경보기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마티즈에 경보기를 다는 자체가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무엇보다 경보기를 부착한다 해도 이미 차 키가 망가진 다음 경보가 울리기 때문에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경보기가 울리면 녀석들은 한달음에 도망쳐 골목으로 달아날 텐데 팬티 바람으로 뛰어나간들 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잡아야 수리비용 물리고 앞으로는 그런짓 못하게 야단을 치는 걸 텐데, 결국 심야나 새벽에 이루어지는 자동차 털이범에 경보기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주로 키가 망가지는 피해를 당하는 내 경우엔 말이다.

개인적으로 CCTV를 설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구청에 건의할 만한 일도 아닌 것 같다. 매일 밤 밤샘 불침번을 서자니 일상생활이 안될 것 같고 매번 심야, 새벽시간에 경찰 순찰을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털이범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그런데 그 양심을 못 믿으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게 아닌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성남시 금광2동 일대, 경차 위주로 털고 다니는 님들. 제발 자제 좀 합시다.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이 대부분인데, 특히 경차 타고다니는 사람들이 뭐 있다고 그렇게 차를 망가뜨립니까. 님들 장난에, 재미에 차주들 가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갑니다. 제발, 이제는 그만두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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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차, 그만 텁시다 ⓒ 윤태



덧붙이는 글 티스토리 블로그에 동시에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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