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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넘게 서명한 '미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문' 보류하다니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 해당 상임위 "추가협상 나왔기에"

등록|2008.06.23 20:45 수정|2008.06.23 20:45

▲ 경남도의회는 23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이 상임위에서 보류하는 바람에 채택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 경남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경남도의원을 포함해 과반수 이상이 서명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이 채택되지 않았다.

경남도의회는 23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김해연 도의원(무소속, 거제2)이 대표 발의한 '국민검역주권과 건강권 사수를 위한 결의문' 채택 여부를 가릴 예정이었으나 해당 상임위원회인 농수산위원회가 심의보류 결정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경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가 심의보류 결정한 이유는 "정부의 추가협상 이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시회 첫날인 지난 16일 김해연 도의원은 한나라당을 포함한 30명의 도의원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결의문을 해당 상임위원회에 제출했었다.

전체 53명인 경남도의원의 정당 분포를 보면, 한나라당 43명과 통합민주당 2명, 민주노동당 2명, 무소속 6명이다. 지난 4․9총선 과정에서 2명은 한나라당 재입당이 예정되어 있다.

김해연 도의원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면서 "해당 상임위원장은 결의문이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미국과 추가협상이 나온 속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좀더 지켜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 도의원은 "전반기 임기가 이달 말로 끝나기에 다시 논의할 시간적 여유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사실 어렵게 서명을 받아 발의했는데, 영남지역에서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에는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다. 부담을 갖고 있던 속에 추가협상이 나오면서 빠져나갈 명분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6․4 재보궐선거에서 당선해 첫 도의회 임시회 활동을 한 손석형 도의원(민주노동당․창원4)은 "도의원 과반수가 넘는 30명이 서명해서 발의가 된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상임위원회에서 보류 결정을 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섭단체 구성 10명에서 6명으로 변경

한편 경남도의회는 이날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경남도의회는 10인 이상일 때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는데, 6인 이상으로 변경되었다.

김해연 도의원 등은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0인에서 5인으로 낮춰야 한다는 규칙 개정안을 제출했었다. 이날 도의회는 교섭단체 구성을 6인 이상으로 하는 수정안이 제출되어 통과되었다.

한나라당 입당이 예정된 2명을 제외할 경우, 경남도의회에서는 비한나라당 도의원은 8명이다. 김해연 도의원은 "비한나라당 도의원들이 논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교섭단체를 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장단 선출은 '교황 선출방식' 그대로

또 경남도의회는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선출 방식을 기존 방식인 '교황 선출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남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7월 4일 실시될 예정이다.

일부 도의원들은 후보 등록 후 공개적인 선거운동 방식을 주장했었다. 이에 경남도의회 운영위원회는 선거 2일 전 후보등록을 하고, 의장은 10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5분 이내의 정견발표를 들은 뒤 투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경남도의회는 이날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새 선출방식에 대해 찬반토론을 벌인 끝에 표결로 심사보류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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