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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현대성을 반영하는 풍경 사진전

[리뷰] 박형근 사진전 'Imaginary Journey'

등록|2008.06.24 22:04 수정|2008.06.24 22:04
전통적인 풍경사진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데 몰두하거나 실용적인 목적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연풍경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현재의 풍경사진은 사실주의적인 태도로 재현하기 보다는 작가의 주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메커니즘을 이용하거나 특정한 오브제를 설치하여 찍기도 한다. 또한, 순수 자연풍경만 찍는 것이 아니라 인공적인 풍경과 자연풍경이 혼재되어 있는 풍경을 카메라 앵글에 담기도 한다. 현대사진에서는 풍경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작가의 세계관을 드러내기 위한 표현수단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이다.

▲ Tenseless-62, contaminated, 2007, C print, 125x100cm ⓒ 박형근


▲ Tenseless-53,Night-3,2007,C print,125x100cm ⓒ 박형근


서울 서교동에 있는 갤러리 잔다리에서 풍경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는 박형근 작가는 영국에서 사진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개최한 2006년도 개인전부터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미적 주관과 세계관을 풍경사진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는데 단순하게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현실에 개입하여 오브제를 설치하거나 후처리 과정에서 디지털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특정한 컬러를 강조하기도 한다.

▲ Tenseless-54, Morning is broken-3,2007,C print,125x100cm ⓒ 박형근


▲ Tenseless-3,Still,2007,125x100cm, C-print ⓒ 박형근


이번 전시회에서도 작가는 자연풍경을 중립적인 태도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오브제를 설치하거나 인공물과 자연풍경이 혼재된 장면을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으로 표현 하였다. 전시작품 중에는 밤에 찍은 것도 있고 낯 시간에 찍은 것도 있는데 작품의 전체적인 톤이 어둡고 중후하다.

작품마다 컬러가 독특하고 카메라 렌즈의 광학적 특성을 잘 이용하여 정서적으로 표현 하였는데 작가의 사진적인 테크닉과 섬세한 감수성이 잘 어우러져서 보는 이들의 감성을 깊이 자극하는 최종 결과물이 생산 되었다. 작품마다 작가의 사진적인 표현능력이 작용하여 새로운 판타지가 발생하고 있다.

▲ Tenseless-2,Fire works,2007, 125x100cm, C-print ⓒ 박형근


작품의 내부구조를 살펴보면 작가의 섬세한 연출력과 사진적인 표현력 그리고 상상력이 상호의미작용하여 새로운 조형언어를 생성 시켰다. 전시 작품 중에는 작가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것도 있는데 작품의 전체적인 배경과 잘 조화되어 언어로는 표현 할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풍경사진은 작가의 감수성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문자나 언어로는 표현 할 수 없는 새로운 조형언어를 창조 하는 것이 중요한데 작가는 그것에 성공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 Tenseless, self-6,2007, C print, 125x100cm ⓒ 박형근


한국사진 지난 10여 년 동안 감성보다는 이성을 자극하는 작품이 더 많이 발표 되었는데, 박형근 작가는 그것과 달리 독특하고 개성적인 시각으로 이성과 감성을 모두 자극하는 풍경사진작품을 발표하여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작가의 창조적인 상상력과 감수성이 잘 어우러져서 보는 이들을 자극하고 있다. 작품 그 자체가 또 다른 현대성을 반영 한다.
덧붙이는 글 기간: 2008-06-12~2008-07-13 장소: 갤러리 잔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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