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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생협 있어서 건강 걱정 덜었어요

인천평화의료생협 방문의 날 행사 가져

등록|2008.06.25 14:55 수정|2008.06.25 14:55

인천평화의료생협 방문의 날 행사평화의료생협 송일수 이사장(전문이사)과 박성근 이사(지역이사)가 환하게 웃고 있다. ⓒ 이정민


24일 오후 1시, 폭염이 내리쬐는 한낮 부개역사 공영주차장 한 켠에서 천막 3동을 쳐놓고 적십자사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 아주머니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부침개, 도토리묵, 국수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또 다른 장소에서는 조합원들이 옷가지 및 유기농 식품과 생필품으로 진열하여 바자회를 열고 있었다. 옆으로 D제약회사에서 파견 나온 팀장 및 간호사, 생협 소속 의료진이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도움을 주고 싶어 자원봉사로 나온 D제약회사 전상호(31) 팀장은 "예전 삼산동 '아나바다' 행사를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도우미 역할로 자발적으로 참여한 후, 다시 도움 요청을 받아 노인분들을 위해 골밀도검사기로 골다공증 검사를 하고 있다. 또 식단 및 스트레칭 등 간호사와 일대일 면담을 해주고 있다. 회사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보람있는 일이라 생각하여 향후에도 계속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무료검진 서비스D제약회사에서 나온 팀장과 간호사가 노인분들을 위해 골밀도 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옆에서 조합 간호사가 혈압을 재고 있다. ⓒ 이정민


이날 행사는 '인천 평화의료 생활협동조합'이 주관하였다. '노인복지기금마련'을 위한 방문의 날을 기획하여 '의료생협'에 생소한 구민들을 만나 직접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음식점 주변에 각종 포스터 및 행사사진, 홍보 책자 등을 비치하여 지역민과 함께하는 의료, 건강, 생활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고취시키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평화의료생협은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 지역주민 스스로가 자신의 생활과 지역사회의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만든 주민자치 조직체입니다. 조합원과 의료전문가가 힘을 합하여 자신 및 가족, 지역사회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예방활동을 추진하는 주민의 자율적 협동조직체입니다. 우리의 건강은 우리의 손으로 지키고 환자와 의사가 평등한 관계로 만나 자주적 건강권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생협의 근본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합원 가입과 주민들에게 알리는 홍보 책자의 한 부분이다.

89년 '기독청년의료인회'로 출발하여 열악한 산재노동자들을 위해 의료 활동을 벌여오다, 96년 11월 '인천의료생협'으로 거듭난 이 조합은 일반 병원과는 달리 순수한 조합원들의 회비만으로 운영된다.

또한 조합 운영의 핵심은 이사회인데, 전문이사와 지역이사를 구분해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 및 경영, 홍보와 보건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조직 운영에 관한 회의를 주관하고 실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인천평화의료생협은 평화의원, 평화한의원, 가정간호 사업소로 나뉘어 의료 진료 활동을 펼치고 있고, 양방 의사 2명과 한방 의사1명, 방사선과 및 간호조무사를 두어 종합병원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또한 병원 내에 종합검진센타를 설치하여 지역주민의 '평생의료보장'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행사를 기획한 박성근(49, 조직교육위원장) 이사는 "조합원(현재1608세대 가입)만의 행사만 치르다가 지역 주민 속으로 좀 더 다가가고자 밀착형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하게 되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지역구 전체가 의료생협조합이 활성화 되어있는 곳이 많아 건강공동체 형성이 잘되어있고, 병원의 접근성 및 방문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누구나 소외받지 않고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향후 재정지원과 사업구조가 확대되면 부평, 계양, 연수지부 등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흐름 속에 최근 의료민영화 정책들도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조합의 또 다른 모토인 '환자 권리 장전'은 환자로 하여금 조합가입의 필요성을 한층 더 부각시키고 있다.

"평화의료생협의 '환자권리장전'은 조합원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위해 자신을 규율하는 것이다. 동시에 조합원, 지역주민 모두의 생명을 다같이 아끼고 서로 보살펴 주며, 의료에서의 주민 참가를 보장해주는 의료에 있어서의 인권선언이다."

이에 덧붙여 환자의 권리와 책임을 투병의 주체자로서 여기며 '알권리, 자기결정권, 개인신상 비밀을 보호 받을 권리, 배울 권리, 진료 받을 권리, 참가와 활동' 등 권리와 책임을 명확히 하는데 그 의의를 담고 있다.

지역에서의 호응도가 좋아 규모가 커지고 어느 정도 알려진 뒤로 의료생협에서는 작은 모임 활동도 시작했다. '무지개 모임' '희망엄마모임' '체조교실' '요가교실' '일본어모임' '도시락배달 및 밑반찬 배달활동' 등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및 자녀교육, 독거노인돕기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특히 '방문 간호' '방문 목욕' '방문 요양' 등 거동이 불편하고 간병이 필요한 가정을 찾아다니며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공동체적 삶의 지향성도 아우르고 있다.

인천 평화의료생협 송일수(48, 치과의사) 이사장은 "국민 의료보장제도의 1차적 섹터가 정부의 후생복지정책이고, 민간기업의 의료법인이 2차적 섹터라면, NGO와 전문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사회적 경제의 선순환구조가 제3섹터라고 할 수 있다. 일반병원에서 행해지는 치료 중심의 의료가 아닌 예방, 재활, 후생복지, 환자 중심의 자주적 건강권 책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전국 의료생협연대의 국제적 의료구호활동도 점차 확대하고 있어 일본과 몽골 등 생태 및 건강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돈이 없으면 모두 죽으라는 법이오!' 최근 개봉된 영화 <식코> 포스터의 카피 일부분이다. 의료보험에 얽힌 각국의 충격적인 진실과 왜곡된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담고 있는 이 영화가 던져주는 물음의 답을 '의료생협'이 추구하는 의료공공성 강화와 건강공동체에서 찾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덧붙이는 글 인천평화의료생활협동조합은 부평구 부개1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문의 전화는 032-524-6911 이다. 홈페이지 : medcoo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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