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쇠고기, 우리가 막아내자"
[부산] 25일 서면과 감만부두에서 촛불집회 열려
▲ 미친소, 우리 손으로 막자!!6월 25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 이창우
오후 6시 50분, 사람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예전에 비하면 사람이 모이는 속도가 늦었다. 그러나 오후 7시가 지나자 사람들이 급속도로 모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오후 7시 5분부터 청소년극단 "눈동자"가 공연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공교육 현실이 이 공연의 주제였다. 공연은 7시 30분에 끝날 때까지 약 25분간 계속되었다. 그 25분 사이 인파는 급속도로 불어났다.
촛불은 공연이 끝난 7시 30분 이후에야 켜졌다.
▲ 부산 서면에 등장한 아고라 깃발. ⓒ 이창우
첫 번째 자유발언자는 쇠고기 고시 강행과 검역주권 등을 성토했으며 추가협상은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 회사 회식 째고 왔다!!한 시민이 자유발언대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이창우
그 다음 전교조 선생님들이 나와서 공연을 했는데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같은 급식을 먹는다. 문제를 같이 해결하도록 하자"라고 한 뒤 이어 노래를 불렀다.
다음으로 사회자가 동아일보 만평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광우병에 대한 거짓된 정보를 알고 있는 전교조 교사 때문에 학생들이 선동당하고 있다. 지금은 진실을 구별할 줄 아는 교사들의 힘이 필요하다"라고 동아일보의 기사를 읽은 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아니오!", "찌라시!" 등 동아일보를 규탄하는 말들이 쏟아냈다.
이어 세 번째 자유발언자가 자유발언을 했다. "월요일 김종훈씨(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본부장)가 미국에 가서 추가로 협상당하고 나서 결과를 이야기했다. 오늘은 기사 프린트해서 봤는데 합의(agreement)는 없고 영어로 "discussion" 수준이었는데 합의를 본 것처럼 거짓말했다. 그 내용도 본문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부칙에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협상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세번째 자유발언자는 자유발언을 마치고 나서 "고시를 철회해! 고시를 철회해!"라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나서 사회자가 한마디 했는데 "대학생들 농촌봉사활동(이하 농활) 많이 갔는데 경상남도 거창에서 부산대 농대랑 거창군민들과 같이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라고 하니 시민들이 환호를 질렀다. 사회자는 "촛불은 오늘 내일이 중요하다! 오늘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도 말했다.
▲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민들 ⓒ 이창우
▲ 너도나도 미국산 쇠고기 막으러 감만부두로 고고씽~!! ⓒ 이창우
필자는 서면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을 상대로 인터뷰했다. 시민 A씨는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것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우는 아기 달래듯 하는 것 같은데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한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시민 B씨는 이명박 정부가 전반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 감만부두로 행진중인 시민들 ⓒ 이창우
필자는 자유시장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다. 시민 C씨는 시위에 대해 "젊은 사람들 있으니 발전 가능성이 있으나 오래하면 안 된다"고 했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30개월 이상은 들여와서는 안 된다. 다 자식들 먹게 된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시민 D씨는 "시위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 만큼 쇠고기 재협상 등 잘 해결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 감만부두를 향한 성난 민심. 문현교차로를 통과하여 감만부두로 향할 것이다. ⓒ 이창우
시민 F씨에게 쇠고기 정책에 대해 물어봤더니 "대부분 부정적이다. 먹는 것은 다른 재화와는 달리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마땅하다. 협상 주도자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데 그는 우리나라에 들어올 쇠고기를 먹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대운하는 안 된다. 새만금 사태만 봐도 안다. (새만금의 경우)본 목적은 농지를 만들려고 했는데 지금은 다른 용도로 바뀌었다. 국토 개발은 신중을 아주 많이 가해도 모자란다"고 했다. 이어 경제 정책에 대해서 그는 "성장우선정책은 지역균형발전을 할 수 없다. 성장과 분배 모두 중요하나 분배에 역점을 둬서 실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가진 자를 위한 정책이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능력이 모자라다. 경제적으로 잘 살 거라고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 오산이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시위대를 따라잡기 위해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시민 2명과 인터뷰를 실시했다. 시민 G씨는 "시위 하는 건 좋지만 국민들 시위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고 했고 "쇠고기는 30개월 미만만 들여와야 된다"며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다. 시민 H씨는 "미국산 쇠고기 들어오면 안 사먹으면 된다. 시위하는 사람들도 미국산 쇠고기 들어오면 많이 사먹을걸. 답답하다 우리가 (정부를)믿어야 된다"고 말했다.
필자가 버스에서 내릴 때 시민들은 이미 동천삼거리에서 우암로에 진입해 적기뱃머리 앞을 통과하고 있었다. "고시철회 협상무효"의 목소리는 커져만 갔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손을 흔들면서 시민들의 의사를 지지했고 일부 화물차들은 규칙적으로 경적을 울려댔다.
▲ 시민들이 감만1동을 통과하여 감만부두로 향하고 있다. ⓒ 이창우
시민들이 감만1동을 통과하자 당구장에 있던 다른 시민들이 손을 흔들면서 지지했고 감만현대아파트 일부 주민들도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며 지지했다.
시민들은 감만현대아파트교차로에서 잠시 멈추었다. 감만현대아파트사거리 부근에서 한 시민이 감만 부두에 대해 설명을 했다.
"감만 부두에는 미국산 쇠고기들이 많이 보관되어있다. 26일 관보게제가 되면 시내에 유출된다. 부산시민이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상태서 최소한 할 수 있는 일은 감만 부두 앞에서 수송을 거부하고 관보게재를 철회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경찰들이 수많은 병력과 차벽을 감만 부두 입구에 설치했다. 그 앞까지 가서 시민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평화적으로 알려야 되지 않겠느냐."
그의 말에 시민들은 환호를 지르며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외쳤다. 시민들은 감만 부두로 향하기 시작했다.
▲ 감만부두에서 대치중인 경찰과 쇠고기 반출을 저지하려는 시민들 ⓒ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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