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토론> 시민논객, 변희재에 한판승
변희재 "인터넷 여론은 포털직원이 정한다"
▲ 26일 밤 MBC <100분토론>이 '촛불과 인터넷, 집단지성인가? 여론왜곡인가?'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 MBC
26일 밤 MBC TV <100분토론>은 아쉬웠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과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의 격돌을 점쳤으나, 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로 차분하게 소소한 말들을 주고받았고, 첨예한 논쟁들은 슬금슬금 비켜서 사라졌다. 논쟁보다 해명이 많았고, 반론보다 설명이 많은 토론이었다.
정작 도마 위에 오른 건 진성호 의원이나 노회찬 대표가 아닌 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이었다.
변희재 위원장은 "현재와 같은 인터넷 여론이라는 것은 포털사 직원들 내부의 여론"이라며 "'아고라' 메인의 핫 이슈는 '다음' 직원이 선정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노무현 정권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으로 포털과 유착해서 포털을 악용했던 정권"이라고 노무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민논객 이순봉씨는 조목조목 과거에 변씨가 한 발언을 인용해, 신랄하게 비판에 나섰다.
이씨는 변 위원장이 자신이 몸담은 매체에서 "권력의 포털뉴스 편집 개입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며 유력 대선후보가 기사를 내리라고 압박을 넣으면 내려야지, 꿋꿋이 버틴다면 이것이 더 큰 문제"라고 썼다며 "이것이 과연 언론인으로 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하냐"고 변희재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인터넷을 권력이 장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그런 분이 언론계에 종사하시냐"는 비난까지 들었지만, 변 위원장은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
또 변 위원장은 요리 친목 사이트에서 조선일보 광고주 불매 운동을 벌인 것을 일컬어 "정보통신법 44조 2항"이라고 두 번이나 강조했다가, 되레 같은 측 토론자로 나선 정재욱 변호사에게 "정보통신법 44조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 자체를 수정 당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 26일 밤 MBC <100분토론>이 '촛불과 인터넷, 집단지성인가? 여론왜곡인가?'에 참석한 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 ⓒ mbc
진성호 vs. 노회찬 : '고시' 공방
이날 <100분토론> '촛불과 인터넷, 집단 지성인가? 여론 왜곡인가?'편에는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과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정재욱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처장인 송호창 변호사, 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 곽동수 한국싸이버대 컴퓨터정보통신학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먼저 토론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안에 대한 정부 고시로 시작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로서는 이중·삼중으로 국민들을 위한 건강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고 자부한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 저희들, 한 번 해보겠다"면서 재차 '사과'까지 표명했다.
하지만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대통령은 특별 기자회견에서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보에 고시된 내용을 보면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추가협상 끝에 들어갔다는 몇 가지 문구를 보면 특정위험물질 범위를 오히려 더 축소시킨, 후퇴한 결과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 대표는 "이건 국민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전쟁 선포"라며 "우리 국민들은 재협상이 다시 이뤄질 때까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불복종하는 운동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변희재 vs. 노회찬 : '다음' 공방
다음 토론 주제는 '인터넷 배후설' 이었다.
변희재 위원장은 "인터넷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뉴스의 소비 92%가 포털사에서 이뤄지고 있고, 그 포털의 여론을 정하는 사람들은 포털의 직원들"이라며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현재와 같은 인터넷 여론은 포털사 직원 내부의 여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노 대표는 "과연 이렇게 사태가 커진 것이 인터넷 때문이겠냐, 이명박 정부가 협상을 잘못하고 국민들을 기만했기 때문에 사태가 이리 커진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노 대표는 또 "정치와 언론이 제 역할 못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화가 나서 이렇게 뛰쳐나온 것"이라며 "(미국 사람들이 전혀 먹지 않는 위험물질 부위를) 우리가 수용하도록 정부가 협의했다는 것을 누가 밝혀냈느냐"고 질타했다.
"다음 아고라에서 현역 흉부외과 의사가 글을 써서 밝혀냈고 많은 사람들이 그걸 보고 알았다. 누가 이런 일을 해야 하느냐? <조선일보> <동아일보>가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송호창 변호사도 "지금 경찰들은 시청 앞에 가있을 필요 없이 포털 직원들만 싹 체포해 가면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겠다"고 꼬집었다.
▲ 26일 밤 MBC <100분토론>이 '촛불과 인터넷, 집단지성인가? 여론왜곡인가?'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 mbc
진성호&변희재 vs. 노회찬 : '인터넷' 공방
'촛불과 인터넷, 집단지성인가'에 대해서도 논쟁했다.
우선 진성호 의원은 "인터넷이란 매체는 잘 활용하면 훌륭한 선한 매체가 되지만, 잘못 활용하면 굉장한 역작용이 우려된다"며 "인터넷은 그렇게 지성적인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회찬 대표는 "인터넷은 누가 한 마디 하면 5분 내에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가 검증이 된다"며 "<조선일보> 같은 데선 1997년 이후에 동물성 사료는 미국에서 먹이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것인데 이런 게 실리면 고쳐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희재 인터넷미디어 정책위원장도 논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금 모두가 인터넷, 인터넷이라고 하지만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미디어 다음'과 '아고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고라 정치웹진·추천검색어, '다음'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다 동원해서 이 여론을 증폭시킨다"고 주장했다.
또 "아고라 메인의 핫 이슈는 '다음' 직원이 선정한다"며 "지금까지 한 달 동안 검토한 결과, 핫이슈에 촛불 시위를 지지하거나 선동하는 글만 계속 올라왔지, 거기에 반대되는 글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도 "지난 대선 때 다음 '아고라'에 들어가 봤더니 당연히 문국현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아고라라는 것이 대한민국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느냐"고 비판했다.
변희재 vs. 시민논객 : "권력이 포털 장악 당연" "당신 과연 언론인 맞나?"
▲ 26일 밤 MBC <100분토론>'촛불과 인터넷, 집단 지성인가? 여론 왜곡인가?' 주제로 토론하는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왼쪽)과 송호창 변호사(오른쪽). ⓒ MBC
이어 시민논객의 반격이 시작됐다.
시민논객 이순봉씨는 변 위원장에게 "작년 대선 전에 진성호 의원님께서 한 '네이버는 평정됐다'란 발언이 10월 초에 <미디어오늘>에 기사화되고 10월 23일, (변희재 위원장이) 대표로 있는 '빅뉴스'에 올랐다"며 변희재 씨가 쓴 글을 인용했다.
변 위원장이 당시 "권력의 포털뉴스 편집 개입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며 유력 대선후보가 기사를 내리라고 압박을 넣으면 내려야지, 꿋꿋이 버틴다면 이것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는 것. 이씨는 "이것이 과연 언론인으로 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하냐?"고 지적했다.
또한 이씨는 "(변희재 씨가) 그 당시 진성호 간사에게 '기사 올려라' '내려달라' 사정하지 말고, '너희, 정권 잡은 다음에 죽는다,고 세게 나가시오'라고 조언했다는 말까지 본인이 썼다"며 "'진성호 간사가 포털에 기사를 내리라고 전화를 걸었다면 그건 비판받아야할 일이 아니라, 간사의 업무 능력을 높이 평가할 일이다'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고 되물었다.
변희재 위원장은 "(포털이) 인터넷 뉴스의 92%를 장악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권력과 포털이란 자본의 유착이 없겠냐"며 "노무현 정권 때부터 이런 생각을 많이 갖고 있고, 노무현 정권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으로 포털과 유착해서 포털을 악용했던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이런 부분이 완전히 은폐되고 오로지 진성호란 사람 개인만 (포털을)나가서 장악하려고 한 것이라고 왜곡보도가 나가서 내가 그런 글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성호, "네이버 평정했다" 발언 해명에 나섰지만... |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토론 중 '네이버 평정' 발언 이야기가 나오자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진성호 의원은 "변희재 위원이 말한 것처럼 노무현 정권은 인터넷에 굉장히 강한 곳이지만, 이명박 후보는 인터넷에선 사실은 매도 많이 맞았고 굉장히 능력이 떨어지는, 저도 인터넷담당을 했지만 그다지 일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 후보의 중앙 선대위 인터넷 담당하는 사람이 네이버를 어떻게 평정합니까?"라며 '네이버 평정했다' 발언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빠져나갔다. |
하지만 이순봉 시민논객은 "그 당시 진성호 의원께서 민간인이 아니었고,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언론 특보였다"며, "아무리 비공개 좌석이지만, '네이버를 평정했다' '다음'은 어떻다. 이런 식으로, 마치 인터넷을 권력이 장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그런 분이 언론계에 종사하시고..."라고 꼬집었다.
한편 최근 조선일보의 경고 공문을 받은 요리 커뮤니케이션 사이트 회원이라고 밝힌 여성이 전화로 의견을 말했다. 이 여성은 "조선일보가 왜 갑자기 주부사이트인 저희에게 회원을 감독하라, 글을 삭제하라는 명령투의 고압적인 공문을 보냈는지 알 수 없다"며 "자유게시판에서 의견을 교환한 것이 왜 사이버 테러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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