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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소박한 요구, 폭력진압 말도 안돼"

[촛불시위 인터뷰] 28일 저녁 영업택시 운전자 전상만씨의 촛불의 의미

등록|2008.06.29 14:43 수정|2008.06.29 14:43

경찰 물대포 살수와 소화기 분사이날 저녁 경찰이 시민들에게 물대포와 소화기를 분사해 했고, 폭력과 연행을 일삼았다. ⓒ 김철관



제52차 광우병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시위는 경찰에 의해 폭력, 부상, 연행 등으로 얼룩졌다. 경찰이 곤봉과 쇠파이프까지 사용하면서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치욕의 날이 됐다.

무장을 한 경찰이 비무장으로 평화시위를 외친 국민들에게 공권력을 이유로 물대포와 소화기를 분사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연행한 것은 군사독재국가에서나 있는 사건이다. 민주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명박 정부에 있어 28일은 광우병 쇠고기 재협상을 위한 시민 6월항쟁이 됐다.

28일 저녁 8시 20분경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 시위대가 청와대를 향했다. 하지만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 경찰의 저지선에 막혔다. 경찰 차 벽에 다가간 시위대는 '경찰이 죽었다'는 의미에서 국화꽃을 달았다.

시민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 '이명박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도착 30분 정도 지나 경찰은 분말 소화기가 분사되고 물대포를 살수했다. 맨 앞에 섰던 시민들은 강력하게 저항했다.

한 시민은 장난감 물총으로 경찰차 위에 있는 경찰을 향해 물 뿌리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조금 시간이 지나 물대포와 분말 분사가 더욱 심해졌고, 시위대는 전경차를 끌어내는 것으로 맞대응을 했다.

우체통에 앉아 광우병 쇠고기 반대하는 전상만 씨전씨는 "소박한 요구를 하는 국민들에게 경찰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 김철관

서울시의회 도로 옆 우체통에 올라 앉아 경찰의 물대포와 분말 분사를 보면서 분노하는 한 시민이 있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주변에 살고 있고, 택시영업을 하고 있는 전상만(51)씨다.

"평화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려고 하는 경찰에 분노를 느낀다. 안전한 먹거리 환경을 만들어 주라고 하는 국민의 소박하고 정당한 요구를 폭력으로 진압하려는 발상은 너무 잘못된 것이다."

그는 자국의 국민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미국 정부의 눈치나 보는 정부가 우리 정부인지 미국을 대표하는 정부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 추가협의까지 했지만, 내용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협상이고, 왜 협상을 했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비지니스 프랜들리가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프랜들리로 거듭나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택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자주는 못 나오지만 시위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히기도 했다.

"택시영업을 하지 않는 휴일은 촛불집회에 나오고, 영업을 하는 날은 촛불거리행진을 보면 경적을 울리거나, 차에 초와 컵을 비치하고 있다. 쇠고기 재협상 요구를 담은 피켓을 창가에 걸고 싶지만 사업차량은 운수사업법에 위반이다. 그래서 걸지 못하고 있다."

전씨는 "미 수입 쇠고기가 문제가 많이 있다는 것을 일부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느낌이 든다"면서 "모든 국민이 정확한 인식을 할 때까지 촛불평화시위는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신문 조중동에 대해서도 한마디 건넸다.

"가끔 조중동을 볼때가 있는데 불안감을 조성할 때가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표현을 하자면 '물에 아직도 반이 남았다'라고 하면 될 것을 '이제 물이 반 밖에 남지 않았다'는 식의 보도로 촛불시위에 대한 반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보도를 하고 있다. 공정보도를 요구한다."

특히 그는 "서울대 인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수의대, 농과대 등에 다니는 학생과 강의를 한 분들을 더러 만나게 된다"면서 "한결같이 광우병쇠고기 수입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 구내식당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기로 결의가 돼 있다"면서 "국립대학인 서울대에서도 안 먹겠다는데, 국민에게 먹으라고 하면 안 되지"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한 번 밖에 할 수 없는 단임제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미 쇠고기 수입을 하게 된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연임을 할 수 있으면 그렇게 마음대로 협상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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