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강화도 오마이스쿨, 2박 3일간의 즐거운 나들이

2008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대회에 초대합니다

등록|2008.06.29 15:49 수정|2008.06.29 15:49

▲ 시민기자들과의 대화, 촛불과 함께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캠프파이어다. 시민기자들의 자유발언도 있었다. ⓒ 조정숙


지난해 11월 24일 오마이스쿨 개교식에 참석한 이후로 7개월 만에 오마이스쿨을 찾았다. 버려졌던 폐교를 살려 넙성리와 신현리의 일원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학교 마당에 들어서니 가슴이 뭉클하면서 감회가 새롭다.

한참 공사가 진행될 때만 해도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푸르른 나뭇잎들이 무성하다. 시원하게 그늘을 만들어 언제라도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놓고 학교를 찾아오는 이들을 반긴다. 개교식 날 찾아와 축하의 마음을 함께 했던 그때, 시민기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면 꼭 다시 와야지 다짐했었다.

그동안 많은 행사들이 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늘 뒷전이었다. 오마이광장에 28일, '2008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대회에 초대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보는 순간, 이번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참가해야지 하고 신청을 해놓고 그날이 오기를 기다렸었다.

개인적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좀 이른 저녁에 학교에 도착해 학교의 이모조모를 살피고 있는데, 늦은 저녁 상암동 본사에서 출발한 버스가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에 도착한 시민시자들과의 만남이 강당에서 이루어지고, 자기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둘째날, 촛불은 한국 언론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 촛불은 한국 언론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MBC 시사교양국 프로듀서 한학수 PD ⓒ 조정숙


아침 식사를 맛있게 하고 '오마이스쿨과 나' 특강, 촛불은 한국 언론을 어떻게 변화시켰나?를 주제로한 한학수 PD(MBC 시사교양국 프로듀서)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한 PD는 촛불의 근원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 미선이의 사건이 촛불 문화의 도화선이 되어 촛불은 이제 한국사회의 상징적인 문화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또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란이 일어났던 시기에 PD수첩에서 모든 것을 상세하게 다뤘던 것도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였다고 피력했다. 국익보다는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자긍심도 엿볼 수 있었다. 

방송국 PD가 인터넷매체의 기자들과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말과 함께 진실을 보도하는 기사를 쓰기 위해 염두해야 할 것들을 지적했다. 첫 번째가 실제 이해관계자인가? 두 번째로 이해 당사자인가? 세 번째로 가장 확실한 사람인가.

기자란,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것과 동시에 맨몸으로 부딪혀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기에 정규군이라 할 수 있다고 한 한 PD는 촛불 현장을 생중계로 생동감 있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미정에서 시민기자들과 상근 기자와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 조정숙



강화의 숨결을 느껴요!

점심 식사 후 나른한 오후 시간에는 오마이스쿨이 있는 강화의 숨결을 느껴 보기 위해 강화도의 유적지인 ‘광성보’와 ‘연미정’ 산책에 나섰다. ‘광성보’는 사적 제 227호. 강화해협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로, 강화 12진보(鎭堡)의 하나이다. 고려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하여 강화도로 천도 한 후에 돌과 흙을 섞어 해협을 따라 길게 쌓은 성이다.

어린이 캠프의 담당자 김귀현 기자의 간단한 버스 안내 방송을 듣고 광성보에 오른다. 올라가는 길이 조금은 가파르고 후텁지근한 날씨에 땀이 배이지만 소화도 시킬 겸 알맞은 코스의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광성보를 떠나 ‘연미정’으로 향한다. 강화도를 여러 번 방문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연미정은 그동안 군사지역이라서 개방을 하지 않았단다. 불과 얼마 전에 개방하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새로운 곳을 방문한다는 것은 설렘도 함께 한다. 버스 안에서 새로운 곳을 개발하기 위한 오마이스쿨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는 멘트가 생각나,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학교에서 오후 강의가 있기 때문에 학교로 향한다.

▲ 영화배우겸 탈렌트, 연극배우인 최종원씨다.나의 삶, 나의 무대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 조정숙



나의 삶, 나의 무대, 연극배우 최종원

"강화도 오마이스쿨 시민기자들을 위해 강의 요청을 받고 이곳에 와 여러분들을 보고 놀랐다. 기자하면 젊은이들을 우선 상상했는데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오마이 뉴스>가 참 대단하다"고 말문을 연 최종원씨는 화려한 연예인을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수수한, 정감이 가는 모습이었다.

태백이 고향인 연극배우 최종원씨는 광산촌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서울에 대한 동경이 무척 강했다고 한다. 고 1때 친구들과 함께 무작정 가출하여 서울에 올라왔다 고생을 하고 6일 만에 귀향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탄광 생활도 체험하다 누나의 권유로 연극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연극이 전부였던 최종원씨는 한 동네에서 14번씩이나 이사를 해야 하는 아픔도 겪었다. 생계의 위협을 느껴 가족들을 위해 70년부터 영화도 하게 되었고 TV 출연도 하게 되었다고.

"돈 많은 사람이 권력을 차지하고 부를 누리기보다는 빌 게이츠처럼 갖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모든 사람들이 균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최종원씨는 공기업을 민영화 하려는 것도 큰 모순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민들이 살아가기에 힘든 정책은 한 번쯤은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백창우 미니콘서트

▲ 검은 때가 덕지덕지 묻은 하얀 고무신을 신고 공연을 하는 '노래마을' 출신의 가수 겸 시인, <부치지 않은 편지> 정감이 가는 작곡가 백창우씨다. ⓒ 조정숙

기다리던 미니콘서트. '노래마을' 출신의 가수 겸 시인 백창우씨의 노래는 언젠가 한 번쯤은 들어봤다. 실제로 만나기는 처음이다.

이번 교육의 하이라이트. 덥수룩하게 흘러내린 머리칼에 방바닥을 걸레로 훔치다 나온 사람 같은 차림새, 검은 때가 덕지덕지 묻은 하얀 고무신 '노래마을' 출신의 가수 겸 시인, <부치지 않은 편지> 작곡가 백창우씨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부르는 노래마다 소박하고 순박한 시골티가 팍팍 난다. 백창우씨의 입을 통해 흘러  나오는  노래마다 정겹다. 와락 끌어안고 싶은 오라버니 같다. 미니 콘서트는 아주 작은 공간에 30여명 남짓 되는 시민기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다정다감한 말과 함께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는 작은 공간에 함께 분들을 동심으로 돌아가게 했다.

백창우씨는 "노랫말 가사가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다가오듯이 여러분들이 쓰는 기사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기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젊은 나이로 타개한 ‘기형도’ 시인의 시로 만든 노래 '빈 집'을 끝으로 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콘서트가 끝난 후 캠프파이어와 함께 촛불을 들고 자유발언대도 가졌다. 타오르는 불빛을 바라보며 시민기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그렇게 2박 3일의 시민기자들과의 시간이 무르익어갔다.

전국에서 모인 이번 시민기자와의 만남은 <오마이뉴스>가 모든 시민과 함께 한다는 모토처럼 하나가 되어 간다는 것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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