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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마음으로부터 국민을 포기했다"

[인터뷰] 보신각 앞에서 전경과 대치 중인 노회찬 전 의원

등록|2008.06.29 22:57 수정|2008.06.30 14:55

▲ 29일 촛불 현장에서 만난 노회찬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국민의 마음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박상익

29일 밤 10시 현재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는 전경들과 시위대 5000여 명이 대치 중이다. 전경들의 방패 바로 앞에서는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과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민들과 함께 '애국가'와 '아침이슬'을 부르던 노 전 의원은 종로경찰서장의 집회 해산 방송에도 불구하고 결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음은 현장에서 노회찬 의원과 나눈 1문 1답.

- 오늘 언제부터 자리에 임했는지?
"(집회 참가자 중) 제일 먼저 이 앞자리에 앉았다. 시청 앞에서 경찰의 진압으로 사람들이 흩어져, 광교를 지나 여기까지 왔다. 오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연행되고 방패에 밀렸다."

- 경찰의 대응이 더 적극적으로 변했는데.
"오늘 시청 앞에서는 소리를 지르거나 종이만 들고 있어도 연행되었다. 소리를 지르고 종이 한 장 들고 있어도 연행이라니, 사람들은 모두 침묵하라는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들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소통하기를 포기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마음으로부터 국민을 포기한 것이다. 또한 이를 억누르기 위해 공권력에 의지하는 꼴이다."

- 시위가 길어지는데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
"쇠고기 재협상 요구가 무시되고 기만적인 추가 협상이 진행됐다. 또한 정부는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을 무력으로 억누르려 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항의와 시정 요구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정부에서) 한 번의 집회는 막을 수 있다. 쇠고기 문제도 어떻게든지 마무리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촛불은 5년 내내 계속될 것이다."

- 촛불집회가 오래 지속되자, 누군가 의도적으로 선동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금 촛불집회가 얼마나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쇠고기 재협상이 실패하고 국민들이 좌절해도 끝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의 의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제2, 제3의 촛불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경찰이 연행한 사람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촛불집회 초기에 강경 진압을 하지 않고 인내심을 보였을 때는 서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경찰 쪽에서 자극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 앞으로도 집회에 대한 대응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들이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비폭력의 믿음에 따라야 할 것이다."

- 정부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쇠고기 협상을 잘했다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또한 이 자리에 참여하지는 않았어도, 정부에 반대하는 다수의 목소리가 있다. 아무리 소수라 하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할 자유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엽제 전우회 같은 보수 단체의 목소리도 우리는 억누르려 하지 않았다."

노 의원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종로경찰서장의 집회 해산 방송이 나왔다. 그러자 사람들의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현재 함성을 지르고 노래를 부르며 전경과 계속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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