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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집도 이렇게 압수수색했나?

[성명] 경찰의 참여연대 건물 압수수색 관련 입장

등록|2008.06.30 11:27 수정|2008.06.30 11:27

▲ 경찰은 30일 새벽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 전관석

오늘(30일) 경찰이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이 주재하고 있는 참여연대 건물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1994년 창립이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에 기반하여 한국시민운동의 발전과 참여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참여연대의 건물을 경찰이 압수수색 한 것에 대해 깊이 유감을 표한다. 비록 광우병 대책회의 상황실을 수사하기 위함이라 하지만, 참여연대 건물에 대한 압수수색은 우리들에게 잊을 수 없는 큰 충격을 남겼다.

우선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비이성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비록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이라 할지라도 그 집행과정이 도를 넘어서는 안된다. 경찰이 들이닥친 오늘 새벽, 참여연대 건물에는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면 이에 당당히 응하기 위해 사무처장을 비롯한 여러 명의 상근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뒤쪽 문을 넘어 참여연대 건물로 무단진입했고, 현관문의 잠금장치를 파손하면서 들어왔다.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는 공간을 책임지는 담당자가 있을 경우에는 영장집행 사실을 통보하고 사무실 내로 들어오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러한 과정을 전혀 밟지 않았다. 대한민국 공권력이 삼성그룹 본관건물을 압수수색할 때나 이건희 회장 집을 압수수색할 때 이리 무단진입을 하였나?

그리고 경찰은 참여연대 안내데스크에 있는 시민전화응답일지까지 압수하려고 하였다. 다행히 변호사 등이 강력히 항의함으로써 더 이상의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대책회의와 전혀 상관없는 참여연대의 소형 스피커 등도 마구잡이로 수색하고 압수하려 했다. 또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곳이 아닌 지하층 세미나실 등을 촬영하기도 했으며 압수수색 대상도 전혀 아니며 사무실에서 대기하던 참여연대 상근자들에게 법적 근거도 없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광우병 대책회의 상황실이 입주해있는 참여연대도 법원이 발부한 정상적인 압수수색영장이 있다면 이를 저지하거나 경찰의 출입을 봉쇄할 어떤 의도도 행동도 없었다. 오늘 경찰의 공정하지 못하고 이성을 잃은 압수수색은 법집행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시킨 것이다.

그리고 오늘 벌어진 경찰의 압수수색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불법단체인양 왜곡시키기 위해 빚어진 무리한 행동으로써 국민과 대책회의를 분리시키려는 의도와 과장이 섞인 하나의 '포장술'이다.

참여연대 건물에 입주해있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집기중에 경찰이 말한 혐의를 입증하는데 사용될 물품은 없다. 대책회의는 경찰이 말한 폭력시위를 기획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참여연대 소유 마이크와 스피커,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현수막 등 폭력시위 혐의의 입증과도 상관없는 물품이 경찰이 압수한 주요 물품이었다.

지난 토요일(28일) "비폭력"을 외치며 맨몸으로 도로에 누워 있던 이학영 총장 등 YMCA활동가들을 방패로 찍고 발로 밟는 등 시민사회단체의 평화적 활동마저 경찰은 폭력으로 유린하였다. 더불어 오늘 벌어진 참여연대 건물에 대한 이성을 잃은 압수수색은 그동안 온건하고 합리적으로 시민운동을 전개해온 시민사회단체들마저도 불법단체로 몰아가는 처사다.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이같은 도발에 대해 한국시민운동 전반은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참여연대는 오늘 경찰이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이 주재하고 있는 참여연대 건물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경찰이 하루가 다르게 법집행과정에서 점점 더 잃어버리고 있는 이성을 되찾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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