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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가 얼마나 큰 자산인지 가르쳐준 고 김찬삼

1일, 세종문화회관서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출판기념회 열려

등록|2008.07.01 18:11 수정|2008.07.01 18:11

출판기념회“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출판기념회에서 김찬삼의 큰딸 김을라 여사가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그 뒤 펼침막에서는 김찬삼 선생이 미소를 머금고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 김영조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만

뉴욕의 할렘 부근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밤에만 눈을 뜨는
재주꾼 시동생이
김찬삼의 세계여행기를 몽땅 들고나가
라면 한 상자와 바꿔온 날이었다.

그녀는 비로소 울었다.
결혼반지를 팔던 날도 울지 않던
내 친구 연이는
그날 뉴욕의 할렘 부근에 쓰러져서 꺽꺽 울었다."

위 시는 문정희의 '꿈' 일부다. '내 친구 연이 그녀는 시집갈 때 이불보따리 속에 김찬삼의 세계여행기 한 질 넣고 갔었는데 남편은 실업자 문학 청년이었고 그래서 쌀독은 늘 허공으로 가득했다'고 시는 시작했다. 그렇게도 아끼던 김찬삼 세계 여행기를 잃고 연이는 뉴욕의 할렘 부근에 쓰러져서 꺽꺽 울었단다. 그런 책이 바로 김찬삼 세계여행기였다.

기념사, 축사, 경과보고안병욱 회장의 기념사를 대신 읽는 변우량 교수(왼쪽), 축사를 하는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가운데), 경과보고를 하는 큰딸 김을라 여사(오른쪽) ⓒ 김영조


문집증정고 김찬삼 선생의 제자들이 문집을 만들어 선생의 가족들에게 증정했다. ⓒ 김영조


우리 겨레가 세계에 눈 뜨는 계기가 됐던 세계여행기를 쓴 김찬삼 선생은 지난 2003년 세상을 떴다. 그리고 그를 잊을 만하던 5년 뒤 2008년 7월 1일 오후 1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는 김찬삼추모사업회(회장 안병욱) 주최, 이지출판 후원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출판기념회 및 제1회 '김찬삼여행상'' 시상식이 열렸다.

안병욱 김찬삼추모사업회장은 변우량 교수가 대신 읽은 기념사를 통해 "김찬삼 선생은 우리에게 '미소'가 얼마나 큰 자산인가를 가르쳐준 분이었습니다"라며 "여행 중에 수없이 부딪히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불소통'의 위험에 직면했을 때 오직 미소만이 그 위험에서 구해주었다는 사실을 큰 교훈으로 인식하게 한 것입니다"라며 앞으로 김찬삼 선생을 기리는 데 온 정성을 쏟을 것을 다짐했다.

이후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축사에서 '김찬삼기념관'을 빨리 세워야 함을 강조했으며, 김찬삼 선생의 큰딸 김을라 여사는 경과보고를 했다. 그리고 김찬삼 선생의 제자들은 문집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증정했다.

<김찬삼여행상> 시상식제1회 <김찬삼여행상> 시상식에서 고 김찬삼 선생의 죽마고우 이정면 교수(오른쪽)에게 상을 받은 동국대 윤명철 교수(왼쪽) ⓒ 김영조


김찬삼 영상행사 도중 김찬삼 일대기를 영상으로 보고 있다. ⓒ 김영조

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행가 김찬삼 전 세종대 교수 추모사업의 하나로 제정한 제1회 '김찬삼여행상'은 윤명철(54) 동국대 교양교육원 교수가 받았다. 윤 교수는 2003년 중국 저장성-인천-제주-일본 규슈의 나루시마를 잇는 장보고 해상무역 항로를 추적하는 등 수차례 뗏목 탐사를 했다. 또 그는 고구려를 해양사 관점에서 조명하는 등 고조선 해양사. 고대 항로 탐사에 다양한 탐험과 학술활동을 해왔다.

윤명철 교수는 "40대 이후 사람들은 고 김찬삼 선생에게서 빚을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 그는 세계의 영역에서 당시 시대정신을 구현한 분으로 여행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고 선생의 뒤를 이을 것을 다짐했다.

김찬삼 그는 나라가 어려움에 헤매고 있을 때 세계로 향한 꿈을 실현하여 국민에게 빛을 준 분이다. 어쩌면 우리 겨레가 낳은 위대한 영웅의 하나이지 않을까? 이제 그 김찬삼 선생을 잊는 일 없이 모두가 기리며, 또 다른 세상으로의 꿈을 꾸어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케잌 자르기 행사를 끝내면서 케익을 자르는 모습 ⓒ 김영조

김찬삼 출판기념회“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출판기념회 및 제1회 <김찬삼여행상> 시상식 모습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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