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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사로잡는 김인국 신부 강론 '인기짱!'

재미있는 비유로 '비폭력 평화시위' 호소

등록|2008.07.01 23:08 수정|2008.07.02 16:22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가 1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사제단 주최 시국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 권우성

전날 시국미사에서 톡톡 튀면서 정곡을 찌르는 발언으로 인기를 모았던 김인국 신부의 '입담'은 비상시국미사 둘째날인 1일에도 여전했다.

김 신부는 다양한 비유로 촛불집회를 불법폭력집회로 매도하는 정부와 보수언론을 비판했고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단호하게 '평화'의 원칙과 끝까지 싸우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시민들은 김 신부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두번째 시국미사에서 시민들의 박수를 이끌어 낸 김 신부의 발언 몇 가지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예수님은 전문시위꾼 맞습니다"

"어제 저녁 서울광장을 누가 훔쳐갈까봐 천막치고 밤을 지샜다. 밤을 지새우면서 오늘 아침을 맞이하니 여러분이 너무 그립고 보고 싶었다." -강론 첫머리에

"이명박 대통령님 추가협상 내용 다 인정하겠습니다. 재협상 안 해도 좋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촛불을 처음 들었던 중학교 여학생을 설득하세요. 그러면 다 인정하겠습니다." - 강론 중

"어제 한 교우가 전화로 '300명의 신부님들이 교우들 가운데로 걸어 나올 때 마치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의 행렬을 본 듯 했다"고 말하더군요. 이런 의미에서 보면 예수님은 전문시위꾼이 맞습니다." - 정부가 촛불시위대를 전문시위꾼들이라고 매도한 것에 대해

"뇌물을 많이 먹으면 '촛불시위대는 정부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불순한 세력'이라고 말한다. 임채진 검찰총장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 그러면 저희가 임 총장님이 걱정하시는 불순한 세력이 되겠다. 사랑하는 대통령님, 임채진 검찰총장님, 어청수 경찰총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피워올린 촛불은 사람의 영혼을 깨끗하게 해주는 촛불이니깐" - 정부가 촛불시위대를 불순세력이라 매도한 것에 대해서

"어제 우리는 국민의 자존감을 드높였던 기쁜 밤을 보냈습니다. 비폭력은 인격입니다. 앞으로도 주먹이 아니라 인격으로 싸웁시다. 또한 작은 사람에게 공손한 것이 인격입니다. 부시에게 굽실대고 국민에게 오만방자하면 인격자입니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 행진의 주제는 '바른생활'입니다." - 침묵 평화 행진을 제안하며

"지갑을 잃어버리면 이렇게 찾아줄 수 있는데 주권은 잃어버리면 못 찾아줘요. 그래서 지금 찾아주는 거죠." - 행진 이후 참가 시민들이 잃어버린 지갑을 되찾아주며

"어떤 신문에서는 성직자들이 불법을 부추긴다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이런 기사가 일찍 나왔습니다. 또 어떤 헐뜯는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먹을 것을 찾아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여러분을 노리는 마귀가 있습니다. 기죽지 않되 들뜨지 않도록 합시다." - 행진을 마치고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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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국 "뇌물을 많이 먹으면 뇌송송 구멍탁이에요" ⓒ 김윤상

"저는 이만하면 됐다고 봅니다. 이제 9시 뉴스는 시작됐고, 밤 11시가 되면 뉴스가 나올텐데 이명박 대통령이 눈을 비비며 일어나, 귀를 후비며 잘못 들었다며 놀랄 수도, 그리고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오늘의 시국미사를 평가하며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골대 앞에서 약한 것. 마무리를 기똥차게 해야 합니다. 가니 마니하고 남아있으면 저 위에서 기사 쓰는 양반들이 이상하게 또 써요." - 시민들의 귀가를 설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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