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더 아름다운 박철규 전 음성부군수
실천하는 양심에 감동... 공무원노조 출범 이래 처음 꽃다발 격려
▲ 지난 4월 음성군 감곡면에 발생한 산불 현장에서 박철규 음성부군수(검은 상의)가 산불진화를 위해 산에 오르는 주민들과 공무원들을 일일이 챙기고 있다. ⓒ 이화영
▲ 박철규 전 음성군부군수 ⓒ 이화영
지난 4월 음성군 감곡면에 산불진화 헬기 10대가 동원될 정도의 큰 불이 발생했다. 그 당시 박 부군수는 누구보다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산에 오르는 직원들과 마을 주민들을 일일이 챙겼다. 산불진화에 나선 마지막 한 명이 산에서 내려올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지휘했다.
박 부군수 부임 이후 담당자는 물론 담당과 부서장들은 공문서를 꼼꼼히 챙기는 버릇이 생겼다. 음성군수의 직인이 찍혀 나가는 공문서는 군의 얼굴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부군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문서에 쓰인 문구를 지적하기보다 실무적으로 허술할 수 있는 수치나 내용의 전체적인 틀을 잡아줬다.
음성군청의 한 공무원은 "한 번은 사석에서 부군수님을 만났는데 관련 사업의 시행 날짜와 사업비를 일일이 언급하며 대화한 적이 있었다"며 "담당자도 기억이 가물거리는 업무를 수치 하나 안 틀리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박 부군수의 실천하는 양심에 감동을 받은 공무원노조 음성군지부는 2003년 출범 이래 처음으로 떠나는 부군수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했다.
김재학 음성지부장은 "그림자 같은 사람, 왼손이 한 걸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사람,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걸 보여준 사람"이라고 평했다.
지장(智將)을 넘어 덕장(德將)의 면모를 갖춘 박 부군수, 음성군에 재임하는 18개월 동안 성실과 신뢰를 몸소 보여줬다. 아름다운 족적을 남긴 그였기에 군민들과 공무원들은 아직도 떠난 그의 뒷자락을 쉽게 놓아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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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기자는 음성군 지방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