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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한국 증시만 폭락...대체 왜?

2일 코스피 2.57% 폭락해 1623.60로 마감...1600선 위협

등록|2008.07.02 15:41 수정|2008.07.02 15:41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2일 코스피 지수가 돌연 급락세로 돌변하며 급전직하했다. 장중 한때 1610선마저 깨져 1600선 지지마저 위협받았다.

미국 증시가 혼조세에 머물고, 아시아 증시도 낙폭이 일정부분 제한됐던 상황에서 유독 한국 증시만 홀로 폭락세를 빚으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평소 조정과는 차원이 다른 투매양상이 빚어지고 있지만 하락 이유가 뚜렷하지 않아 시장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용케 버텨왔던 코스피도 결국 하락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일거에 무릎을 꿇은 것으로 분석되는 분위기다.

◇ 누적된 리스크 무게 못이겨 추락...기관 손절 겹쳐

2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42.86포인트, 2.57% 내린 1623.60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낙폭은 43.21포인트가 빠졌던 지난 3월 13일(-2.60%)과 거의 비등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코스피가 결국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확산된 인플레와 경기둔화 리스크를 이기지 못하고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일정 지지선이 깨지면서 기관의 기계적인 로스컷 물량까지 겹쳐 부담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팀장은 "특별한 악재가 있다기보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잘 버텨온 코스피 역시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부진한 쪽으로 시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도 ""1% 내외의 조정 정도는 이해하지만 한국 증시만 유독 두배이상 빠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투매가 나오면서 일부 기관들의 로스컷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도 "8~9% 가까이 빠지는 종목이 숱하게 나오고 있는 것은 투매 심리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최근 인플레 영향으로 펀더멘털이 둔화되는 흐름이 이어지며 지지선이 하향이탈하자 결국 못 견디고 투매에 나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는 3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약세와 유가 상승이 유발될 수 있고, 2분기 실적이 좋다 하더라도 하반기 실적이 크게 하향조정될 수 있어 실적 우려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 1600선 지지되는 게 맞지만 "장담 못해"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선으로 지목되어온 1600선이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수급만큼은 여전히 탄탄한 데다 밸류에이션이나 기술적 분석 상으로도 지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패닉에 가까운 폭락장이 근 5개월만에 재현되면서 저가매수에 나서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김주형 팀장은 "밸류에이션 상이나 기술적으로 반등 권역대인 1600선에서의 저점 전망은 유효하다"며 "외국인과 달리 국내 내부 수급은 깨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3월 저점 수준에서 자금이 유입된 경험을 고려할 때 1600선에서는 국내 수급을 통한 지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강현철 팀장은 "중국관련주나 주도주 낙폭이 상당히 큰데 기계적으로 털고 가는 손절 물량이라면 2~3일 정도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1700선 밑에서는 여전히 매수가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로스컷 자체가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니며, 일정부분 추가하락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도 "종목별로는 성장 기대감으로 상승한 종목들이 먼저 빠졌고, 모멘텀을 갖춘 종목들마저 동참하면서 하락폭이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섣불리 바닥을 논하기 보다는 현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 최대한 슬림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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