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 "경제 회생의 횃불을 들자"
"한국 오는 외국인에 걱정 많다" 이명박·오세훈·김문수 '이구동성'
▲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제10차 전당대회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3일 경제계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한 목소리로 "경제 회생의 횃불을 들자"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인·근로자, 그리고 모든 국민이 일치단결해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늘리는 도전정신이 절실하며, 지금의 투자가 내년 이후에는 큰 빛을 발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한나라당 전당대회 축사에서도 "이제는 경제살리기의 횃불을 높이 들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2일) "최근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은 '3차 오일쇼크'라고 할 만 하다"며 "난국 극복을 위해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대국민 호소에 나선 것에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김윤옥씨 "상품가치는 대통령께서 더 있다"
▲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 사진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 경축연회.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희망 섞인 발언 역시 남편과 닮았다.
한 참석자가 "김 여사 인기가 이 대통령보다 좋다, 두 분 놓고 투표하면 김 여사 표가 더 나올 것"이라고 말하자, 김씨는 "아직까지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해서 그렇다, 상품가치는 대통령께서 더 있다"며 남편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입을 맞추기도 했다. 이번엔 촛불집회로 인해 외국투자나 관광수입이 줄고 있다는 성토였다.
이 대통령은 지역투자박람회 행사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면서 "최근 핫라인을 통해 '한국에 가도 괜찮느냐'는 (외국 경제인들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호텔이 서울 중심지에 있어 (그 곳에 묵는 외국 경제인들이 보면)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에 대한 외국인들의 우려를 빗대 촛불집회 중단 요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촛불집회가 경제 살리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한 마디로 "촛불 대신 경제 회생의 횃불을 들자"는 게 이 대통령의 주문이다.
"나도 '괜찮냐'고 자꾸 묻는 전화를 받는다"
앞서 이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던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도지사도 촛불집회의 중단을 촉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 모두 이 대통령처럼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다음은 두 사람의 대화록이다.
오 시장 "관광객이 뚝 떨어지고 있다. (서울에) 가도 되느냐는 (관광객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 서울광장이 TV에 자꾸 비쳐져서…."
김 지사 "나도 '괜찮느냐'고 자꾸 묻는 전화를 받는다."
오 시장 "오늘 관광대책회의가 열렸는데, 모두들 열심히 준비해서 보고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면 관광객이 늘어나느냐고 반문했다. (촛불집회) 뉴스가 한번 나면 끝인데. 이걸 보면 여기 오지 않고, 다른 데 간다는 것이다."
김 지사 "교보문고 주변에 외국대사관이 많이 몰려 있다. 이런 곳에서 시위가 계속 벌어지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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