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에, 방송에, 민영화에...시민 모두 '자발적 전문가'
3일 촛불집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
"이 광장을 혼탁하게 만들어 죄송하다"
"저희는 개신교 목회자들입니다. 집회 시작 전에, 일보 보수 개신교 사람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맞불집회를 열어 이 광장을 혼탁하게 만들어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치게 한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깜짝 놀랐다. 들꽃향린교회의 김경호 목사라고 했다. 시국기도회를 시작하기 전, 김 목사는 '사과'부터 했다. 내 기억에서 떠오르는 한마디가 더 있다. 언젠가 청계천 소라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자신을 목사라고 소개한 어느 남성이 한 이야기다.
"저는 목사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볼 때마다 목사로서 장로 교육 잘못 시킨 점, 여러분들께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종교계에서 '꺼져가는 촛불(촛불이 꺼져간 적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을 되살리고 있기에, 청와대에서 몹시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천주교·개신교·불교가 모두 나섰다. 개신교에서 시국기도회를 주최하는 가운데, 그 이전까지 3일 연속으로 미사를 진행했고 천막을 치고 단식기도를 하고 있는 사제단 신부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신자 아닌 다른 시민들도 많이 모인다는 점을, 개신교 목회자들도 감안한 듯했다. 찬송가 대신 '대한민국 헌법 1조'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행진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명박은 회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한 흔적이 역력했다.
개신교 목회자들과 신자까지 거리로 나와 시국기도회와 행진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규탄하는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나로서는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진 점이 또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촛불'을 계기로 천주교·개신교·불교가 화합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행진을 마치고 YTN 본사 앞에 가보니...
행진을 마치고 다시 촛불문화제가 진행된 밤 9시 경에, '아고라'와 '안티 이명박' 깃발을 앞세운 수십명의 사람들이 "YTN에 함께 가자"는 목소리를 내세웠다.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와중에도 KBS 본관 앞과 YTN 본사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고 한다. 나도 그들을 따라갔다.
"대선승리 논공행상 구본홍은 사퇴하라."
"낙하산 몰아내고 국민의 방송 지켜내자."
"언론장악 언론통제 최시중은 사퇴하라."
이미 우렁찬 구호와 함께,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수고가 많다면서 시민들이 슬쩍 놓고간 아이스크림과 치킨 등도 눈에 띈다. 그런 와중에 KBS 본관 앞에서 지속적으로 촛불을 밝혀왔다는 한 남성이 앞에 나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낙하산 인사로 구본홍이 사장에 내정되면서 YTN을 지켜내는 일이 무척 시급해졌다. 'PD수첩' 등에 대한 표적 수사를 벌이는 등 공권력의 압박 때문에 MBC의 내부갈등도 심하다고 들었다.이명박 정부가 시도하려는 공공부문 민영화의 선봉엔 '조중동'이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방송이 따르지 않아 차질을 빚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YTN과 MBC, 그리고 KBS 등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맹렬히 투쟁하자."
박수가 이어졌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내내 해박한 견해를 과시하는 것 같던 이 남성은 39세 최 아무개씨, 최씨와 더불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인터뷰를 시도해봤다.
[KBS 앞에서 꾸준히 '촛불'] "다 하면 안되는거다. 이명박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
-KBS 본관 앞에서는 언제부터 촛불을 들었나?
"(주변 사람들과 한참 기억을 더듬어가며)6월 8일 이후였던 것 같다."
-방송 문제에 대해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나?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면서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했다. 지분 구조 등의 문제를 살펴보면서 KBS가 타격을 받으면 MBC도 무너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동안 KBS에서 집중적인 투쟁을 벌여왔다."
-이명박 정부의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다수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하지 않고 1% 부유층들을 위한 정책만 제시하고 있다. 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공공부문 민영화도 다 그 1%의 이득을 위해 하는 것 아니겠나. 눈 앞에 보이는 수치상의 경제지표를 위해 '미국산 쇠고기 파문' 등 본질적인 검역주권까지 포기하는 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60일 가깝게 많은 사람들이 투쟁했지만 소통도 없고 대답도 없다. 정부가 앞장서서 소통을 다 막아놨다. 쇠고기 재협상만 해도 그렇다. 자국민들이 먹는 것도 문제가 많은데 우리가 수입해오는 것은 더 문제가 크지 않을까. 말만 바꾸는 공공부문 민영화·대운하·언론 통제 모두 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음반 사러 나왔던 '촛불소녀'] 요즘 학교에서 제일 심한 욕은 "이명박 같은 놈"
다음은 노트에 매직으로 구호를 적어가면서 손피켓 삼아 YTN에 합류한 김 아무개양(15)과의 대화다.
-아까부터 '노트 피켓'이 눈에 띄었다. (음악노트였다.) 이 자리엔 어떻게 나왔나?
"사실은 음반 사러 광화문에 나온 길이다. 그러다가 YTN으로 가자는 시위대가 눈에 띄어 따라왔다."
-시민들이 방송사 앞에서 촛불을 드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최시중이라는 분이 언론을 통제하면서 거짓방송이 나올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화낼 일이다."
-요즘 학교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가나?
"모든 욕이 다 동원된다고 봐야 한다. 예전엔 "이 국회의원 같은 놈"이라는 욕이 심한 욕 중 하나였는데, 요즘은 "이 이명박 같은 놈"으로 바뀌었다."
-학생들이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선생님들은 막으려고만 한다. 그럴수록 참여하려는 아이들이 많다. 학교에서도 촛불을 키려는 아이들도 있고, 어떤 언니는 집회에 참여하려고 다른 이유를 대며 조퇴했다가 교감 선생님한테 걸려서 3일간 정학 처분을 받기도 했다."
-'노트 피켓' 내용을 보니 "조금 있으면 방학임"이라고 써 있다. 방학 이후에 자주 나온다는 이야기겠지?
"그렇다. 당연하다. 다들 벼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빨리 물러나세요!"
학교 안에서도, 아이들이 어른들 모르게 이명박 대통령과 싸우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와닿았다.
['연꽃 촛불' 만들고 있던 그들] "수원사는 76세 할아버지도 매일 나오시는데요 뭘"
한쪽 구석에서는 20~30대로 보이는 여성들과 일부 남성들이 종이컵에 색종이를 오려붙여가며 '연꽃'을 만들고 있었다. 시민들이 구호를 외칠 때에도, 그들은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친던 것이 눈에 띄었다.
-여러분들 모두 '소속'이 있는가?
"개인 참여라고 하고 싶다. 서로 아고라 활동하다가 만나서 'YTN 지키미(http://cafe.daum.net/YTNYTN)'이라는 카페까지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YTN 앞에서 최초로 시위를 하신 분들은 6명이었다. 인원이 적어 '아고라'에 도움을 요청해 10~15명이 늘어났다. 20명 가량이 꾸준히 나서고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 만들고 계시는 이것은 뭔가?
"연등초다. '세상을 움직이는 여자들'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주도적으로 만들고 있는데, 작지만 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분들께 배워와서 지금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인터뷰 내내 그들 사이에서 심도있는 대화가 이어진다. YTN에 대한 공부가 철저하게 준비된 것 같았다. 해박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서로 큰 목소리로)"그만하면 됐다. 빨리 내려와라."
"지지율 올리려면 국민이 원치 않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마라."
나로서는 이 이야기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할아버지 한분을 가리키며) 저분은 수원 사시는 76세된 할아버지시다. 매일 나오신다. 젊은 우리가 뒤쳐져서야 될까?"
시민 모두를 '자발적 전문가'로 만든 이명박 대통령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논란을 유발하다 보니, 이명박 대통령은 시민 모두를 '자발적 전문가'로 만든 경향이 짙다. 분야도 한 두 분야가 아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자신의 생각에 맞게, 자발적으로 곳곳에 흩어져 공부까지 해가면서 '투쟁'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의 3대 주요 종교에서도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개신교'에서도 나설 정도다. 시민들에게 더이상 무엇을 바라나.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말은 '불법시위 엄단' 운운하는 것이 아니다. 답은 밤을 통째로 곳곳에 바치고 있는 이 시민들이 그대로 말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부디 이 저자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기울이길 바란다.
"저희는 개신교 목회자들입니다. 집회 시작 전에, 일보 보수 개신교 사람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맞불집회를 열어 이 광장을 혼탁하게 만들어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치게 한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저는 목사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볼 때마다 목사로서 장로 교육 잘못 시킨 점, 여러분들께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죄송합니다."
▲ 거리 행진에 나선 개신교 목회자들 ⓒ 박형준
종교계에서 '꺼져가는 촛불(촛불이 꺼져간 적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을 되살리고 있기에, 청와대에서 몹시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천주교·개신교·불교가 모두 나섰다. 개신교에서 시국기도회를 주최하는 가운데, 그 이전까지 3일 연속으로 미사를 진행했고 천막을 치고 단식기도를 하고 있는 사제단 신부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신자 아닌 다른 시민들도 많이 모인다는 점을, 개신교 목회자들도 감안한 듯했다. 찬송가 대신 '대한민국 헌법 1조'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행진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명박은 회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한 흔적이 역력했다.
play
▲ 개신교 목회자 및 신도,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한 '촛불 행진' ⓒ 박형준
개신교 목회자들과 신자까지 거리로 나와 시국기도회와 행진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규탄하는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나로서는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진 점이 또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촛불'을 계기로 천주교·개신교·불교가 화합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행진을 마치고 YTN 본사 앞에 가보니...
▲ YTN 본사 앞, 플랜카드 ⓒ 박형준
▲ YTN 본사 앞 촛불시위 ⓒ 박형준
행진을 마치고 다시 촛불문화제가 진행된 밤 9시 경에, '아고라'와 '안티 이명박' 깃발을 앞세운 수십명의 사람들이 "YTN에 함께 가자"는 목소리를 내세웠다.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와중에도 KBS 본관 앞과 YTN 본사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고 한다. 나도 그들을 따라갔다.
"대선승리 논공행상 구본홍은 사퇴하라."
"낙하산 몰아내고 국민의 방송 지켜내자."
"언론장악 언론통제 최시중은 사퇴하라."
play
▲ YTN 본사로 향하고 있는 시위참가자들 ⓒ 박형준
이미 우렁찬 구호와 함께,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수고가 많다면서 시민들이 슬쩍 놓고간 아이스크림과 치킨 등도 눈에 띈다. 그런 와중에 KBS 본관 앞에서 지속적으로 촛불을 밝혀왔다는 한 남성이 앞에 나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낙하산 인사로 구본홍이 사장에 내정되면서 YTN을 지켜내는 일이 무척 시급해졌다. 'PD수첩' 등에 대한 표적 수사를 벌이는 등 공권력의 압박 때문에 MBC의 내부갈등도 심하다고 들었다.이명박 정부가 시도하려는 공공부문 민영화의 선봉엔 '조중동'이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방송이 따르지 않아 차질을 빚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YTN과 MBC, 그리고 KBS 등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맹렬히 투쟁하자."
박수가 이어졌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내내 해박한 견해를 과시하는 것 같던 이 남성은 39세 최 아무개씨, 최씨와 더불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인터뷰를 시도해봤다.
[KBS 앞에서 꾸준히 '촛불'] "다 하면 안되는거다. 이명박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
-KBS 본관 앞에서는 언제부터 촛불을 들었나?
"(주변 사람들과 한참 기억을 더듬어가며)6월 8일 이후였던 것 같다."
-방송 문제에 대해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나?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면서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했다. 지분 구조 등의 문제를 살펴보면서 KBS가 타격을 받으면 MBC도 무너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동안 KBS에서 집중적인 투쟁을 벌여왔다."
-이명박 정부의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다수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하지 않고 1% 부유층들을 위한 정책만 제시하고 있다. 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공공부문 민영화도 다 그 1%의 이득을 위해 하는 것 아니겠나. 눈 앞에 보이는 수치상의 경제지표를 위해 '미국산 쇠고기 파문' 등 본질적인 검역주권까지 포기하는 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60일 가깝게 많은 사람들이 투쟁했지만 소통도 없고 대답도 없다. 정부가 앞장서서 소통을 다 막아놨다. 쇠고기 재협상만 해도 그렇다. 자국민들이 먹는 것도 문제가 많은데 우리가 수입해오는 것은 더 문제가 크지 않을까. 말만 바꾸는 공공부문 민영화·대운하·언론 통제 모두 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음반 사러 나왔던 '촛불소녀'] 요즘 학교에서 제일 심한 욕은 "이명박 같은 놈"
다음은 노트에 매직으로 구호를 적어가면서 손피켓 삼아 YTN에 합류한 김 아무개양(15)과의 대화다.
-아까부터 '노트 피켓'이 눈에 띄었다. (음악노트였다.) 이 자리엔 어떻게 나왔나?
"사실은 음반 사러 광화문에 나온 길이다. 그러다가 YTN으로 가자는 시위대가 눈에 띄어 따라왔다."
-시민들이 방송사 앞에서 촛불을 드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최시중이라는 분이 언론을 통제하면서 거짓방송이 나올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화낼 일이다."
-요즘 학교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가나?
"모든 욕이 다 동원된다고 봐야 한다. 예전엔 "이 국회의원 같은 놈"이라는 욕이 심한 욕 중 하나였는데, 요즘은 "이 이명박 같은 놈"으로 바뀌었다."
-학생들이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선생님들은 막으려고만 한다. 그럴수록 참여하려는 아이들이 많다. 학교에서도 촛불을 키려는 아이들도 있고, 어떤 언니는 집회에 참여하려고 다른 이유를 대며 조퇴했다가 교감 선생님한테 걸려서 3일간 정학 처분을 받기도 했다."
-'노트 피켓' 내용을 보니 "조금 있으면 방학임"이라고 써 있다. 방학 이후에 자주 나온다는 이야기겠지?
"그렇다. 당연하다. 다들 벼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빨리 물러나세요!"
학교 안에서도, 아이들이 어른들 모르게 이명박 대통령과 싸우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와닿았다.
['연꽃 촛불' 만들고 있던 그들] "수원사는 76세 할아버지도 매일 나오시는데요 뭘"
▲ '연등초'를 만들고 있는 시민들 ⓒ 박형준
한쪽 구석에서는 20~30대로 보이는 여성들과 일부 남성들이 종이컵에 색종이를 오려붙여가며 '연꽃'을 만들고 있었다. 시민들이 구호를 외칠 때에도, 그들은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친던 것이 눈에 띄었다.
-여러분들 모두 '소속'이 있는가?
"개인 참여라고 하고 싶다. 서로 아고라 활동하다가 만나서 'YTN 지키미(http://cafe.daum.net/YTNYTN)'이라는 카페까지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YTN 앞에서 최초로 시위를 하신 분들은 6명이었다. 인원이 적어 '아고라'에 도움을 요청해 10~15명이 늘어났다. 20명 가량이 꾸준히 나서고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 만들고 계시는 이것은 뭔가?
"연등초다. '세상을 움직이는 여자들'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주도적으로 만들고 있는데, 작지만 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분들께 배워와서 지금 만들고 있는 중이다."
▲ 이것이 '연등초'다. ⓒ 박형준
인터뷰 내내 그들 사이에서 심도있는 대화가 이어진다. YTN에 대한 공부가 철저하게 준비된 것 같았다. 해박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서로 큰 목소리로)"그만하면 됐다. 빨리 내려와라."
"지지율 올리려면 국민이 원치 않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마라."
나로서는 이 이야기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할아버지 한분을 가리키며) 저분은 수원 사시는 76세된 할아버지시다. 매일 나오신다. 젊은 우리가 뒤쳐져서야 될까?"
시민 모두를 '자발적 전문가'로 만든 이명박 대통령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논란을 유발하다 보니, 이명박 대통령은 시민 모두를 '자발적 전문가'로 만든 경향이 짙다. 분야도 한 두 분야가 아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자신의 생각에 맞게, 자발적으로 곳곳에 흩어져 공부까지 해가면서 '투쟁'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의 3대 주요 종교에서도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개신교'에서도 나설 정도다. 시민들에게 더이상 무엇을 바라나.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말은 '불법시위 엄단' 운운하는 것이 아니다. 답은 밤을 통째로 곳곳에 바치고 있는 이 시민들이 그대로 말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부디 이 저자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기울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