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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제주도 여행을 위한 팁

등록|2008.07.04 21:39 수정|2008.07.04 21:39
얼마 전 제 블로그에 제주도 택시기사에 대한 글을 올렸을 때, 의외로 제주도 여행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서비스가 엉망인 것은 물론이고, 바가지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는 분들도 있었는데요. 사실 제주도에 온 지 이제 5년 조금 넘었지만 몇 군데 관광지를 빼고서는 그렇게 물가가 비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조금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가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기는 하지만 이곳도 사람들이 (인구 50만) 사는 곳이기 때문에 터무니 없이 물가가 비싼 곳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런 오해가 있는 것은 아마도 제주도 여행을 오시면서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성수기 때 물가가 비싸지는 것이나, 제주도민하고 관광객들에게 이중으로 가격표를 매기는 것은 분명 상인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고, 지금도 제주도에서는 그런 불편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당장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기 전까지라고 관광객들이 똑똑한 소비자가 되도록 노력한다면 제주도 여행을 더 알차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먼저 제주도는 여행사에서 추천하는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로운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제주도를 둘러보시면 아시겠지만, 제주도는 유명한 관광지도 아름답지만, 유명하지 않아도 어느 곳을 가든지 아름다운 해변과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름 없는 제주도 바닷가차를 타고 가다가 찍은 사진. 유명한 곳이 아니라 관광객 하나 없었지만, 너무 아름다운 제주도의 바닷가 ⓒ 천호선

   

이름 없는 제주도 바닷가2차를 타고 가다가 찍은 사진. 유명한 곳이 아니라 관광객 하나 없었지만, 너무 아름다운 제주도의 바닷가 ⓒ 천호선

그래서 여행사에서 짜놓은 패키지 관광보다는 차 하나 빌리고 지도 하나 받아서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는 것이 훨씬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패키지 여행의 경우에는 코스가 다 결정되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식당이나 숙소까지 정해진 곳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여행을 마음대로 하기도 힘듭니다. 또, 다른 곳은 들러보지도 않고, 정해진 곳만 움직이니까 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패키지 여행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팁: 제주도는 버스 노선이 잘 발달하지 않아서, 차를 빌리지 않으면 여행하기가 힘듭니다. 아니면 스쿠터나 자전거 도보로 여행을 짜는 것도 (체력만 된다면)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여행 계획을 짜실 때, 박물관이나 기념관, 놀이동산 같은 곳은 적게 둘러 보는 것이 좋습니다.

유명한 잔치에 먹을 것 별로 없다는 말이 있듯이, 제주도 관광지도를 보면 아프리카 박물관 부터 오설록 박물관, 소리 박물관, 테디베어 박물관, 성 박물관, 여미지 식물원 등등 이런 것들이 왜 제주도에 있을까 하는 박물관이나 기념관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런 곳들 중에서도 나름 괜찮은 곳들도 많고 추천하고 싶은 곳들도 있지만, 대개 비싼 입장료에 비해서 (몇 천원에서 몇 만원까지 받습니다) 볼 것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택은 자유지만, 너무 많은 박물관을 둘러보기 보다는 꼭 보고 싶은 한 두 곳을 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팁: 무슨 무슨 랜드나 비싼 입장료와 사용료를 받는 곳보다는 제주도에 오셨다면 차라리 성산 일출봉이나 만장굴, 정방폭포, 천지연, 천제연 같은 곳을 둘러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런 곳에도 입장료가 있습니다.

세번째로 성수기는 어느 곳이나 비싸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을수록 당연히 물가가 비싸지기 마련입니다. 제주도는 여름방학을 전후로 (대개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성수기로, 그때는 비행기 표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렴한 여행을 원하신다면 이 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팁: 여름에 오는 제주도도 좋지만, 겨울에 제주도를 오는 것도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생각보다 추운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겨울 바다와 눈 덮힌 한라산도 볼 수 있고요, 어느 곳을 가든지 가격도 저렴해서 여름에 비하면 반 정도 경비를 절약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숙소나 식당을 찾으실 때는 이름난 관광지 주변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광객분들이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 음식이나 숙소 때문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름난 관광지 주변은 위치가 좋은 만큼 당연히 건물 임대료도 비싸기 때문에 음식의 종류나 맛을 떠나서 음식 값이 터무니 없이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또, 숙소 역시 관광객들이 찾기 쉬운 곳은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제주시나 서귀포 시내로 들어가셔서 식사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주시나 서귀포 시내는 어차피 제주 도민들이 실제로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에, 성수기라고 해도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또, 차라리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 있는 식당들이 맛이 더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아니면 제주 맛찻사 같은 카페를 이용하시면 제주도 내에서 음식 맛있고 가격 싼 곳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여행을 다녀 오신 분들에게 물어도 좋구요. 인터넷으로 잘 찾아보시고 오시면 맛있는 음식들을 싸게 잘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숙소 역시 아무 계획 없이 와서 정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미리 계약을 하고 오는 것이 바가지 쓸 경우가 적겠습니다.

외지 사람으로 제주도에 와서 살면서 이것저것 생각한 것이 많았는데, 막상 쓸려고 하니까 생각이 잘 안납니다. 이런 것들 말고도 생각해 보면 많겠지만, 결국은 제주도 오기 전에 이것 저것 많이 찾아보고 오는 것이 제주 여행을 잘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주도 바가지 상술하면 이차적으로는 제주도 관광 산업에 피해가 되는 것이겠지만, 일차적으로는 관광을 오신 분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돈은 돈 대로 쓰면서 기분까지 상하게 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관광을 오시는 분들이 확실히 준비하셔서 제주 여행을 잘 하시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주도! 그냥 하늘만 쳐다봐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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