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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미스코리아 사진 본 국회의원 "변명 말고 자숙해야"

궁색한 변명보다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이미지 개선 도움 될 것

등록|2008.07.05 14:46 수정|2008.07.05 14:46

▲ 이 의원은 미스코리아 사진을 보고 나서 '아차 싶었다'고 여의도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그의 새끼손가락은 세번째 미스코리아를 터치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 여의도통신 홈페이지 캡쳐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스코리아 사진을 보던 한나라당 초선 의원이 여의도 통신 기자에게 딱 걸려 대대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 포털에서 이름이 실시간으로 오르락내리락 하고 그의 홈페이지는 공사중이다. 

“너희는 회사에서 이런 거 안보냐?”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가족을 대표해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 나가는 회사원과 국민을 대표해 일을 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 받으며 국회에 일하러 간 공인인 국회의원과 비교할 일은 못되는 것 같다. 그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기로 한다.

그런데 이 의원의 해명이 더 재밌다. ‘뉴스를 보는데 미스코리아 뽑는 장면이 있어 나도 모르게 눌렀다.’ 지난 4일 보도 직후 여의도 통신에 해명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는 이런데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다. 영화를 보는데 감동적인 장면이 나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하면 이해하겠지만 국회 본회의장이란 곳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궁색한 변명으로 들리는 이유다.

이 의원은 또 여의도 통신 인터뷰에서 “모르고 그랬다. 선처 바란다”고 했는데, 뭘 모르고 그랬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스코리아 사진을 봤다는 건지, 그 장소, 그 시간에 미스코리아 사진을 보는게 문제가 될 줄 몰랐다는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다.

전자든 후자든 여의도 통신 사진에서 보듯 모니터 하단에 여러 명의 미스코리아가 있고 이 의원이 터치스크린으로 다음 미스코리아를 향해 터치하는 모습을 보면 ‘모르고 그랬다’는 변명은 더욱 더 궁색하게 보인다. 즉 “보고 나서, 아차 싶었다”고 변명을 했는데 이 의원의 손은 세 번째 미스코리아를 터치하고 있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장소가 국회이고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잠시 망각하고 한 남자로서 본능적 행동이 앞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억울하다, 모르고 그랬다고 호소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첫 등원한 초선 의원으로서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국민을 대표해, 국민의 손에 뽑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 받고 일하는 공인인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티스토리 블로그에 동시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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