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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시드니 청소보다 한국 정부 청소가 더 시급"

호주 시드니 6차 촛불집회 후, 7차 집회 예고

등록|2008.07.07 09:03 수정|2008.07.07 09:03
"정부 걱정하느라 국민들 정말 부지런해야 할 판"

시드니의 겨울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다. 6차 촛불집회가 있던 지난 토요일(5일)도 비와 함께 시작한 하루였다. 하지만 지난 다섯 차례 집회와 마찬가지로 시드니의 촛불은 하느님이 지켜준다는 사실이 여실히 증명(?)된 하루였다.

호주인 홍보에 집중했던 지난 집회와는 달리, 6차 집회는 교민들에게 급박한 한국의 상황을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 하에 교민 밀집 거주지역인 스트라스필드에서 개최되었다.

평일 저녁이라 참석인원은 적었으나, 퇴근길에 달려온 직장인에서부터 자녀들 저녁만 챙겨 주고 급히 참석한 주부 그리고 브리즈번 여행 중 시드니 촛불집회 소식을 듣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사십 중반의 여행객까지 다양하였다.

1차 집결은 스트라스필드 연합교회에서 이루어졌으며, 참석자들끼리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 후 1시간 반 동안 한국집회 현황 설명과 자유토론을 했다.

참석자들은 "국민들이 정부를 걱정해야 하는 것인지, 정부가 국민들을 걱정해야 하는 것인지,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말 부지런해야겠다. 해야 할 숙제들이 너무 많다"라는 말에서부터,

"한국에서도 힘든 집회가 이국 땅 호주에서 이렇게 오래 지속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러한 대다수 국민들과 해외교포들의 한결같은 염원에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소통(?)의 정부가 한심하게까지 느껴진다"라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특히 시드니에서 청소업을 하고있다는 한 중년 부부는 "지금은 시드니 청소보다 한국 정부 청소가 더 시급하다"라는 뼈있는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스트라스필드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 시드니 교민들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스트라스필드에서 한인 상가를 중심으로 한국의 상황과 호주교민들이 촛불을 드는 이유를 담은 홍보물을 배포했다. ⓒ 김인아


반대하는 사람들도 아우르며 함께 가야

2부 행사는 스트라스필드역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했다. 여기서 참석자들은 한국의 상황과 호주 교민들이 촛불을 드는 이유를 담은 국·영문 홍보물을 배포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모든 교민들이 촛불집회를 찬성하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까지도 아우르며 함께 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초석이 아닐까 생각한다.

홍보물을 받아 든 일부 교민은 "굳이 호주에서까지 이래야 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하였으나, 대부분 교민들은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여 한자 한자 꼼꼼히 읽었고, 그중 일부는 따뜻한 격려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홍보물은 스트라스필드역 입구와 광장 그리고 한인상가를 중심으로 배포했다. 홍보물의 장수가 하나하나 줄어들어가자 참석자들의 표정은 더 밝아졌다. 촛불집회와 홍보물 배포는 밤 10시가 훌쩍 지난 시간 한 참석자의 즉석 저녁식사 초대로 마무리 되었다.

시드니 7차 촛불집회는 오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며, 자세한 사항은 다음카페 '상식이 통하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http://cafe.daum.net/rescueourselves)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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