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총장에게 보낸 메시지이날 한 참석자가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낸 메시지 피켓을 들고 있다. ⓒ 김철관
장맛비가 쏟아지는 좋지 않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40만 명 이상이 참가한 것은 날씨가 좋았던 지난 6월 10일 촛불집회와 버금가는 일대의 역사적 사건이 됐다.
▲ 제59회 촛불문화제이날 40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행렬이 이어졌다. ⓒ 김철관
▲ 시청역이날 지하철 1호선 시청역도 촛불 참석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 김철관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이후 줄곧 특이한 장면을 남기기로 작심했다. 평소 썼던 촛불문화제, 거리행진 등을 묘사한 촛불현장참관기에서, 눈길을 끈 촛불시위 퍼포먼스나 특이한 장면을 포착하기로 마음먹고 찾았다. 먼저 촛불문화제가 시작될 무렵 지하철 1호선 시청 역사내를 살폈다. 시청역도 촛불집회에 참여하려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광장쪽 게이트로 나오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피켓이 마음에 끌렸다. 고국을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보내는 메시지였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높게 들고 있던 피켓은 백지 위에 검정글씨로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적었다.
▲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 메시지이날 참여연대는 폭력시위를 묵인한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 김철관
▲ 검찰 경찰 엽서 보내기 캠페인참여연대는 촛불 시위자 폭력진압에 항의해 동네 검찰 경찰에 엽서보내기 운동을 전개했다. ⓒ 김철관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서 이명박 대통령 외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어청수 경찰청장이었다. 시청광장 주변에는 용의자 어청수 신고보상금 수배전단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전경차로 상습적인 불법주차로 시민들을 감금한 죄, 명박산성에 이순신을 납치한 죄, 이명박 행동대장이 되기 위해 별짓을 다한 죄 등의 죄명도 덧붙였다.
이날 참여연대는 폭력진압 앞장선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 피켓과 어청수 경찰청장, 임채진 검찰총장에 대한 항의 표시로, 경찰과 검찰에 엽서보내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특히 인터넷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찰에 대한 항의 현수막도 걸렸다.
▲ 어청수 경찰청장 수배전단이날 시청광장 주변 곳곳에 어청수 경찰청장 수배전단이 붙었다. ⓒ 김철관
▲ 어청수 퇴진 현수박이날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인터넷기자들에게 폭력을 사용한 경찰에 대한 항의성 현수막을 내걸었다. ⓒ 김철관
촛불집회에 현장에서 만난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은 “촛불집회 취재 중인 인터넷기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이 극에 달했다”면서 “기자에 대한 폭력은 묵과할 수 없는 대사건이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정중한 사과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바로 옆에서는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공영방송 사수, 조중동 폐간, 최시중 방통위원장 퇴진 등의 홍보에 열을 올렸다.
▲ 기차놀이이날 명박산성 앞에서는 등에 '오늘도 눕자'라고 쓴 몸자보를 단 참여자들이 촛불기차놀이를 진행했다. ⓒ 김철관
▲ 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이날 민주시민후보인 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가 명함을 돌리고 있다. ⓒ 김철관
촛불행렬이 남대문을 향해 줄지어 가고 있을 무렵, 명함을 돌리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오는 7월 30일 치러질 교육감 선거에 출마선언을 한 주경복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였다. 그는 명함을 돌리면서 홍보에 힘을 쏟았다. 특히 촛불거리행진에 나선 사람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사교육 문제 해결, 광우병 쇠고기 학교급식 사용 전면금지, 친환경 직영급식, 부패지수 1위인 서울교육청을 깨끗한 교육행정 혁신 등의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촛불거리행진이 한창인 저녁 8시 40분경, 70대로 보이는 보수단체 소속 할아버지가 촛불시위에 참여한 20대 젊은 청춘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해 인근 파출소에 연행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 거리행진도로는 국민소유, 도로행진은 국민자유 피켓 ⓒ 김철관
▲ 취재열기이날 촛불거리행진에 나선 참여자들을 포착하기 위한 취재열기도 대단했다. ⓒ 김철관
100만 촛불, 100만 당원의 기치를 건 촛불당의 깃발이 등장했다. 인터넷 다음 카페에 ‘촛불당’(www.candleparty.or.kr) 사이트도 개설했다. 이들은 ‘촛불시대 어둠을 밝히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힘입니다’라는 모토로 촛불당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킨 상태다.
이날 맨 선두에서 거리촛불행진을 펼친 시민들이, 맨 뒤 행렬이 시청 광장을 빠져 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청계천을 돌아 시청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제히 함성과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본 무대에서는 멋진 촛불행렬을 포착하기 위한 기자들의 취재열기 또한 대단했다.
▲ 촛불당촛불당(준)에서 준비한 깃발 ⓒ 김철관
▲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김철관
그 주변 텐트에는 자주시대의 진보의 눈, 615TV(615tv.net)가 촛불집회 현장 생중계를 했다. 진행자는 대형모니터를 설치해 현재 조·중·동·문 등 보수신문의 촛불집회 기사보도를 직접 클릭해 보여줬다. 그리고 보도비평도 곁들었다. 조선일보 사이트는 촛불 시위의 본질을 호도했고, 촛불 주도 수배자가 무대발언을 했다는 비아냥 보도를 했다.
거리행진이 계속된 가운데 시청광장 한 켠에서 촛불을 켜고 조용히 대화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문예지 <휴먼메신저>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우종(80) 문학평론가, 원정미(50, 발행인) 수필가, 박소향(46, 편집인) 시인이었다.
▲ 615TV인터넷 615TV가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조중동 등 보수신문의 촛불집회 보도를 비평했다. ⓒ 김철관
그동안 인터넷이나 신문 방송보도를 통해 알고 있던 촛불시위 정보를 좀더 가까이에서 보고 글을 쓰기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첫 촛불집회에 나온 이들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정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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