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밤, 누리마루나 뛰어봐?
시민들의 산책, 조깅코스로 각광받는 해운대 누리마루의 여름밤
▲ 해무로 잘 보이지 않지만 맑은 날에는 누리마루 뒤로 멀리 광안대교를 볼 수 있다. ⓒ 진민용
연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며 사람들에게서 단잠을 빼앗고 있습니다. 딱히 어느 지역이라고 꼬집을 수 없을 정도로 전국적인 무더위가 장마를 대신하고 있고, 이 때문에 주택가 주변 공원에는 밤잠을 설친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색다른 추억을 만들기도 하지요.
그러고 보면 부산에는 참 좋은 곳이 많습니다. 아마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도시 끝에서 끝까지 수영장이 있는 도시는 보기 드물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멀리 다대포 해수욕장을 지나면 송도해수욕장, 그리고 광안리 해수욕장을 지나면 해운대 해수욕장, 거기서 더 들어가면 송정 해수욕장과 기장, 대변 등을 따라 오르면 감포해수욕장이 나옵니다.
"날은 덥고 잠은 안 오고... 해운대 누리마루나 한 번 뛰어볼까"
▲ 늦은 밤이지만 누리마루 일주로는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인다. ⓒ 진민용
▲ 뒤로 보이는 누리마루가 해무에 몸을 숨기고 있다. ⓒ 진민용
그러고 보니 부산시민들은 참 좋은 환경에 살고있음이 분명합니다. 간혹 비키니 차림으로 광안리 카페에 앉아 있는 미녀들이나, 해운대 달맞이고개를 돌아다니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아차, 그래서 좋은 환경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마음만 먹으면 저녁밥을 물리고 가족들과 함께 해수욕장에서 수영 한 판 하고 그대로 집에가서 샤워하고 잘 수 있는 곳이 바로 부산이니까요.
▲ 일주로를 한 바퀴 돌아나오면 조선호텔과 오션스 타운이 보인다. ⓒ 진민용
▲ 멀리 높이솟은 아파트와 숲이 어우러진 부산 해운대의 야경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 진민용
누리마루 앞 바닷바람은 무더위에도 시원한 생수에 얼음이 부딪히듯 청아한 느낌을 주며, 바다에서 올라오는 해무는 더위에 찌든 땀을 시원하게 적셔주고 적당한 끈적임은 우리 몸에서 분출되는 열기와 어우러져 생동감을 더해 줍니다.
누리마루는 야간 개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오히려 은은한 불빛이 비추는 장면이 더 아름답고, 산을 끼고 숨은 듯한 건물의 형태가 이곳을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색이 없게 합니다. 해운대의 여름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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