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 한나라당 독식' 거제시의회 후유증 심각
한나라당 의원까지 '합의 사항 지켜지지 않아' 성명 ... 강연기 위원장 사퇴하기도
▲ 거제시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놓고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 거제타임즈
거제시의회는 지난 4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에 옥기재, 부의장에 김두환, 총무사회위원장에 이태재, 산업건설위원장에 강연기, 의회운영위원장에 임수환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강연기 위원장은 지난 7일 "전반기 때 다른 상임위원회를 했고 초선이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산업건설위원장 사퇴서를 제출했다. 거제시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강 위원장이 제출한 사퇴 여부를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산회했다.
거제지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회의가 열리지 못하자 옥기재 의장은 "의원들이 본연의 임무인 회의장에 참석치 않는 것은 스스로의 직무를 망각하는 행위로서 일단 회의장에 참석해 충분한 의견 개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김두환 부의장도 "일단 회의에 참석해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진보신당 소속 한기수 의원은 "동료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어떻게 회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본회의 참석만을 종용할 것이 아니라 무엇 때문에 회의 참석하지 않는지 자초지종을 묻고 함께 숙의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9일 강연기·김정자·옥진표·이상문(이상 한나라당)·박명옥(민주노동당)·한기수(진보신당)·이행규(무소속) 의원은 이번 의장단 선거 사태와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과한 권력욕과 이기심의 배신정치를 끊고 신뢰와 화합의 정치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들은 "배신의 정치가 거제도에 생겨났다"며 "시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신다면, 그 싹을 잘라내어 신뢰의 정치문화를 만들어 후손에게 본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 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 전에 했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4일 실시된 선거 때 13명이 참여하였는데, 의장·부의장 선거는 각각 8표를 얻어 당선이 되었다"면서 "8표는 한나라당 일부(6명)와 야당의 합의 결과였다"고 설명.
이들은 "당시 합의 내용은 의장·부의장·운영위원장은 한나라당 일부가 차지하고 총무사회·산업건설위원장은 야당에게 준다는 것이었으나 그 한나라당의원들은 한 자리도 야당에게 주지 않았다"고 주장.
이들은 "의원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꼭 필요하다. 시민의 머슴으로서 더 좋은 방안을 찾으면서 생기는 많은 의견의 불일치를 서로 참고 조정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번 의장단 선거 사태는 타 정당과 타 의원에 대한 배신이자 정치도의 상실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로 남을 것이기에, 또한 향후 2년간의 의정활동을 감정과 불신과 보복의 정치로 향하게 할 것이기에 입장을 밝힌다"고 설명.
그러면서 이들은 "시민의 대표인 동료의원들을 단 몇 시간 만에 배신하는 행위를 단죄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의회 본회의 불참 등으로 그분들이 배신을 회개할 시간을 주어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옥기재 의장은 "의장을 하겠다는 의사 표현만 하고 결정은 동료 의원들이 했다"면서 "야당 의원과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정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유수상 의원(한나라당)은 "선거 당일 야당 의원들은 2개 상임위원장을 요구했지만 주겠다는 확답은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끼리(한나라당 소속 6명) 의논하겠다고 했는데, 야당이 3명인데 2자리를 준다는 것은 무리라는 말이 나왔다. 곧바로 선거에 들어가는 바람에 다시 만나 의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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