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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직영전환, 학교장 기피현상 심각

[기획] 학교급식법 개정 2년, '법 따로 학교 따로' ①

등록|2008.07.10 11:00 수정|2008.07.10 11:02
2006년 위탁 급식사고 이후 정부와 각 지역 교육청이 위탁 급식학교들의 직영운영을 독려하고 있지만 직영전환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송파 지역 내 학교들도 예외는 아니다.

학교급식 확대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1996년 위탁급식제도가 도입됐으나 10여년 동안 직영급식보다 식중독 발생률이 높고 저급 또는 수입 식재료 사용과 위생관리 수준도 낮아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민원이 야기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03년 3월 서울 지역 13개교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 사고에 이어 3년 뒤인 2006년 6월 또다시 수도권 지역 46개교에서 대형 식중독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 2006년 7월 국회는 학교급식의 직영급식을 원칙으로 하는 학교급식법을 개정하고 기존 위탁급식 실시학교에 대해 오는 2010년 1월 19일까지 유예기간 3년 이내에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학교급식법이 개정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일선 학교들은 유예기간만을 운운하면서 직영급식전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위생사고 발생률이 직영보다 3배 이상 높고 급식비리 발생, 업체의 과도한 이윤추구 등 제반 문제점을 해소할 대안으로 직영급식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서울 강동·송파구 관내 학교들은 산 넘어 불구경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2006년 이후 강동·송파구 관내 초·중·고교의 급식 현주소를 조명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학생들의 안전한 급식환경 조성에 필요한 안정적인 직영급식 전환을 위한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강동구의 경우 신임 이해식 구청장이 강동구 전체 학교 급식에 국산 유기농산물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토대로 한 ‘친환경 급식 조례안’ 제정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친환경 급식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타 지자체의 사례와 비교·검토해 보고자 한다. - 기자

서울 강동·송파구 관내 41개 중학교 중 단 2곳만 직영급식
저급식자재 사용 불가피, 위생사고 예고…학생건강 뒷전

 수입 쇠고기 사용 직영 〈 위탁 ‘多’

글 싣는 순서

1. 강동·송파구 학교급식 현주소
2. 직영전환 추진… ‘산넘어 산’
3. 강동구 친환경급식 가능할까


교육과학기술부가 조사한 학교급식 실시현황을 살펴보면 전제 학교 1만1136개교 중 99.7%인 1만1106학교(2008년 4월 기준)에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직영급식이 88.5%(9827개교), 위탁급식은 11.5%(1279개교)로 큰 차이를 보인다.

1인 평균 760만명이 급식(전체학생 대비 97.7%)을 이용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으며 학교당 평균 급식 학생수는 684명으로 조사됐다.

요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촛불을 들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한다. 바로 학교 급식을 통해 음식을 섭취하는 학생들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울산·경기 등 8개 광역 시·도의 4576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1학기 급식에 사용한 쇠고기의 원산지를 조사한 결과, 국내산 쇠고기 사용 비율이 직영급식은 95.3%인 반면에 위탁급식은 10.4%로 조사돼 위탁급식에서 가격이 저렴한 수입쇠고기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중독 사고율 위탁 5.3배 '高'

또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학교 식중독 사고 통계를 이용해 직영급식과 위탁급식의 식중독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2006년도의 경우 학교단위 급식제공 10만 건 당 직영급식은 1.5건인데 반해 위탁급식은 무려 15.4건이나 발생했고 식중독 발생 건수 비율은 직영급식보다 위탁급식에서 8년간 누적평균 5.3배 더 많이 발생해 위탁급식의 위생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식중독 사고와 환자 수는 최근 8년간 직영급식은 155건에 1만5412명, 위탁급식은 150건에 1만7559명이 발생해 누적평균 사고건당 환자수는 직영급식 99명, 위탁급식 117명으로 나타나 위탁급식의 사고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강동·송파구 관내 56개 초등학교의 경우 100%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중학교의 경우 41개교 중 송파구의 세륜중학교와 서울체육중학교 단 2곳만이 직영을 하고 있다. 송파구 신천중학교가 올해 하반기부터 직영급식을 실시하며 강동구 고덕중학교가 내년 직영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급식업자들 반대 ‘强’

지난 2006년 급식사고 이후 강동교육청 관내 중학교의 경우 직영으로 전환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이같이 학교들이 직영전환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학부모·시민단체는 계약기간 만료시점에서 직영전환을 요구하나 일부 학교장과 업자들은 유예기간 경과 후 일제히 직영화를 주장하고 있다.

학교장들은 그동안 위탁급식 업체에 일임해온 급식관리를 직접 담당해야 하기에 부담감을 느낀다. 이 때문에 급식시설 개선비 명목으로 학교당 8천만 원(서울은 1억원), 급식시설 신축비 3억 원, 영양사 인건비 교육청 지원 등의 정부와 교육청의 달콤한 조건에도 절대 넘어오지 않고 있다.

1996년 위탁급식제도 도입 후 10년 동안 위생사고 발생률이 직영보다 3배 이상 높은 위탁의 경우 위생안전에 문제점이 많지만 학교장들은 나몰라 식으로 일관하고 있어 관내 학생들의 식생활 안전 및 양질의 학교 급식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급식업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가원·문정·석촌·송파·오주중학교 급식을 위탁하고 있는 경일푸드서비스(주) 외 12개 위탁급식업자들은 학교급식의 원칙적 운영방식이 직영방식으로 전환되는 내용으로 개정된 학교급식법 제2조, 제7조, 제15조 및 부칙 제4조가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결정을 내린 바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울동부신문(2008년 7월 2일 684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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