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 만나러 가는 길인데, 내가 출국금지?"
'출금' 피해 네티즌 "카페 관련 언론보도만 챙겼을 뿐"
▲ '조·중·동 광고 안 싣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다음 인터넷 카페 '언론 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회원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 한백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경태
직장인 이아무개(29)씨는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조·중·동 광고 안 싣기 운동' 관련,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한 20명 중의 한 명이다.
검찰의 출국금지 서면통보를 받지 못한 데다 행사 준비 때문에 지난 8일 관련 언론 보도를 챙겨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 내가 검찰이 수사대상으로 삼고 있는 인터넷 카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운영진 중 한 명이라 출국 금지된 것 같다"면서 한숨을 토해내기도 했다.
이어 이씨는 "카페와 관련된 언론보도를 주기적으로 챙겼을 뿐. 조·중·동 광고주 리스트를 만드는 등 검찰이 문제삼고 있는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참가하려 했던 '세계 가톨릭 청년대회'는 3년마다 열리는 세계적인 가톨릭 행사로 특히 교황을 직접 볼 기회이기 때문에 가톨릭 신자들에게 의미 깊은 행사다.
지난 2005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 가톨릭 청년대회' 마지막 미사 때는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넘는 신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올해는 한국에서 1000여명의 사제와 청년들이 이 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수원교구 참가자 대표인 이씨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번 대회를 준비해 왔다. 그는 "내가 출국 금지되는 바람에 수원교구 참가자들이 상당히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태극기·교구 깃발 등 단체 준비물이 내 짐에 있었는데, 짐도 다시 비행기에서 빼야 했다"며 "다행히 다른 교구에게 부탁해 단체 준비물을 보낼 수 있었지만 다른 참가자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참가비로 285만원을 냈는데 아마 일부 금액을 빼고 돌려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손해본 금액보다 교황을 직접 뵐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실망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카페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 카페 운영진과 의논해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미디어행동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의 언론 소비자 운동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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