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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손료·기름값 빼면 하루에 3만원 "어떻게 사나"

파업 24일째, 울산건설기계지부의 현주소는

등록|2008.07.10 15:50 수정|2008.07.10 15:50

▲ 파업 24일째, 울산건설기계지부 조합원들이 9일 촛불집회에 참석 해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 김규범

지난 9일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 장현수 사무국장을 만나 지난달 16일부터 24일째 운송거부 파업을 하고 있는 배경과 건설사들과의 협상 내용 및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들어 보았다.

▲ 울산건설기계지부 장현수 사무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규범

- 울산건설기계지부의 소개.
"울산건설기계지부는 기장, 웅상, 월성, 언양 등의 4개 지회와 울산시 직할지구로 구분되어 있다. 각 지회의 조합원이 450여 명이고 직할지구가 200명 해서 65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설현장의 자재를 운반하는 덤프트럭 기사들이 대부분이다."

- 오늘까지 파업 24일째인데 배경은?
"고유가로 인한 조합원들의 참혹한 현실 때문이다. 기계손료와 기름값을 제하면 현재 하루 10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고 운행해 봐야 겨우 3만원의 인건비로 4인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수준이다."

임금협상 관련 울산의 현황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해서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부산~울산간 고속도로 현장으로 GS나 두산을 상대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두번째는 고속철 현장으로 KCC나 경남기업, 극동등이 포함돼 있다. 세번째로는 과기대 조성 현장으로 현대건설, 네번째로는 주요 민간 아파트 현장으로 현대나 현대산업개발 등이 주요 교섭대상이다.

- 왜 교섭대상이 현장별로 분포돼 있는가?
"3년 전 조직 결성 후 올해 처음으로 가열차게 투쟁하며 총32개 회사를 상대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메이저 회사들은 덤프차주들을 개인사업자로 분류, 단체협상 대상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보면 된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기계손료와 기름값을 제외하고 건설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수준인 8만6770원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 10시간 이상씩 건설현장에서 노동을 제공한 대가로 최소한의 생계유지비 수준이다. 기타 복리후생은 꿈도 꾸지 않는다. 다만, 화장실이나 맘 편히 갈 수 있도록 휴식시간 보장과 중식제공 정도의 요구이다."

교섭의 진척 상황은?
"일부 사업장은 타결되었으나 위에서 지적한 대규모 현장에서는 현재 진행중이다. 일반 덤프차주들도 노동조합 파업현장에는 기계 투입을 자제하고 있다. 울산에 1200여 대의 덤프 차량 중 현재 운행중인 200여 대로는 건설현장이 제대로 돌아 갈 수 없다. 이러한 현장 봉쇄 투쟁으로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현장에서는 협상에 진전이 있는 게 사실이다. 또 과학기술대 현장에서도 빠른 교섭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해결의 기미가 보인다."

요구사항 중 금액을 명시했는데, 유가연동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타결된 업체와는 월평균 200원 정도의 유가 상승시 1만원 인상 또는 재협의를 요구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은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과 함께 미친소, 미친 기름값을 이겨 내겠다'. 그 동안 열악한 현실에 우리는 '차라리 죽여라'를 외쳤다. 이젠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조직의 대오에서 흔들리지 않는 투쟁을 통해 반드시 사람다운 삶을 쟁취 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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