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라인으로 빛나는 마창대교 야간경관조명 ⓒ 김정수
마창대교는 지난 2003년 8월 착공에 들어가 지난달 민간자본에 의해 완공한 다리다. 접속도로를 포함한 총 길이가 8.7km인 4차선의 자동차 전용도로로 이중 교량구간은 1.7km이다. 해수면에서 상판까지는 높이가 64m이며, 2개의 주탑의 높이는 164m에 이른다.
아무래도 마창대교 개통으로 가장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창원 귀산동이다. 예전에는 간간이 낚시꾼이나 한적한 데이트를 하려는 연인들이 찾던 곳인데, 마창대교의 멋진 조망으로 밤에는 주차 공간이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마창대교 최고의 촬영 포인트는 S라인 다리인데, 귀산동의 해안도로변 교각 아래에서 야산을 20여 분쯤 올라가면 된다. 귀산동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대교 조금 못미쳐서 대교횟집이 보이는데, 횟집을 지나 대교상판 아래쪽으로 가다보면 해안도로 옆으로 우회도로 공사하는 곳이 있다.
현재 비포장 상태인 도로 옆으로 대교와 나란히 산쪽으로 올라가는 폭 1미터 내외의 길이 나 있다. 이곳에서 산쪽으로 올라다 봤을 때 두 번째 송전탑이 촬영 포인트다. 주변에 주차한 후 걷다보면 절개지가 몇개 나오고, 마창대교와 이어지는 도로옆 야산과 만난다.
철책을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시멘트계단과 철판으로 된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 끝나고 약 1분쯤 산책로를 더 올라가다 왼쪽으로 꺾어져서 만나는 송전탑 아래에 서면 바다 위로 S라인을 뽐내는 마창대교가 위용을 자랑한다. 야간에 올라가 이곳에 삼각대를 세우고 촬영하면 달리는 자동차 궤적과 야경을 함께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 석교횟집의 모듬회 뒤로 보이는 마창대교 ⓒ 김정수
다시 창원 쪽으로 나와서 귀산IC로 올라서서 마창대교를 건너보자. 요금소를 지나면 이내 늠름한 대교가 바다 위에 떡하니 버티고 서있다. 자동차 전용도로라 보행이 금지됐는데도, 20여 대의 차량이 갓길에 세워져 있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위험해 보인다.
대교 끝자락의 가포IC는 아직 공사중이라 가포터널을 지나 현동IC까지 가야 한다. 마산 시내 쪽으로 들어서 경남대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직진하면 가포를 지나 덕동이다. 대교 주변에도 몇 곳의 촬영 포인트가 있지만 약간의 산행을 가미하면 한결 시원한 조망과 마주한다.
▲ 청량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마창대교 ⓒ 김정수
그 앞에 차를 세우고 포장도로를 10여 분 올라가면 등산로와 만난다. 하늘을 가릴 듯 울창한 숲길이 이어진다. 무더운 날씨지만 빽빽한 숲으로 인해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아 오르는 데 부담은 없다. 그렇게 30여 분을 올라가면 청량산 정상이다. 고개를 돌리면 마창대교와 가포IC,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화가 산행의 피로감을 충분히 보상해 준다.
▲ 청량산 정상에서 월영동 현대아파트 쪽으로 15분 정도 내려온 또 하나의 마창대교 촬영포인트 ⓒ 김정수
S라인 포인트에서 능선을 2분쯤 내려가면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바다 쪽으로 2분쯤 내려서면 포장임도와 만나는데 등산로 중간쯤에 자리한 까치수염 군락지가 장관이다. 고개를 잔뜩 숙인 하얀 꽃무리가 바람에 하늘대며 길손에게 인사를 한다.
포장된 임도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서 덕동 방향으로 향하다 보니 이내 산딸기가 지천이다. 빨갛게 익은 산딸기의 달콤함이 갈증과 무더위를 잊게 한다. 산딸기 20여 개로 피로를 잊고 다시 길을 나선다.
그렇게 20여 분 오르막길을 오르다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이내 육각정이 보인다. 이곳도 S라인 다리가 보이는 곳이지만 그 앞으로 수많은 전깃줄이 지나고 있어 조망은 다소 아쉽다. 그곳에서 야경을 촬영하고 30여 분을 더 걸어 내려오면 처음 주차한 곳이다.
▲ 리베라호텔 마산의 하비스 팝 레스토랑에서 내려다본 마산만과 마창대교 ⓒ 김정수
멀리 마산9경 중 하나인 돝섬과 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며, 발 아래로는 등대가 세워져 주변 풍경을 깔끔하게 정돈해 준다. 객실에서는 마창대교가 들어선 마산만을 바라보며 편안히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 정부의 ‘1단계 고유가 위기관리조치’에 따라 개통 1주일만에 운영이 중단된 마창대교 야경 ⓒ 김정수
마창대교는 얼마 전까지 오후 8시부터 야간 경관 조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1단계 고유가 위기관리조치'를 발동해, 공공시설물 경관조명 사용을 금지하면서 당분간 마창대교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없게 되어 아쉬움이 크다.
7일 이후 야간경관조명 운영을 잠정 중단했는데, 임시 개통한 지 일 주일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조치가 취한 건 오는 15일 이후 통행료를 받기 시작하는 마창대교의 홍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마창대교는 민자로 건설되어 당초 예정된 통행량의 80%를 밑돌면 정부 세금으로 메꿔야 하는 다리가 아닌가?
이런 곳에다 다리 개통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필요한 야간경관조명 운영을 중단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경관조명 설치에 무려 26억원이나 되는 예산이 투입되었는데, 한 달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한다는 것도 모순이다. 전기료 몇 푼 아끼려다 홍보 미흡으로 인해 통행량이 저조할 경우 훨씬 더 많은 금액의 세금을 ㈜마창대교에 보전해 주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마창대교의 운명을 생각한다면 평일에는 2~3시간 내외, 주말과 공휴일에는 최소한 밤 12시까지 야간경관조명을 운영하는 게 마창대교의 통행량 증가와 주변 관광활성화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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