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관악산에 관광케이블카 설치계획 '철회'

과천시장, "주민들이 반대... 추진하지 않는 게 옳은 방향"

등록|2008.07.12 15:29 수정|2008.07.12 15:30

▲ 현재 관악산에서 운행중인 방송용 케이블카 ⓒ 최병렬


여인국 과천시장은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대로, 관악산~관문체육공원~경마공원~서울대공원 간 관광케이블카  설치 계획에 대해 백지화 결정을 내렸다.

경기도가 지난해 도내 휴(休)공간 조성계획 용역 일환으로 해발 629m의 관내 주요 관광명소와 관악산을 연결하는 관광벨트화 구상을 추진하고 나서자, 이에 과천시도 관광케이블카 설치 추진에 나서 타당성 용역을 발주하는 등 적극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과천시는 관악산~관문체육공원간 주행거리 2.81㎞ 설치를 완료한 후 관문체육공원~경마공원~서울대공원 2.2㎞ 구간을 추가로 가설, 관광벨트화를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행거리가 설악산 케이블카보다 1.7㎞ 더 길어 국내 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그러나 환경단체에서 반대의사를 밝힌데 이어 과천시가 6개 동 주민간담회를 통해 주민 의견수렴에 나선 결과 "관악산 케이블카는 환경훼손뿐 아니라 살기좋은 과천의 저해요인이 된다"며 반대의 뜻을 전하자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이와 관련, 여인국 과천시장은 지난 8일 오전 화요 정례브리핑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항을 무리해서 추진하지 않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타당성 조사용역을 중단하는 등 케이블카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관악산에는 KBS가 1991년 설치한 방송용 케이블카(최대 수용능력 1t)가 과천시청 뒤 관악산 입구에서 연주암 좌측 정상까지 2088m 구간을 운행중으로 주로 방송관련 인력이나 물품 등을 수송하고 있어 시설을 보강할 경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한국방송공사 관악산송신소가 운영하는 이 케이블카는 15인승 2대 교주식으로 속도는 4m/s로 07시40분터 18시20분까지 하루 13회 운행하며 송신소에 근무하는 KBS를 비롯 각 방송사 직원들 출·퇴근과 물자운송 등으로 이용중이며 일반인 탑승은 금지돼 있다.

앞서 과천시는 지난 2003년에도 용역을 통해 관광산업발전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 기존 KBS 케이블카에 대한 시설 개선과 보강후 관광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면서 구체적인 논의 작업을 벌였으나, 시민환경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 2007년 겨울, 도립공원 예정지인 수리산 정상을 찾아 현황을 청취하는 김문수 경기지사 ⓒ 군포시청


한편 경기도는 지난 2월 11일 주5일제 근무 정착과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산림 휴식공간의 수요를 감안한 '자연 휴(休) 공간 조성 기본계획'을 통해 5045억원을 투입해 도내 31개 시군을 5개 권역으로 나눠 휴식공간 100곳을 2017년까지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장애인이나 노인 등 노약자들이 관악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에 설치된 관악산 KBS 송신소 케이블카의 관광용 전환과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을 도민에게 개방, 제3도립공원인 수리산 등 도립공원에 민자유치 케이블카 도입을 제시했다.

경기도는 관악산 케이블카 설치가 여론의 반대에 부딪힐 경우 제3도립공원으로 지정될 예정인 안양·군포의 수리산(해발 489m)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음을 밝힌바 있어 향후 이를 추진할 경우 군포·안양에서도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