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촛불, 시민·사회 단체의 뼈저린 반성 요구...계속된 촛불속에서 성과 이어 나갈 것
11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3시간여 토론회, 주체 확장 및 의제 확대 방안 모색
▲ 11일 울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촛불의 현재와 미래'의 시국 토론회가 열렸다. ⓒ 김규범
11일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는 '쇠고기 재협상 쟁취 촛불수호 울산행동'이 주최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촛불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약1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가 열렸다.
▲ 사회를 맡은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 ⓒ 김민지
▲ 발제자로 나선 오관영 국민대책위 운영위원 ⓒ 김민지
이어 전국적으로 1830개 단체로 구성 된 광우병 대책회의의 향후 방향성과 관련해서 "뚜렷한 목표와 목적을 집약시켜 한목소리로 담아내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밝혀 일반 대중단체에서부터 이번에 합류한 4개 종단을 포함한 종교계와 정치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당까지 포괄된 대책회의의 현재의 고민과 앞으로의 숙제를 함께 제시했다.
▲ 정영희 울산행동 집행위원 ⓒ 김민지
이어 "더 많은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주체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국민의 주권에 반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 투쟁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의제의 확장 및 재정립의 필요성을 함께 제기하였다.
▲ 최성룡 '아수나로' 활동가 ⓒ 김민지
또 "촛불문화제는 우리에겐 학습장이며 청소년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우리 청소년들의 몫"이라고 밝혀, 향후 촛불문화제에서 다시 주체세력으로 등장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명확히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 홍경미 '울산여성회' 대표 ⓒ 김민지
이어 "집회 현장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엔 한계가 있다"고 밝히며 "생활 속에서 참여 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구체화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향후 학교급식에 대한 감시기능 강화 및 불매운동 전개 등의 온·오프 단체의 연대 가속화로 생활 단위로 이어가는 활동 즉, 생활 속에 실천하는 방식에 대한 방향을 제시 하였다.
▲ 이창규 민주노총 선행사업국장 ⓒ 김민지
이어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 국민과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신자유주의 등, 이 정권의 잘못된 정책과 맞싸워야 하는 우리 노동계가 촛불이 마련한 소통의 장에서 국민의 요구와 다르지 않다는 공통된 부분을 많이 발견했다"고 분석하면서 촛불의 행보와 관련 "필연적인 의제 확장을 통한 참여 주체의 확대가 요구된다"고 전망하였다.
그는, 현대차와 금속노조가 생활단위의 입주 상인들인 평창입주자 대표와 손을 잡고 '광우병 없는 청정지역 만들기' 협정을 맺어 참여 스티커 부착 등을 통해 생활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해 토론회 참석자들로 부터 "구체적인 방안"이라는 찬사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 금일 대표자 회의 결과를 소개한 뒤 "울산 촛불 집회는 민노총이 보장하겠다"고 밝히며 노동자가 배후세력이 되겠다는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1부 발제자 의견 청취와 2부 시민논객들의 의견 제기 등으로 이어졌다.
토론회에 직접 참여한 홍아무개 여성은 시장과 상가에서 선전전을 펼친 결과, 6/10일 이후 촛불에 대한 기대 심리가 현저히 하향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정부의 논리와 보수언론의 책동으로 인해 촛불정국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후 적절한 대책을 호소하였다.
울산급식연대에서 활동중이라는 시민은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사라지는 현상"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안타까워 하며 "먹을거리와 생태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기한 후 "자생적이고 자율화 된 촛불의 조직화"를 강력히 주장하였다.
현대차에서 근무한다는 정아무개씨는 촛불집회의 연속성을 주장하면서 "좀 더 구체화, 다양화를 구상할 시기"라고 언급한 후 "시민운동가와 민중 활동가들의 각성"을 촉구하면서 "노동자와 시민은 하나!"라고 덧붙였다.
▲ 토론회 2부에서 발언하는 시민논객 ⓒ 김민지
김아무개 시민은 중앙집중식인 현 촛불집회의 성격상 울산과의 편차를 들어 "지역 쟁점화에 대한 고민"을 주문하면서 "촛불집회에 연대한 각 단체의 매몰된 목소리가 필요할 때"라고 전략적인 접근 방법을 개진하기도 하였다.
이번 '울산촛불행동'이 개최한 3번째 시국 토론회는 촛불집회의 현 주소를 명확히 진단하는 뜻 깊은 자리였으며, 촛불의 지속 여부에서는 이견 없이 계속 이어나갈 것을 재확인하였으나 쟁점에 대한 토론은 지지 부진한 한계를 분명히 드러냈다.
향후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은 여전히 숙제로 주어진 가운데, 현상황에 대한 세밀한 준비로 토론의 기회를 늘려 공유의 폭을 넓혀 나가는 과정에서 의식 통일 및 의제 확장 등의 문제를, 논의의 영역을 좁혀서 하나씩 합의해 가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선에서 마무리 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지금껏 이뤄 낸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과물을 만들어 가는 고민과 실천을 동시에 해 나가자는 결의를 다지는 수준이었다.
촛불문화제를 통한 울산의 성과로는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정치의 주체가 시민들의 폭넓은 직접 참여로 확대 발전 되었다는 점
둘째. 정부정책의 우선순위가 경제발전 지상주의가 아닌 국민들의 행복에 대한 열망으로의 의식이 전환되었다는 점
셋째. 파업 또는 집회가 단위별 혹은 집단별로 진행 되던 양상에서 시민들이 공동체 의식에 동조하여 직접 참여했다는 점
이와 아울러 시대에 맞는 방향 설정을 적시에 제시하지 못한 시민·사회 단체의 뼈저린 반성이 요구되며, 이제라도 시민들의 참여 의지를 조직화해 요구의 현실화를 위한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러가지 요구와 과제가 산적해 있는 '울산촛불행동'은 과연, 지역내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내 '집단지성'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촛불의 성과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앞으로 진행 될 촛불 속에서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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