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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감각 무뎌진 아이들, 뜨거운 '체험'해야

등록|2008.07.13 18:25 수정|2008.07.13 18:25

▲ 방학동안만이라도 아이들을 강인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 윤태


요즘 초등학생들 보면 몸과 마음이 나약한 경우가 많다. 덩치는 산만한데 체력은 바닥이고 나이에 맞지 않게 유아틱(?)한 생각을 가진 아이들도 많다.

초등학생들을 상대하다 보면 좀 답답하고 말이 안 통할때도 있다. 세대차이가 있으니 당연히 생각이 서로 많이 다르다. 가능하면 내가 숙이고 들어가 아이들을 인정해 주는 편이다. 대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5학년 남학생이 내게 물었다.

“회사 들어가는데 돈 얼마나 내야 하나요?”

“잉? 그게 무슨 얘기니? 회사 들어가는데 돈을 내다니... 돈을 받고 회사에서 일하는거지.”

아니, 회사 들어가는데 어떻게 돈을 안내요?”

“회사 들어갈때는 따로 돈을 내지는 않는단다. 열심히 해서 좋은회사 들어가서 돈을 버는거지.”

이 5학년 친구는 사회적인 문제나 경제적인 관념 혹은 경험, 이에 대한 배경지식, 상식 등이 부족해 보인다. 학습적인 측면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이 친구가 이 모든 것에 부족하게 된 것은 생활 패턴때문이다. 경험, 체험이 없다. 어려움이나 곤란함도 없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다만 학습에 대한 부담, 과도함은 많다.

내가 상대하는 학생들의 부모님의 직업군이 검사, 판사, 변호사, 대학교수, 의사, 대기업, 공기업 고위 간부, 대형 사업장 운영 등 일명 빵빵한 직업군이 많다. 물질의 풍요로움 속과 과잉 보호 속에서 자라다보니 방안의 화초처럼 나약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대중교통 한번 타보지 못한 아이들

위에도 이야기했지만 경험, 체험 부족도 문제이다. 5,6 학년 아이들에게 지하철 타봤냐고 물어보면 거의 타본일이 없다고 한다. 열차, 버스도 마찬가지이다. 아, 버스 같은 경우 학교에서 수련회나 수학여행, 소풍때 타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대신 비행기를 못 타본 친구는 아무도 없다.

이러한 대중교통 자체를 이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방법을 몰라 혼자서 어디를 갈수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없다. 부모님이 어차피 자가용으로 데려다 줄테니까 말이다. 지금껏 그렇게 해온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생활 패턴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는 의지가 나약할 수 밖에 없다.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똑 부러지게 말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생활할지 이야기해보면 엄마 아빠가 끝까지 다 해줄 것으로 믿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물질적 풍요와 과잉 보호 등이 아이들의 자립심, 의지 등을 매우 무디게 만들고 있다. 이야기 나누다 보면 정말 심각한 친구들이 많이 발견된다. 그 부분에 대해 그 친구 어머니와 심각하게 상담을 나누기도 한다. 뭔가 하나 부족함 없이 키웠음을 어머니께서 먼저 인정하고 이 부분을 어떻게 개선해 나갔으면 좋겠냐고 상담주시는 어머님들이 계신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으나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 효과가 또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강추한다.

마음 모질게 먹고 학원대신 뜨거운 현장으로 보내라

이제 여름 방학 접어들었는데, 특강이다 뭐다해서 학원이나 외국연수 보내는 분들도 많은데 이번 여름만은 다른 걸 해보시면 어떨까? 해병대 캠프 같은 곳, 극기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또 땀을 진탕 흘리고 일을 하면서 용돈을 벌 수 있는 무엇인가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반나절, 한나절 체험하는 주말 농장같은데 말고 친지나 아는 사람 있다면 아이를 1주 이상 보내 농촌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본다. 시골 할머네집 같은데 말이다. 갈때도 혼자 버스나 기차 타고 갈 수 있게 계획을 짜보자.

이 여름 땀을 좀 흘려야한다. 더위의 고통과 일하는 보람을 느껴야한다. 숨이 넘어갈듯한 헐떡거림 속에서 일하고 돈 버는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체험해봐야 한다.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도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항상 물질적 풍요와 즐거움만 있는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찐하게 돌려야 한다. 그런 찐한(?) 경험을 하고 오면 아마 그 아이는 몸과 마음이 부쩍 커져 있을 것이다. 엄마 아빠를 대하는 말과 행동의 태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부모님 특히 엄마들은 이 부분에 대해 모진 마음을 먹어야 한다. 고생시키고 경험을 쌓아 심신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일부러 보내는 것이니 마음이 좀 아프더라도 눈 한번 질끈 감고 실행해야 한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보탬이 돼 돌아온다면 더 기쁜 일이지 않는가?

덧붙이는 글 티스토리 블로그에 동시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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