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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환하게 웃고 있는 연꽃

[사진] 제7회 하소 백련 축제

등록|2008.07.14 20:34 수정|2008.07.14 20:34
"야! 연꽃이다."

하얀 꽃이 유혹하고 있다. 고개를 우뚝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돋보일 수가 없다. 티라고는 한 점 묻어 있지 않은 하얀 색깔이니, 더욱 더 눈부시다. 깨끗함으로 마음을 잡고 순수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무더위 속에서 활짝 피어 있어 노란 수술들이 더욱 더 선명해진다.

꽃 ⓒ 정기상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 되고 있다. 장마임에도 불구하고 비는 내리지 않고 햇볕이 내리 쬐고 있으니, 견디기가 힘이 든다. 기온 1도 차이가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날 줄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을 때와 해제되었을 때의 차이가 엄청났다. 은사님을 모시고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은 곳이 하소 백련 축제였다.

제7 회 하소 백련 축제. 전북 김제시 청하면에 위치하고 있는 청하산 청운사에서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7월 5일부터 시작하여 3개월 가량 계속되는 축제다. 활짝 피어 있는 연꽃으로 더위를 날려 버리기 위해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축제장에는 연차를 비롯한 다양한 먹을거리가 마련되어 있고 명시전도 열리고 있어 찾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있었다.

나비백일홍 ⓒ 정기상

전주에서 출발하여 김제를 거쳐 축제장으로 향하는데, 소나기가 내렸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치는 빗줄기가 더위를 시원하게 몰아낸다. 그러나 소나기는 금방 그쳤다. 언제 비가 내렸느냐 할 정도로 하늘이 말짱해졌다. 자연의 변덕이니 탓할 수는 없다. 아니 그래기 한 줄기 소나기를 내려주어 시원하게 해주니, 고맙기만 하였다.

청운사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김제 평야의 한가운데다. 청하산이라고 이름은 붙었지만 산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낮은 구릉일 뿐이다. 그 곳에 절이 있으니 산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무량수전의 벽면에 붙어 있는 글자판이 한글로 되어 있어 이채로웠다. 한자로 써져서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한글이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수련우아한 ⓒ 정기상

청운사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부터 연꽃이 반갑게 맞이해주고 있었다. 연꽃의 웃음은 말이 필요없다. 꽃은 온몸으로 전하고 있었다. 기도하는 자에게 즐거움이 있고 행복이 넘친다는 진리를... 말이나 행동이 얼마나 군더더기인지 실감하게 된다. 꽃 자체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백일홍 꽃을 찾은 나비들은 서로 희롱하고 있었다. 극락이란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마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던가? 스스로 구하고 정진하게 되면 언젠가는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나비들의 행동에서 확인하게 된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후회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생각한다.

연분홍사랑 ⓒ 정기상

한쪽 구석에는 수련들도 앙증맞은 모습으로 피어나 있었다. 수련의 잎과 꽃봉오리 사이로 잠자리들이 생명의 위대함을 찬양하고 있었다. 꼬리가 떨어지지 않은 개구리의 모습도 보인다. 바삐 서둘러 갈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새끼손가락의 한 마디보다도 작은 개구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생명의 위대함을 실감한다.

연분홍 붉은 색깔로 파란 하늘에 활짝 피어 있는 연꽃의 모습이 더위를 모두 다 삼켜버리고 있었다. 꽃에 취해 있으니 더위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시나브로 멀어진 더위가 신기하기만 하였다.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더위를 느낄 수 없어 좋았다. 세상사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미소부처님 ⓒ 정기상

축제장의 분위가가 다른 곳과는 사뭇 달랐다. 들떠 있지 않았다. 차분하게 안정되어 있는 분위기가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축제를 찾은 사람들도 서두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연꽃의 여유가 창출해내는 것이 아닐까? 차분한 상태에서 꽃을 즐기고 삶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이 참 좋았다. 자연과 하나 된다는 것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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