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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질 잘하면 편식은 'No' 성적은 '쑥쑥'

충남 서산 강당 초등학교 매월11일 젓가락의 날로, 인증제까지 실시

등록|2008.07.15 08:13 수정|2008.07.15 08:13

강당초 젓가락질 고수들이 젓가락질 연습을 하고 있다.강당초는 지난2005년부터 학생들에게 우리의 전통 식사예절 등을 가르치기 위해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 안서순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충남 서산 강당초등학교가 전국에서 젓가락질을 잘하기로 꼽히는 고수들이 가장 많을 게다.

이 학교는 매달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정해 '젓가락 인증' 평가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젓가락질 기술에 따라 등급을 주는 '젓가락 인증제'까지 실시하며 젓가락질을 장려하고 있다.

게다가 일년에 두 차례씩(6월,12월) 최고수를 선발하는 '젓가락 왕' 뽑기 대회까지 열어 전교생들에게 '젓가락질'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젓가락질 최고수에는 5학년 조혜진 학생이 뽑혀 지난해 하반기 12월 대회에 이어 2연패를 차지했다.

이날 혜진이는 3분 동안 나무젓가락에 비해 물건이 잘 미끌어지는 쇠젓가락을 이용해 접시에 담긴 지름이 1㎜- 1.5㎜에 불과한 '작은 콩' 114개를 종이컵에 옮겨 담았다. 평생 동안 젓가락을 해 온 어른도 쇠젓가락을 이용해서는 그 시간에 30여개 옮기기도 어렵다(기자가 직접 해 보니 3분 동안 20개 옮기기도 어려웠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으로는 대단한 젓가락질 실력이다. 혜진이의 젓가락질 실력은 어려서부터 아빠가'올바른 예절을 배우려면 가장 먼저 밥 먹는 예절부터 익혀야 하는데 그 기본이 젓가락질이다'며 가르친 덕분이다.

지난11일 올해 상반기 젓가락질 최고수 선발전에서 우승한 5학년 조혜진 어린이조혜진 어린이는 지난해 하반기 최고수 선발전에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우승하는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 안서순


이 학교가 실시하는 '젓가락 인증제'는 3분 동안 작은 콩 100개 이상을 옮기는 최고수급인 1등급에서부터 30개를 옮겨놓는 최하등급인 8급등까지 있다. 인증제는 다달이 실시하지만 '왕'은 6월과 12월에 걸쳐 1년에 두 번만 선발한다.  

지난 11일 열렸던 '인증제'에서는 1학년 14명을 뺀 2학년-6학년까지 41명이 참가해 12명이 1급 인증을 받았고  16명이 2급을, 13명이 3급 인증이 되어 각각 인증서를 받았다. 8급에서 4급까지 인증은 하지만 인증서는 3급 이상만 준다.

최고수 선발은 우선 학년별로 고수를 선발한 다음 학년 고수 5명이 다시 겨뤄 가린다. 이 학교 학생들은 밥먹는 시간에만 젓가락질을 하는 게 아니라  운동 삼아 수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이 젓가락 운동을 하는 것은 '인증'을 받기 위해서 보다는' 올바른 예법을 익히는 한편 '올바른 젓가락질은 손 근육이 발달하고 뇌 세포에 자극을 주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좋은 머리를 갖기 위해서다.

젓가락 인증서와 학년별 우숭자에게 준 상장 강당초는 젓가락질 실력에 따라 1등급에서 8등급까지 나눠 매월 11일마다 실시되는 등급평가에서 인증서를 준다. ⓒ 안서순


이 학교 윤태채  교장은 "젓가락을 사용하면 손바닥, 손목, 팔꿈치 등의 30개 관절과 50여개의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반면, 서양식 식사도구인 포크를 사용할 경우 관절과 근육 사용량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강당초등학교에서 '젓가락 인증제'가 처음 시작된 것은 3년전인 2005년부터다. '바른 젓가락질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식사 예법'이라 이를 이용해 학생들의 '식사 예절' 식습관을 고치기 등을 위해 시작했다.

이 학교 학생들의  젓가락질은 학교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집에 까지 이어져 매달 11일날은 집에도 젓가락의 날로 정해 가족과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한기천 교감은 "젓가락질이 학생들의 올바른 식사자세는 물론 반찬도 골고루 먹어  편식까지 고쳐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덜렁대는 학생들의 경우 차분하게 성격도 바꿔지면서 학습향상도 가져오고 있다"며 젓가락질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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