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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권 자율교부통, 무임승차 위험 노출

뚝섬유원지역 매표소, 사실상 방치

등록|2008.07.15 14:42 수정|2008.07.15 14:42
최첨단의 목적, 효율성의 목적, 조직슬림화의 목적으로 매표 업무가 자동화된 도시철도공사의 모든 역이 무임승차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주범이 되고 있다.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매표소, 저녁 8시경에 방문한 이 역 매표소 창구는 아무도 관리하지 않은 채로 방치됐다. 심지어 매표소 실내 불까지 점등해 이 역의 업무가 종료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우대권자율교부해요!뚝섬유원지역에 붙여진 안내문 ⓒ 조재환


이렇게 한산한 매표소 창구에 다가가면, 만65세 이상이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탈 수 있는 흰색 우대권이 가득히 쌓여있다.

무료로 타도 좋다?표를 가져가는 손힘의 얍력에 의해 매표소 밖으로 나온 흰색 우대권들 ⓒ 조재환

사진을 보면 수백 개의 표 중 일부 표들이 매표소 바깥으로 노출된 게 보인다. 그 옆에 이 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3만1000원의 벌금이 징수된다는 안내문을 적어놨다.

보다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우대권자율교부 통에 만65세 이상의 신분확인능력이 있는 아무런 기계장치가 달려있지 않는 점이다.

성인이면 누구나 손쉽게 뺄 수 있는 구조이며, 실수로 여러 장을 뽑는 경우가 발생했을 때, 나머지 표들을 하는 수 없이 매표소 앞에 두거나 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아직 만 65세가 지나지 않은 비슷한 연령대의 노인이 이 역 무임승차권 통에서 몰래 표를 가져가는 경우, 신분증 확인을 생략한 채 CCTV로 이 노인이 65세 이상인지 아닌지 판가름하기 어렵다.


이 표의 운명은?수백개로 가득찬 표중, 힘에 의해 나온 우대권 몇장들, 이들은 과연 무임승차의 주범이 되거나 노인들을 위한 고마운 표가 될까? ⓒ 조재환

올해 4월 14일부터 업무의 자동화를 추진한 도시철도공사는 서울메트로와 한국철도공사에 비해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됐다.

지난 6월에는 공덕역에서 교통카드 오류로 한 시민이 역무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자동화로 인해 매표소 안 직원은 부재 중이어서 난감한 상황을 겪은 사태가 나타났으며(동아일보 보도),

종로3가와 신길역에서 직원이 잠깐 방심한 사이 한 젊은이가 무임승차 통에서 우대권을 훔쳐간 사건도 종종 있었다(스포츠서울 5월 보도).

이렇게 업무자동화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철도공사는 상황이 차츰 낳아질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채, 이같은 무임승차 위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도시철도공사 소속 지하철 역이 이같은 위험에 노출됐는지 점검하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유포터 캠퍼스라이프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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