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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볼 게 어디 있다고 가요?"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테마 체험을 할 수 있는 대구 시티투어

등록|2008.07.17 09:23 수정|2008.07.17 09:23
지난 놀토에 아이들과 함께 대구시티투어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처음에 시티투어를 가자고 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대구에 볼 게 어디 있다고 가요?" 하며 냉랭한 반응이었습니다.   우리가 갈 시티투어코스는 경주 최씨 종가 옻골 마을과 도동측백수림 그리고 구암팜스테이 '문패만들기' 체험 코스였습니다. 십 수년 대구에 살고 있는 나도 한 번 가본 적 없는 코스였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더 가보자는 생각에 아이들을 설득하여 대구관광정보센터로 향했습니다.  대구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우리가 제일 처음 간 곳은 '경주 최씨 종가 옻골 마을'. 경주 최씨 칠계파 후손들의 집성촌입니다.

경주 최씨 종가 옻골 마을 입구경주 최씨 종가 옻골 마을 입구 ⓒ 김은정

  시냇가에 옻나무가 많아서 칠계(=옻골)마을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3년 전부터 대구시에서 마을 일대를 전통 관광체험 장소로 이용하기 위해 옛 모습을 많이 복원시켰다고 합니다.   그저 옛날 가옥 구경하는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왕 복원시키는 거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처럼 대구도 옻골마을을 한옥마을로 테마타운화 시켜 아이들의 전통 체험학습 장으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다음 코스인 도동 측백수림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마을어귀 보호수 수령이 300년이 넘는 마을 어귀 보호수. ⓒ 김은정

  도동 측백수림은 대구시 동구 도동에 있는 자생적 측백나무 군락지로 1962년 천연기념물 1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대구의 도동 측백수림이 갖는 의미는 이 측백수림이 바로 측백나무의 남방한계선이라고 합니다. 대구 도동보다 더 아래 지역에선 측백나무가 발견이 안 된다고 하네요. 도동 측백수림은 낭떠러지에 군락하고 있어서 사람들 접근이 어려워서 보존 상태도 양호하고 나무의 향이 강해 모기나 해충이 없다고 합니다.  

도동 측백수림낭떠러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도동 측백수림 ⓒ 김은정

문화유산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저마다 낭떠러지에 군락하고 있는 측백수림을 신기한 듯 쳐다보았습니다. 나도 말로만 듣던 측백수림을 실제로 보니 그 군락지의 규모와 자생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내 고장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고 무관심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 코스로 우리가 간 곳은 구암 팜스테이라는 곳인데 말하자면 농촌체험마을입니다. 염색체험도 할 수 있고 도자기 만들기, 나무 공예 체험, 곤충 체험 학습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구암팜스테이다양한 체험 학습의 장-구암팜스테이 ⓒ 김은정

  우리는 나무로 '문패만들기' 체험을 하였습니다. 잘 다듬어놓은 하트모양과 뼈다귀 모양 두 개를 준비했습니다. 아크릴 물감으로 각자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글씨를 말립니다. 글씨가 다 마르고 나면 나무 주위를 꾸며 주는 일을 하는데 알록달록 예쁜 색상으로 저마다 개성있게 꾸미기 시작합니다.

딸아이의 하트 문패 딸아이가 만든 하트 나무 문패 ⓒ 김은정

 

뼈다귀 나무 문패 아들이 만든 뼈다귀 나무 문패 ⓒ 김은정

  아이들은 제 손에 결과물이 번듯하게 있어야 좋은가 봅니다. 그간 별 내색도 않더니 문패 하나 만들고나서는 아주 뿌듯해합니다. '행복'이 뭔지 아는지 모르는지 두 녀석 다 문패에 '행복'이라는 흔하지만 가장 소중한 단어를 적었네요.   "오늘 행복했어?"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응. 무지 행복했어. 재미있었어."   처음엔 재미없어도 끝 마무리가 재미있으면 다 재미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건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구시티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이들이나 나나 마음 속에 작지만 풍성한 '행복' 하나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름, 아이들과 함께 내 고장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체험 학습도 해보는 내고장 시티투어 한 번 떠나보는 게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대구시티투어버스는 올 7월 4일부터 팔공산순환코스를 신설, 매일 오전 10시~5시까지(월요일은 휴무) 동대구역-봉무공원-구암팜스테이-갓바위-방짜유기박물관-동화사를 거쳐 운행한다. 요금은 성인 5,000원 아동및청소년 3,000원이며 관광지 입장료와 식사비와 체험비는 개별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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