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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한국 경찰, 촛불시민에 과도한 무력"

무이코 조사관, 조사 결과 발표... "인권 침해에 책임 물어야"

등록|2008.07.18 14:15 수정|2008.07.18 14:15

▲ 촛불집회와 관련한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하러 방한한 국제앰네스티의 노마 강 무이코 조사관이 1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18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국내 인권침해 조사 결과에 대해 공개했다.

노마 강 무이코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담당 조사관은 국제앰네스티는 대한민국 정부에 "자의적인 체포나 구금 그밖의 인권침해 주장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철저한 수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한다"며 "인권침해 가해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또 "모든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하길 요구한다"며 "징집된 전의경의 시위현장 배치와 훈련, 무력사용의 기준과 규정을 (국제협약) 기준에 맞도록 경찰 업무에 대해 검토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집회가 전반적으로 평화적으로 개최되었지만 경찰에 대항해 폭언과 폭력을 사용한 일부 시위대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인식했다"며 "어떠한 관점에서도 이러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앰네스티는 지난 2주간 조계사에서 인권활동가, 국가인권위 인권침해감시단, 의료지원단, 기자들, 인권 변호사, 어린이들을 포함한 52명의 시민들을 만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또 경찰청, 법무부, 외교통상부, 청와대의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했으며 유관 NGO들과 활동가들, 종교지도자들도 만났다.

[인권침해 상황]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

노마 강 무이코 조사관은 조사결과 발견한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첫째, 경찰이 과도한 무력 사용을 했다. 도망치는 14세 소년에게 경찰은 방패로 머리를 가격했다. 사법 경찰은 엄격하게 필요할 때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국제 앰네스티는 권고한다.

둘째, 평화적인 시위자들과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잡아가는 자의적인 구금.

셋째, 집회 주도했다고 의심되는 활동가들에 대해 표적 탄압.

넷째, 여러명 전의경에 의해 맞고 구금당한 시위 참가자 포함, 수많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처벌 사례.

다섯째, 유치장에 구금돼있는 동안 필요한 의료적 조치를 받지 못한 케이스가 있다.

마지막으로 물대포 및 소화기 같은 진압장비 사용에 우려를 갖고 있다.

[경찰의 잘못된 대응] "시민들의 분노는 경찰의 폭력으로 촉발"

노마 강 무이코 조사관은 "또다른 우려는 시위진압 경찰 신분 확인에 관련한 불처벌"이라며 "인터뷰 때 시위 진압경찰이 복장에 이름, 번호나 신분 확인할 어떤 정보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 면담자들은 심지어 소속 경찰들이 신분 번호를 청테이프로 가리고 나왔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사를 시작하자마자 저는 문제가 더 복잡하며 시민들 분노가 어느 정도 경찰이 사용한 폭력에 의해 촉발된 것임을 알았다"며, "몇몇 면담자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말하고 '시위 참가만으로 표적이 되고 있으며 경찰과 사법부에 의해 집시법이 자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 2주 조사 기간 한국 경찰과 관련부처 도움으로 차벽 뒤 포함해 많은 곳에 가봤지만, 경찰과 법무부는 몇 구속된 사람과 의경 한 명을 만나보게 허가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조사에 필수적인 사람들이었고, 경찰과 법무부의 결정을 국제앰네스티는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촛불집회 관련 인권 침해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국제앰네스티가 파견한 노마 강 무이코씨가 4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위한 시국법회'를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 권우성


[경찰 인권] "징집된 어린 나이 전경, 인권침해 우려"

무이코 조사관은 전경들이 놓인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무이코 조사관은 "조사 통해 전의경들이 억압적 환경에 놓여있음에 우려를 갖게 됐다"며, "시위 진압에 동원된 전의경 대다수가 징집됐으며 스무 살에서 스물두 살에 이르는 매우 어린 나이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면담 통해 전의경들이 수면 부족, 불규칙적 식사로 고통받고 있고 전의경을 위해 배치된 의무진들이 없단 걸 알게 됐다"며 전의경이 놓인 인권 침해 상황에 수차례 우려를 표했다.

또 "시위대의 폭력 사항에 대해 말해달라, 시위대의 폭력사항이 경찰의 과잉 진압을 낳은 면이 있는지 듣고 싶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무이코 조사관은 "이번 미션의 목적과 목표는 기본적으로 경찰의 폭력에 대해 조사하고 문서화하는 것"이라며 "시위대에 의한 폭력에 대해 조사하고 이에 대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찰의 역할"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고은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이번 촛불집회 관련해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대해 검토해보고자 한다"며, "이번 조사활동에 대한 반성을 통해 보다 더 한국 상황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상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고은태 이사장은 "조사활동을 1차적으로 마치면서 한국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게 있다"며, "이번 계기로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한 관심과 국제적 연대가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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