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물놀이 밤엔 연극, 한여름 수승대의 유혹
스무살 청년으로 성장한 거창국제연극제... 25일 개막, 17일간 192회 공연
▲ 수승대수승대의 명물 거북바위. 거창국제연극제가 시작되면 낮에는 물가에서 휴식을 즐긴 관객들은 밤이 되면 옆에 보이는 숲속 야외극장에서 연극공연을 관람한다. ⓒ 성하훈
수승대는 삼국시대 백제가 신라로 보내던 사신을 송별하던 곳으로 경남 거창에 있는 이름난 휴양지다. 덕유산과 지리산 가야산이 주변에 버티고 있는 산세는 빼어나면서도 수려하다. 계곡을 끼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과 곳곳에 울창한 숲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을 안겨준다.
물 맑고 경치 좋은데다, 역사성도 함께 존재하는 곳이기에 여름철 무더위가 찾아오면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피서지다. 하지만 여름철 거창 수승대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여름휴가나 피서 외에 또 다른 특별한 이유가 존재한다. 연극의 유혹이 그것이다.
초창기 극단 관계자들까지 포함해 기껏 100~200명 안팎이었던 참여인원도 늘어나기 시작해 이제는 15~20만 명으로 거의 천배 이상 늘어났다. 그리고 꽤 이름나고 거대한 축제로 성장한 연극제는 올해로 스무 살 청년이 됐다. 우리나라 최고의 연극제로 발돋움한 거창국제연극제 이야기다.
문화 불모지, 국내 최대 연극축제로 성장하다
▲ 20회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리게 될 수승대에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들이 설치돼 있다. ⓒ 성하훈
20회 거창국제연극제가 25일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일원에서 개막해 8월 12일까지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20년, 그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이번 행사는 '순간의 자유, 몰입'을 주제로 10개국 47개팀이 참가해 192회의 공연을 선보이게 된다. 연극제에 걸맞게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펼쳐진다. 정극과 뮤지컬, 무용극, 음악극, 마당극 등 여러 장르의 연극이 수승대의 야외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거창연극제 조직위의 홍보관계자는 올해 주제에 대해 "일상에서 벗어나 휴가를 통해 얻는 순간적 자유를 연극에 몰입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형 뮤지컬에서 소극장 연극까지 다양한 장르 그리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준비했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만족할 만한 연극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객관적으로 봐도 작품이 질이 해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수승대를 찾는 피서객들이 질 높은 연극을 통해 수준 높은 휴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15일 찾은 초여름 수승대의 물결은 뜨거운 햇빛만큼이나 반짝였다. 덕유산 자락에서 발원해 월성계곡을 거쳐 흘러드는 맑은 물과 계곡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해 줄 정도였다. 금방이라도 첨벙 뛰어들고 마음을 꾹 참아야 할 만큼 물가의 유혹은 강렬했다.
그림처럼 펼쳐진 큼지막한 은행나무와 고즈넉한 고풍스런 서원, 그 옆으로 아기자기 꾸며지는 야외극장이 물가를 찾은 관객들과 배우들로 가득 찰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휴양과 문화의 결합은 거창국제연극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수십 개의 연극제 행사 중 가장 많은 관객이 참여하는, 규모가 제일 큰 연극제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극제는 국내 각 도시마다 대부분 하나씩 있는 갖고 있을 만큼 보편화된 문화행사 중 하나다. 극장 두세 개 준비해서 수준 높은 극단 초청하면 수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기에 각 자치단체들이 문화행사를 만들 때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이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거창국제연극제의 경쟁력은 개최시기가 휴가기간과 겹치는 부분이다. 그래서 휴가의 개념을 바꾸어 놓은 행사로도 불려진다. 자칫 밋밋해 질 수 있는 휴가에 연극을 포함시켜 문화적 감상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바쁜 나날 저녁시간 잠시 짬을 내 보는 연극이 아닌, 느긋하게 쉬면서 즐기는 연극은 그 맛을 몇 배로 더 느끼게 해 준다.
연극과 휴양의 결합, 휴가의 개념을 바꿔 놓다
▲ 야외극장거창연극제 야외극이 공연될 은행나무 극장. 뒷편에 보이는 것은 개페막식이 열리는 축제극장 ⓒ 성하훈
산 속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섞이는 야외극장의 정취가 감상성을 자극한다면 강과 숲·산이 결합된 야외 공연장은 '인간 자연 연극'을 모토로 삼고 있는 거창국제연극제의 특성을 잘 살려주는 부분이다.
대학로의 지하 극장에서 보던 연극과 자연 속에서 즐기는 연극은 그 정서적 차이만큼이나 묘미도 다르다. 탁 트인 야외극장에서 즐기는 연극은, 그래서 매력에 흠뻑 빠진 사람들에게 낮보다는 밤을 더 기다리게 만든다.
한번 연극제를 찾은 관객들은 이런 매력 때문인지 해마다 거창연극제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극제를 찾았던 서울의 이서현씨는 수승대를 "자연과 잘 어울려진 세계적인 연극 장터"라고 표현하면서 거창연극제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낮에는 물놀이도 하고 타 장르의 공연도 보고 밤에는 이틀간 연극 2편씩 봤는데, 감동적인 것은 비가 계속 내리는데도 관객들은 밤이면 어디서 몰려오는지 객석을 가득 메운 모습이었습니다. 열기로 가득 찬 공연장은 흥분된 기분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제대로 된 축제를 즐긴 것 같았어요."
해마다 거창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김문주씨도 연극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평상시엔 따로 시간을 내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안 되는데, 물놀이 겸 공연도 보고 개인적으로 참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면서 "폭우 땜에 취소 될 줄 알았던 공연이 빗속에서도 꿋꿋이 준비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박 3일간 연극제를 찾았던 이지은씨는 "실내극장에서 느끼는 감동보다 야외극장에서 느끼는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에 단비를 맞은 느낌이었다"면서 "야외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은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올해도 거창을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거북극장거창국제연극제가 개막되면 야외공연으로 바뀌는 수승대의 구연서원 ⓒ 성하훈
야외극장의 감동, 가슴에 단비 맞은 느낌
지역의 작은 연극행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연극제로 발돋움한 데는 관광지 수승대와 연극무대가 절묘한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내극이 아닌 야외극에 초점을 맞추면서 10회 때인 1998년 수승대로 주무대를 옮긴 것은 거창연극제의 전환점이었다. 국내 여타 연극제와 비교해 확실히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특색 있는 공연장과 몰려드는 관객들 덕분에 거창은 '한국의 아비뇽'이라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 아비뇽은 매년 전 세계 700개 작품이 참여하는 세계적 연극제 '아비뇽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다. 인구 9만의 소도시 아비뇽에는 해마다 연극제를 보기 위해 50만 명으로 추산되는 관광객이 몰려들어 다양한 공연을 통해 연극의 진수를 만끽한다.
교황청이 잠시 옮겨졌었던 '아비뇽 유수'로 유명한 이 도시는 중세 교황의 유적지를 극장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거창이 벤치마킹 한 부분이기도 하다. 수승대의 자연을 활용한 연극무대는 거창연극제 이종일 조직위원장이 아비뇽을 돌아보면서 힌트를 얻었기 때문이다.
▲ 이종일거창국제연극제 조직위원장 ⓒ 거창국제연극제
연극제는 10만 안팎의 도시에서 성공할 수 있지 몇 십 만이 넘는 도시에서는 성공이 어렵고, 따라서 인구 7만 정도의 거창은 유리한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비뇽은 아비뇽의 특성이 있고, 거창은 거창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다"면서 거창과 아비뇽의 특징이 다름을 강조했다.
역사 유적지를 극장으로 활용해 세계적인 연극제로 성장한 아비뇽과 자연 경관을 활용한 환경 친화적 극장을 갖고 있는 거창은 비슷해 보이지만 그 장단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주요 연극제들이 수사적으로 '한국의 아비뇽'을 내세우는 현실에서 거창의 이런 구분은 타 연극제와 비교해 나름 자신감으로도 읽혀진다. 휴양과 문화의 특별한 결합을 통해 차별성을 충분히 확보해 냈다는 생각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창연극제는 2009년까지 기반시설을 확충해 국제연극제 광장과 연극인 광장, 야외무대 등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마공원 조성 등 휴식과 관광을 겸비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계획도 곧 추진될 예정이다. 국제학술회의 개최가 가능한 야외 및 실내극장을 조성에 관한 의견도 제기된 상태. 인간 자연 연극이 어우러지는 야외축제의 전형을 만들어 연극제의 질적 수준을 한층 높이겠다는 거창연극제의 야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완장질' 보다는 문화정책 비전 제시해야
하지만 이런 장밋빛 전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연극제 관계자들은 경제침체와 새 정부의 예산 절감 정책 등이 문화적 환경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보는 탓인지, 연극제의 방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었다.
단적으로 올해 20회 행사를 맞지만 학술회의 외에 어떤 특별한 행사도 준비되지 못했다. 행사기간도 평소 20일에서 17일로 줄었고, 지난해 50개 극단이 210회 공연을 펼친 데 비해 올해는 47개 극단이 192회 공연을 펼치며 규모도 소폭 감소했다. 이유는 예산 부족.
규모가 더 늘어나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보다 줄어든 예산은 국제적으로 더 커나갈 수 있는 연극제를 받쳐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한 탓인지 자치단체 지원을 제외하고는 국가적 지원이 부족한 탓에 빠듯한 예산으로는 기존 규모를 유지하기에도 버겁다는 것이다.
▲ 거리공연19회 거창국제연극제 공연 모습. 캐나다 배우들의 마임공연을 관객들이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다. ⓒ 성하훈
거창연극제의 한 관계자는 "연극제는 대부분의 비용이 연극에 재투자가 되는 행사임에도 영화에 비해 지원이 적다. 연극인들이 가난하게 사는 흐름과도 연관 있어 보인다"며 "지금 정부는 도로 깔고 건설공사에 쓰는 예산은 중요시 여기지만 문화정책에 대한 예산은 삭감대상으로만 볼 뿐, 문화를 배려하는 정부는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도 "문화가 당장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 예술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미래를 위해 기초예술 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런 일에 힘을 쏟아야 할 곳이 다른 일에 더 신경쓴다"며, 문화정책에 대한 비전제시보다는 완장질로 불려진 예술단체장 몰아내기에만 급급해 있는 정부기관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대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정책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무 해를 맞는 거창국제연극제는 계속 발전할지 아니면 정체될지를 놓고 새로운 기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연극제 자체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정부의 문화정책 마인드 또한 기반이 쌓여있는 문화행사의 발전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국내 최대 연극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막을 올려 특별한 휴가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휴양지에서 즐기는 연극의 묘미를 선사하게 된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갖춘 수준높은 작품으로 관객들의 기대치를 만족시켜 주겠지만, 눈썰미 있는 관객이라면 연극제를 통해 우리 사회 문화정책의 현 주소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 20회 거창국제연극제 포스터 ⓒ 거창국제연극제 거창국제연극제에 설명하던 조직위 홍보팀장 김정화씨는 '가능성 있는 연극의 발굴'에 방점을 찍었다. 거창연극제가 그런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거창국제연극제에 올려지는 작품들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경연참가작인 경쟁부분(KIFT OFF)과 공식 초청작인 비경쟁부분(KIFT IN). 일반 연극제들처럼 이름난 극단의 작품을 초청하는 것이 비경쟁부분이라면 경쟁부분은 16개의 극단이 총상금 4700만원을 놓고 경연을 벌인다. 대상작은 2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올해 52개 극단이 신청을 했고 엄선 끝에 16개 극단의 작품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거창에서 수상할 경우 작품성을 인정받는 것이기에 흥행이나 장기공연에도 유리하다고 한다. 비경쟁부분은 흥행성이나 대중성이 초점을 뒀다면 경쟁부분은 발굴에 중심을 맞췄다는 것. 다양한 공연 형태만큼이나 주제 또한 폭이 넓다. 일그러진 사회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준비돼 있고(<로또 펠리스>, <통일 익스프레스 러빙 유> 등), 어린이 관객들도 쉽게 볼 수 있는 국악, 인형극도 마련돼 있다(<소금장수>, <마법의 동물원> 등). 과감한 상상력과 창조적 파괴로 대표되는 신진극단의 도전과 실험정신 또한 들여다 볼 수 있다(<골목길 햄릿>, <아사날 엇디하리고> 등). 주요 초청작은 '극단 신화'의 <국물있사옵니다>, '연희단 거리패' <챝 온 러브>, 국악뮤지컬 집단 '타루'의 <시간을 파는 남자> 등이며, 해외초청작은 '천진시립경극단'이 펼치는 중국 전통 경극을 비롯해 호주 일본 프랑스 덴마크 등 5개국 작품이 공연된다. 낮시간에는 강변에 설치된 극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러시아 극단의 무용극과 멕시코 음악단의 음악극 등을 매일 볼 수 있다. 개막작은 서울 극단 '다온커뮤니케이션'의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가 선정됐다. 이와 관련, 이영철 홍보마케팅국장은 "20회를 맞아 다른 것 보다는 작품의 질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기존에 왔던 관객들이라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일정이 줄었지만 날씨만 문제없다면 예년수준인 15만 정도의 관객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초청작품 목록과 참여극단의 면면을 봤을 때 의례적이거나 형식적인 말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거창국제연극제 무대에 오르게 될 주요 공연작은 다음과 같다. ▲ 댄스그룹 코마의 < 로또 펠리스 >20회 거창국제연극제 초청작. 무용드라마로 물질 만능주의 세태를 풍자한다. ⓒ 거창국제연극제 <로또 펠리스>/댄스그룹코마/50분/작:이은미/연출:남궁호 명품아파트, 로또복권, 주식․펀드열풍의 세 가지 에피소드를 엮은 옴니버스 무용드라마 '댄스그룹코마' <로또 펠리스>는 '돈'이 문제다. '돈'때문에 웃고 우는 물질 만능주의 시대, 인간은 소유하기 위해 존재하는지, 존재하기 위해 소유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돈에 관한 에피소드를 재미있는 표정과 대사 등으로 연기와 춤으로 더욱 코믹하고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통일 익스프레스 러빙 유>/장두이 레퍼토리/100분/작:장두이, 월리엄 루카스/연출:장두이 미국 브로드웨이와 장두이의 만남. 남북분단의 현실 앞에서 두 남녀가 느끼는 사랑과 좌절, 그리고 분단에 대한 아픔이 묻어나는 통일뮤지컬로 영어와 우리말이 혼용된다. 한국 외교부 청년과 북한 UN 주재 여직원의 체제와 이념을 뛰어넘은 사랑이 고대 설화 '연오랑 세오녀', 그리스 신화 '피라무스와 티스베' 그리고 우리 고전 설화 '형제 이야기' 등과 맞물려 펼쳐진다. <칼의 노래>/JAP 엔터테인먼트/100분/작:주경영/원작:김훈/연출:주경영 김훈의 원작 <칼의 노래>를 극화한 이 작품은 울음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해전 노량해전 전날 그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죽은 혼령들은 그를 괴롭히며, 여러 적들과는 전쟁 중이다. 적 히데요시가 죽자 남해로 내려온 명 장군 전린은 시체의 머리에만 욕심이 많다. 전린에게 찾아가 마지막 전쟁을 선포하는 이순신은 초라한 왕 선조와 일본 적 승려와의 심리싸움을 벌인다. 이때 칼은 미치도록 운다. 생명들을 베어야 하는 이순신의 마음이다. <중국 경극-삼국지·서유기·죽림기>/천진시립경극단/60분/작:공동창작/연출:공동연출 중국의 고유문화로 200년이라는 전통을 갖고 있는 경극은 중국의 모든 전통극 예술형식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거창에서 다시 한 번 경극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는 천진시립극단은 미국, 일본, 프랑스, 벨기에 등의 해외경험을 갖고 있으며, 중국 천진 전용극단에서 공연하고 있는 최고의 경극단이다. 중국 기예의 화려함은 관객들로 하여금 쉴 새 없는 감탄사를 뿜어내게 할 것이다. 특히 전통 가면극 사천성 변검은 신선한 재미와 흥미를 기대하고 있다. <화, 그것은 火 또는 花>/才人村 우듬지/80분/작:김영란/연출:김영란 병자호란에 패망한 조선의 볼모로 청나라에 끌러간 소현세자는 7년여 만에 돌아와 결국 학질로 죽는다. 그런데 만약 소현세자의 죽음이 학질이 아닌 아비 인조에 의한 독살이었다면? 허수아비 임금노릇을 하고 있는 인조와 달리 청나라에서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진 왕이 되어 돌아온 소현세자는 부자간이 아닌 권력을 사이에 둔 특수한 관계에 서게 된다. 결국 아들의 살해를 선택한 아비의 솔직한 심정을 소현세자는 죽음의 길에서 묻는다. ▲ < 아사날 엇디하리고 >20회 거창국제연극제 경연 참가작. '극단 울산'의 작품으로 처용에 대한 이야기다. ⓒ 거창국제연극제 |
덧붙이는 글
거창국제연극제 홈페이지 <a href="http://www.kift.or.kr">http://www.kift.or.k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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