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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몰아내려 '폴리페서'를 이사로 추천하다니"

신태섭 KBS 이사 해임 관련 비난 계속 ... "보궐이사 강성철 교수는 부적절"

등록|2008.07.21 10:03 수정|2008.07.21 10:03

▲ 방송통신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신태섭 KBS 이사의 해임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 윤성효



"공정한 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판단이 되어야 한다. 신태섭 이사의 해임 결의안 절대 반대한다. 공영방송 장악음모 즉각 중단하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홈페이지가 계속해서 뜨겁다. 방통위는 지난 18일 신태섭 한국방송공사(KBS) 이사를 해임하고 보궐이사로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추천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이 방통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비판 글을 쏟아내고 있다.

해임이 결정된 지 사흘이 된 20일에도 수십개의 글이 방통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한 누리꾼은 "방통위는 양심을 저버리는 짓을 하지 말라. 국민들이 두 눈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다"면서 "권력은 무궁무진한 것이 아니다.  당신들이 받을 역사적 심판을 염두에 두고 겸허히 행동하시길 빈다"고 충고했다.

부산공대위 "다음 수순 뻔해, 정연주 사장 해임시키려는 것"

시민사회단체와 언론단체는 방통위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부산지역 노동·여성·시민·사회단체와 동의대 민주동문회·총학생회 등 65개 단체로 구성된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저지 및 신태섭 교수 해임 무효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아래 부산공대위)는 19일 낸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권은 언론장악 폭거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부산공대위는 "방송법에 의하면 방통위는 KBS 이사 추천권만 있을 뿐 해임에 관한 권한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탈법적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는 이명박 정권이 KBS를 장악하여 그들만의 입맛에 맞는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검은 속셈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단체는 "이명박 정권이 교육과학기술부를 동원해 동의대를 압박했고, 이에 굴복한 동의대가 신태섭 KBS 이사를 교수직에서 해임했다는 내용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현재 해임무효소송과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방통위는 서둘러 자격 상실이라며 보궐이사까지 추천했다"고 밝혔다.

부산공대위는 "이제 다음 수순은 뻔하다"며 "친여권 인사들로 KBS 이사회를 장악하고,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을 KBS 사장으로 임명함으로써 공영방송 KBS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언론을 통제와 장악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결국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파괴하고 더 나아가 이 땅의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암초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성철 부산대 교수는 KBS 이사로 부적절"

또 공대위는 보궐이사로 추천된 강성철 부산대 교수는 KBS 이사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부산공대위는 "추천된 보궐이사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신청하고 박근혜 선대본에서 정책자문단장을 맡는 등 친한나라당 인사로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야할 KBS 이사로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KBS를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막아내야 할 방통위가 오히려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추천된 강성철 교수의 경력을 보면 방통위가 왜 이런 억지스런 결정을 내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그는 한나라당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전형적인 폴리페서"라며 "방통위는 정치적 독립이 생명인 KBS에 한나라당 핵심 폴리페서를 이사로 추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신태섭 이사 해임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강 교수는  2006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부산시당 공천심사부위원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며 "KBS이사직에 한나라당과 한몸이다시피 한 폴리페서를 추천한 방통위원들은 이명박 정권 맹신주의자"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오는 22일 저녁 '신태섭 이사와 만남'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 언론탄압의 핵심에 서있는 신 이사가 최근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여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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