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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회는 자신의 위치 돌아보라"

후반기 의장 선거 둘러싼 불협화음… 안양시민단체협의회 성명

등록|2008.07.21 16:01 수정|2008.07.21 16:01

▲ 경기 안양시의회 전경 ⓒ 최병렬


경기도 안양시의회가 의장 선출 등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싸고 교섭단체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갈등과 한나라당 내분 사태로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안양시민단체협의회(사무국 안양YWCA. 이하 안양시민협)가 21일 유감을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안양시민협은 '안양시의회는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라' 제목의 성명을 통해 "시민의 손으로 뽑아 시의 견제 역할을 감당해 주기를 원했지만 당의 당리당략과 시민의 뜻을 무시한 채 보인 비 민주주의적 행태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하반기 시의회원구성 선거를 보며 모든 위원회가 하나의 당이 독식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소통의 부재 문제를 무시하고 숫자로 밀어붙인 행태에 대해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양시민협은 시의회에 대해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시민의 편에 서서 시민의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는 대의 대변자의 역할에 충실하라"고 밝혔다.

또 "시의회는 시의원들의 사유물이 아님을 명시하고 시민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여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바른 의정이 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안양시민협은 성명서를 안양시의회에 전달했다. 이와관련 안양시민협 사무국을 맡고있는 안양YWCA 정 숙 회장은 "오늘(21일) 오전 안양시의회 사무국장을 방문하여 공문에 성명서를 첨부해 전달하고, 의원들에게 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안양시민단체협의회에는 안양YWCA,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안양의왕경실련, 안양지역시민연대, 안양YMCA, 안양군포의왕KYC, 민예총안양지부, 안양시민대학, 안양여성의전화 등 9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 한나라당이 불참한 안양시의회 반쪽 개원행사 기념사진 ⓒ 최병렬


지난달 30일 무기명 투표로 치러진 일명 교황선출방식의 안양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제적의원 24명(한나라당 15명, 민주당 9명) 가운데 한나라당 김국진 의원이 13표를 얻어 한나라당 의총에서 당론으로 결정된 천진철 의원(11표)을 2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같은 결과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일부 이탈표가 뭉쳐 김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하는 이변이 연출된 것으로 이에 반발한 한나라당은 4개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 전원을 싹쓸이하며 앙갚음(?) 했다.

더욱이 한나라당 안양시의회 교섭단체는 의총 결의를 무시하고 의장에 당선된 김국진 의원에 대한 징계에 나서 7월 2일 열린 긴급의원 총회에서 김국진 의원을 교섭단체에서 제명키로 의결하고 중앙당과 경기도당 윤리위에 출당조치를 건의하는 초강수를 결의했다.

허를 찔린 한나라당 측에서는 야합이라고 비난하는 반면 민주당 측과 이탈표 당사자는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결과라고 항변하고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선거방법, 절차,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만한 아무런 외형적 흠결이나 근거가 없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복잡한 제도적 문제와 안양시의회의 리더십 문제, 안양 지역정치의 한계를 찾아볼 수가 있다.

더욱이 현재의 '교황선출방식'은 담합과 나눠먹기 등 갖가지 폐단을 발생하고 있어 검증절차를 도입하여 의장단 선거를 투명하게 개선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함으로 초래한 소탐대실이란 최악의 결과는 시의원 모두의 책임이다.

한나라당 경기도당은 지난 14일 오후 윤리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안양시의회 김국진(45) 신임 의장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 자당 소속 김 의원을 출석시켜 당론 및 안양시의회 교섭단체 의총결과와 다르게 당선된 안양시의회 사태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한나라당 경기도당 윤리위원회는 "김 의원의 행위가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 1~4항에 명시된 '당 이념에 위반되거나 당 발전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판단된다"며 "김 의원에게 의장직 자진사퇴 권고하며 1주일간의 조정기간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1주일 조정기간이 종료되는 오늘(21일) 경기도당 윤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최종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당사자인 김 의원을 비롯 안양시의회가 촉각을 모으고 있다.

현재 안양시의회는 제5대 후반기 원구성을 한지 20여일이 지났음에도 민주당-한나라당의 갈등과 한나라당 내분의 불협화음과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어 의장단 간담회 개최는 물론 의회운영 방침조차 세우지 못하는 행보가 이어지며 시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후반기의회 첫 공식행사로 7월 3일 열린 안양시의회 개원 17주년 행사에는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의 대거 불참속에 안양시의원 24명 중 10명만이 참석하는 '반쪽'행사로 손님들을 초대해 놓고 정작 주인격인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지자 빈축을 샀다.

"의회는 다수결의 원칙과 나눔의 정신이 지배하는 공동체다. 선수(選數)와 리더십처럼 '보이지 않는 손'이 화합과 조정에 나서야 하고 나눔과 공유를 실천해야 한다. 나눔은 지혜인 동시에 용기다.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주는 화합의 메시지다." -성결대 김광남 겸임교수-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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