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총학생회 "강성철 교수님, KBS 이사 고사를"
중앙운영위 열어 공개질의서 내기로... 21일, 홈페이지에 글 올려
▲ 부산대 총학생회는 21일 저녁 부산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비난했다. ⓒ 윤성효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KBS 이사로 추천받은 강성철 부산대 교수(행정학)에 대해 부산대 총학생회(총학생회장 김진성·신문방송 4)가 "고사해 달라"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낼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강 교수의 제자들이 공개적으로 KBS 이사를 맡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 18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연주 KBS 사장의 퇴진에 반대하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은 동의대로부터 교수 해임 처분을 받은 신태섭 전 KBS 이사에 대해 '이사 자격 상실'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방통위는 강성철 교수를 KBS 보궐이사로 추천했다.
그는 "강 교수는 방통위로부터 KBS 이사 추천을 받았는데, 이는 이명박 정부가 언론장악을 하기 위한 행보의 하나다"면서 "강 교수가 거부했으면 좋겠는데, 강 교수가 거부할 것인지를 묻는 공개질의서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개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받은 뒤 어떻게 할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B 정부 반성의 기미가 눈꼽만큼도 없다"
▲ 강성철 부산대 교수. ⓒ 부산대
신태섭 전 이사가 동의대 교수에서 해임된 것에 대해, 총학생회는 "방통위의 이번 결정으로 신태섭 이사가 이명박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의해 동의대에서 해임된 것은 KBS 이사 자격을 상실시키기 위한 수순이었음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이 글에서 강성철 교수의 정치 관련 경력을 열거했다. 강 교수는 2008년 부산 금정구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인데다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선거대책본부 정책자문단장을 맡았고, 2006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부산시당 공천심사부위원장을 지냈다는 것.
총학생회는 "이런 경력을 지닌 강성철 교수를 보궐이사로 추천한 것에 대해 국민들은 MB정부의 언론 장악 수순의 일부분이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총학생회는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언론을 집권의 도구로만 인식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힘으로 온갖 무리수를 두며 언론 관련 공적기관의 이사회 및 사장 자리에 자신들의 측근을 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언론을 장악해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막으면 모든 것이 감춰질 것이라 믿고 싶겠지만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의식 수준은 현 집권세력의 인식을 넘어 섰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는 "언론을 탄압하고 장악하려는 반민주세력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고 촛불항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70년대식 언론 장악 야옥을 당장 멈추고 언론과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신태섭 전 이사, 서울행정법원 '가처분신청'
한편 21일 신태섭 전 KBS 이사는 이명박 대통령과 방통위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보궐 이사 임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신 전 이사는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과 동의대를 상대로 '해임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해임무효확인소송'을 낸데 이어 KBS 이사와 관련해서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신 전 이사 측은 "방통위는 KBS 이사의 결격 사유를 판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방통위가 신 이사에게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고 소명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신 이사의 이사 자격을 박탈했고, 이런 보궐 이사 임명은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저지와 신태섭 교수 해임 무효화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22일 저녁 부산진구 부전동 소재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강당에서 신태섭 전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작은 아고라'를 개최한다.
공대위 측은 "신태섭 이사를 해임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KBS 장악 음모의 하나"라며 "이날 모임을 통해 공영방송 지키기에 나섰던 신태섭 교수가 해임된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언론장악 움직임이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신태섭 교수가 직접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대위는 23일 저녁 7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언론 지키기 촛불문화제'를 연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시민자유발언과 성명서 낭독, 신 교수 해임과 관련한 영상 상영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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