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수업으로 사교육비 70% 절감하자"
[동행취재] 박장옥 서울시교육감 후보
▲ 유세 중인 박장옥 후보박장옥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용산역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이보라, 윤서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선 기호 3번 박장옥 후보의 주요 슬로건이다. 사교육비로 등골이 휘고 있는 학부모라면 귀가 솔깃할 공약이다. 실현 가능할 공약일까?
동국대 수학과와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 부속 중고교에서 28년간 근무했던 박 후보는 "재직 시절 28만원의 사교육비를 1만 8천원만 받는 '방과 후 수업'으로 대체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특목고 확대와 영어몰입교육을 주장하는데 어떻게 사교육비를 줄이냐?"고 반문했지만 박 후보는 여전히 "방과 후 수업으로 가능하다"라고 답변했다.
토론이 끝난 뒤 박장옥 후보와 용산역으로 차를 타고 함께 이동하면서 토막 인터뷰를 시도했다.
- 3자녀 학비 전액 지원이라는 공약을 있다. 요즘 시대에 3자녀 가정은 찾기가 힘든데 사교육 부담을 줄여주기에는 실효성 없는 대안 아닌가?
"요즘 가정은 사교육 부담 때문에 자녀를 하나 이상 가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자녀가 학교를 마치고 나면 맞벌이를 하는 부부는 집을 비우는 것이 걱정돼 자녀를 사교육 기관으로 보낸다. 그래서 나는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에 고학력 주부나 대학원생을 기용하는 것을 주장한다. 그렇게 되면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이 줄어들어서 자녀를 하나씩이라도 더 낳을 것이다."
- '서울 영어 교육원'을 만들고 서울시 소속 수련원을 영어 마을로 교체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히려 그 기관에 경쟁 과열로 고비용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외국에 나가는 학생들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유학 갈 형편이 안 되는 많은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내가 초등학교 재직 시절에 방학 중 비어있는 동국대학교 기숙사 안에서 원어민 강사를 초빙하는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교육시켰다. 그 당시 100만원 내의 교육비로 해외 유학을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본 적이 있다. 교육감이 되어서도 그런 방안으로 시행할 것이다."
오전 10시 40분, 유세현장인 용산역에 도착해서 인터뷰는 끝났다. 박 후보는 용산역 맞은편에서 선거 차량을 이용해 유세 활동을 벌였다. 이곳에서의 주제도 역시 '사교육비 절감'.
"사교육비 70%, 제가 절감하겠습니다"고 외치는 박 후보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갔지만 시민들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던 시민인 정모씨(34)는 "이번 선거에 관심이 없다"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열심히 손가락 세 개를 펴고 노래에 맞춰 흔들고 계시던 선거운동원 김명애씨(43)는 "사교육비 70% 절감이라는 수치를 다 믿는 건 아니지만 지금 사교육비 절감이 꼭 필요하다"면서 "나도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둘이 있는데, 각자 학원비 등으로 사교육비가 50만원씩 나간다"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피력했다.
이날 오후, 박장옥 후보는 조계사로 이동해서 불교정책기획단이 주최한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가했다.
여기서 박 후보는 단호히 교육현장의 종교적 편향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경기여고의 불교 문화재 파손사건, 경주의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교사의 종교편향 발언 등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나는 불기천(불교, 기독교, 천주교)의 전문가들을 장학사로 선발하여 제대로 된 종교교육을 실시하겠다. 그리고 학교선택권을 주어 학교설립목적에 맞는 학생들만 선발하도록 하겠다."
그는 불교신자이기도 하다.
▲ "사교육비 절감 때문에 박 후보 도와요"박 후보 측 선거 운동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보라,윤서한
다음은 박 후보의 공보팀장인 임승권씨와의 일문일답 요약이다. - 보수, 진보진영의 대표주자인 공정택, 주경복 후보에 비해 박장옥 후보는 덜 알려진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에 보수가 어디 있고 진보가 어디 있나? 언론이 그렇게 몰아가는 것에 불만이 많다. 박장옥 후보는 보수, 진보를 떠나 순수하게 교육자적 입장에서 선거에 나온 분이다." - 공정택, 주경복 후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공정택 후보의 '강남 임대아파트 발언' 기사가 실린 오늘자 서울신문을 보여주며) 이런 사람이 교육감이 될 수 있나? 이건 교육감이 아니라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도 실격이다. 나의 상관이 저런 말을 했으면 사퇴하고 그만둔다. 주경복 후보는 지지세력의 결집력은 좋으나 실제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말하는 것을 몇 번 보았는데, 카리스마와 일관성도 떨어지는 것 같다. 자기는 전교조 세력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전교조 앞에 가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
덧붙이는 글
* 윤서한, 이보라는 오마이뉴스 8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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