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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식품부, 촛불 막은 경찰에 '정운천 통닭' 선물

<광주일보> "2억원 상당 닭·전복 전달" 보도... "경질된 장관이 국비 써서야" 비판

등록|2008.07.23 16:30 수정|2008.07.23 16:30

▲ <광주일보> 23일자 1면 PDF ⓒ 광주일보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촛불집회 진압에 동원된 전경들에게 2억원 상당의 냉동 닭과 전복을 보낸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광주일보>는 23일자 1면 '황당한 정운천 통닭 선물'이라는 상자기사를 통해 "농림식품부는 경찰청을 통해 전국 전경에게 냉동 닭 5만 마리와 전복 7만5천미를 배포했으며, 여기에 쓰인 예산 2억여원은 농림식품부 자체 재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광주일보>는 "농림식품부는 지난 14일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에 '농림수산식품부' 명의로 냉동 닭 4천 마리와 전복 6천미를 내려보냈고, 광주, 전남경찰청은 이를 각 전투경찰 중대와 일선 경찰서 방범순찰대 등으로 나눠 보내 삼계탕 등으로 요리해 전경들에게 배식했다"고 이른바 '정운천 통닭'의 전달과정까지 보도했다.

<광주일보>가 이 문제의 통닭을 '정운천 통닭'이라고 딱지 붙인 까닭은 새로 선임된 장태평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청문회 등 인준절차가 마무리가 되지 않아 아직은 정 장관이 현직 장관이기 때문.

<광주일보>는 보도를 통해 "농림식품부는 양계농가와 전복어가를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미국 쇠고기 수입 주무부처인 농림식품부가 촛불집회 진압의 전면에 섰던 전경에게 위로의 의미를 담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고 뼈있는 풀이를 덧붙였다.

또 <광주일보>는 "이 때문에 광주·전남지역 전경들은 냉동 닭과 전복 선물이 쇠고기 협상 파문의 책임자로 지목돼 지난 7일 경질된 정운천 농림식품부 장관의 '마지막 선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정운천 통닭'을 시식하게 된 일선 경찰의 분위기도 전했다.

전국 전경들에게 지급된 냉동 닭과 전복의 수량은 "농림식품부가 경찰청과 협조해 각 지역 경찰청별로 숫자를 확인한 뒤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광주일보>는 보도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해들은 비상시국회의 관계자는 "한쪽에선 촛불에 대한 연행과 사법처리를 진행하고, 또 다른 한쪽에선 촛불 진압한 전경들에게 닭과 전복을 선물하다니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며 "아무리 마지막 가는 길이라고 경질된 장관이 국비를 들여 촛불집회 진압에 동원된 전경에게 닭을 선물해서야 되겠냐"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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