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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손길 닿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을 느끼며

[운하길을 자전거로!] 한기연 자전거 순례단의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 5박 6일 ②

등록|2008.07.25 11:18 수정|2008.07.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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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확실히 막자' 운하길을 자전거로!

#1

아침 6시 기상은 한창 방학을 즐기던 나에게는 참으로 부담스러웠다. 일어나자마자 아침식사준비. 간단한 체조로 입맛을 돋우고 아침식사를 끝냈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중간에 점심식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점심 도시락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환경운동가 김정권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서로 격려하는 의식을 치른 후 숙소를 나섰다. 태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조금씩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자전거를 타기에는 나쁘지 않은 날씨였다. 숙소 밖에는 자전거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틀 동안 함께할 자전거를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자전거에 각자의 염원을 담은 깃발을 매달고 한 줄로 출발했다.

▲ 구름 낀 하늘 덕분에 햇볕을 피할 수 있었던 자전거 여행 첫날 ⓒ 채승권



우리는 경기도 여주를 출발하여 강원도 지역을 거쳐 경상도의 관문인 조령 부근까지 달릴  것이다. 이 지역은 대운하가 만들어지면 많은 변화가 생길 곳으로 섬강과 남한강 물가이다. 강 주변의 도로를 달리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이었다. 가는 곳마다 다양한 동식물들이 각자의 삶을 누리고 있었다. 대운하를 파게 되면 이러한 생명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 남한강변 도로 가장자리에 핀 들꽃. 대운하는 인간의 삶과 자연의 공존을 파괴할 것이다. ⓒ 채승권


#2

남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산을 따라 상류로 조금씩 올라가는 길이라 오르막길이 많았기 때문이다. 30km정도 달린 후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후에는 주로 찻길을 달리는 코스였다. 마찬가지로 오르막길 코스가 계속되어 여정은 조금씩 길어지고 있었다.

남한강을 따라 달리는 길에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표지판에는 수영금지 표시와 각종 시설이 들어올 수 없다는 금지 표시가 되어 있었다. 남한강 상류 지역이라 수질보존을 위해 문제가 생길 여지를 차단한다는 취지였다.

사람이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상수도 보존 지역에 배를 띄울 생각을 하는 것이 의아했다. 80km정도 달린 후 트럭을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는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차려놓은 저녁식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음식이 모두 동이 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정리를 했다.

#3

저녁에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정배 교수님이 강을 지켜야 하는 생태학적, 신학적 이유에 대해 강의해 주셨다. 대운하 건설은 생태계를 회복 불가능한 정도로 파괴할 것이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그 후에는 조별 활동이 있었다. 특히 뜨거운 자리라는 뜻의 'Hot seat'라는 활동이 인상 깊었다. 조별로 둘러앉아 한 사람을 가운데 놓고 하룻 동안 서로에 대한 느낌과 좋았던 점을 이야기 하면서 유대감을 키워가는 자리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서로 더욱 친밀해지고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자전거 여행 도중 휴식시간. 함께 고생한 덕분에 많이 친해진 5박 6일 자전거 순례단원들 ⓒ 채승권


덧붙이는 글 운하길을 자전거로! 5박 6일 참가자들이 함께 엮어가는 좌충우돌 자전거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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