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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가로막는 '이상한' 다리 공사

물길 직각으로 꺾이고 교각으로 하천 폭 좁아지고

등록|2008.07.25 19:30 수정|2008.07.29 17:12

▲ 10 여m에 이르는 수로 폭이 다리 교각으로 인해 직각으로 꺽인 후 4∼5미터로 좁아졌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다리가 물길 흐름을 가로막는다며 우려하고 있다. ⓒ 심규상


충남 금산군이 벌이고 있는 다리공사가 물길을 가로막고 하천 폭마저 좁게 설계돼 뒷말이 일고 있다.

금산군은 금성면 마수리 일대 기존 다리를 허물고 새 다리를 만들고 있다. 다리 길이 28m에 공사비는 9억여 원이다. 하지만 공정률 70% 이상을 보이고 있는 이 다리가 오히려 물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리 공사가 한창인 현장은 물길이 직각으로 흐르도록 시공됐다. 물길이 조성중인 다리를 지나 정면 벽에 부딪치도록 돼 있는 것. 또 직각으로 꺾인 물길 바로 옆쪽으로 다리 교각을 설치해 15m 이상에 이르는 수로 폭이 갑자기 4∼5미터로 급격히 줄었다.

이 때문에 물이 범람할 경우 물길의 원만한 흐름을 방해해 안전성을 우려하게 하고 있다. 또 다리 교각과 연결된 콘크리트 하천벽으로 인해 경관마저 해치고 있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하천을 직각으로 꺽이도록 하고 하천 폭마저 좁게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 다리 교각을 지나기 전 수로폭은 약 15m 이상에 이른다. ⓒ 심규상


▲ 수직으로 꺽인 하천 폭이 다리 교각(왼쪽 콘크리트 벽)으로 인해 갑자기 줄어 들었다. ⓒ 심규상


기자와 현장을 동행한 한 토목전문가도 "오랫동안 공사현장을 겪어봤지만 하천 흐름을 막는 방식의 이런 다리공사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지금이라고 설계를 변경해 다리교각을 아래쪽으로 옮겨 하천 폭을 넓히고 물이 원만히 흐르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산군 관계자는 "가능하면 물길이 원만히 흐르고 하천 폭이 줄어들지 않도록 시공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하지만 인근 마을주민들이 다리를 반듯하게 만들어 달라고 해 하천폭을 넓게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길이 직각으로 꺾이고 하천폭이 좁아지지만 평상시 유량 등을 고려할 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근 주민들은 "다리를 직선으로 곧게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은 맞지만 이로 인해 하천폭이 줄어들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를 맡고 있는 시공사 측은  현재 다리 상판 공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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