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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고시텔 화재 7명 사망, 경찰 "방화 가능성 높아"

68개 방 다닥다닥 붙어있는 '벌집'형태 고시텔

등록|2008.07.25 20:43 수정|2008.07.26 10:51

▲ 25일 화재가 발생한 용인타워의 고시텔(9층) ⓒ 이덕만


25일 새벽 1시 25분경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위치한 용인타워의 고시텔(9층)에서 화재가 발생,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방화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중이다.


화재가 발생한 고시텔은 550여㎡ 면적에 68개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벌집'형태였다. 대부분의 방에는 창문도 없었으며 통로도 좁고, 비상구 문이 잠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불이 났기 때문에 인명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발화지점인 6호실은 전소됐고, 한 칸 건너인 8호실은 일부가 불에 탔다. 떨어진 두 방에서 동시에 불이 난 점으로 미루어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방화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방 2곳만 태우고 불길은 잡혔지만 유독가스로 인해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생겨났다. 화재 당시 고시텔에는 40여 명이 자고 있었고, 이 중 30여 명은 황급히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텔에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많이 있었고, 이 중에는 조선족도 있었다. 대학생 20여 명은 방학을 맞아 방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의 최초 발견자인 박아무개(여, 22)씨는 "소방벨 소리를 듣고 문을 열고 보았으나 사람이 없어 다시 방안으로 들어갔는데, 재차 소방벨 소리를 듣고 방문을 열어보니 복도 중앙에서 연기가 나고 4~5명의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기지방경찰청 CSI 등은 화재현장에 대한 합동 감식을 실시해 화재 원인 및 발생 과정에 대해 조사중이다. 고시텔에는 테이프로 작동되는 CCTV가 있으나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경찰은 건물 1층의 CCTV를 분석해 엘리베이터 및 현관의 출입자를 확인중이다.

▲ 25일 화재가 발생한 용인타워의 고시텔(9층) ⓒ 이덕만


경찰은 고시텔 주인 2명을 모두 조사할 예정이지만 이 중 한 명은 외국에 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방화와 실화의 가능성 모두 열려있지만 우리는 방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수사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이전 고시텔 거주자들이나 원한 관계에 놓여있는 사람들, 그리고 단순 방화범까지 모든 범위 안에서 수사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경찰의 인허가 수사팀은 고시텔의 건축 설계도 등 각종 서류를 인계받아 건축법, 소방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중에 있다. 경찰은 내일 오전 10시 수사 진행 과정에 대해 다시 브리핑할 예정이다.

사망자 명단 - 이영석(37), 정찬영(26), 이철수(44), 강정혜(51), 김병근(47), 이병철(38), 권순환(26)
덧붙이는 글 이덕만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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