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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협', 그들은 달랐다

[사진 이야기]촛불집회에서 전대협의 활동

등록|2008.07.27 16:26 수정|2008.07.27 16:26
그들은 80, 90년대 가투의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26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전대협 깃발의 40대들이 조직적이고 용의주도하게 초동 대오를 형성하는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 전대협 깃발 ⓒ 민종덕



이날 오후 6시경, 파고다공원 앞에서부터 모이기 시작한 이들은 어느 정도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자 종로 3가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독재 타도"  "이명박은 물러가라"

그런데 이들이 외치는 구호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대열 맨 앞에서 한사람이 선창하면, 대열 전체가 따라 외치는데 일사불란함과 박자가 일정하다. 80, 90년대에 많이 듣던 가락(?)이다.

▲ 청년 전대협이 이제는 배가 나온 40대로 변했지만 민주주의를 위한 스크럼을 풀수는 없다 ⓒ 민종덕



약 200명 가량의 적은 숫자로 도로를 점거하고 가두집회를 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전술이 필요했다.

처음 종로 3가 방향으로 행진을 하자 경찰은 순식간에 앞 뒤로 포진하고 이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숫적으로 열세인 이들은 재빠르게 회의를 마치고 일시에 흩어져버렸다. 시위대가 순식간에 시장 안으로 스며들어버려 이들을 쫓던 경찰은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어버렸다.

▲ 시위대를 환호하는 시민 ⓒ 민종덕



시위대들이 사라지면서 6시 30분에 인권위원회 앞에서 다시 모이기로 했다. 6시 30분이 되자 흩어졌던 시위대들이 모여서 다시 종로 1가 방향으로 자리를 옮겨 대열을 만들었다.

이들이 이 장소에서 대열을 형성한 것은 청계광장에서 문화행사를 하고 있는 대열과 합류하기 쉬운 위치이기 때문이다.

전대협의 주도로 종로 1가 큰길을 확보하자 경찰은 곧바로 시위대를 밀어붙여 청계천 방향의 작은 길로 밀어냈다.

▲ 방패로 시민을 내리 찍는 경찰 ⓒ 민종덕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간의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계속 이어졌다. 이러는 사이 청계광장에서 문화행사를 하던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합류하면서 시위대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합류한 숫자가 많아지자 이들은 다시 경찰을 밀어붙여 결국 종로 1가 큰 길을 확보할 수 있었다.

▲ 전대협이 거점을 확보하자 촛불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 민종덕



▲ 전대협의 전술에 휘둘려 이리뛰고 저리 뛰는 경찰 ⓒ 민종덕



이명박정권이 80년대 방식으로 촛불을 탄압하는 이 마당에, 전대협의 80, 90년대 가투의 경험은 촛불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80년대식 탄압에는 80년대식 전술이 유효하다는 아이러니가 실소를 머금게 한다.

▲ 아스팔트 위에 새겨진 우리 역사 ⓒ 민종덕



▲ 전대협 형님 언니들이 마련한 광장에 10대연합의 깃발이 펄럭인다 ⓒ 민종덕



▲ 10대들의 발랄한 춤 ⓒ 민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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